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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축제]전통·현대 아울러 변신 거듭…해외 무형유산 만나 세계로

 

 

“눈이 올려나 비가 올려나 억수장마 질려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정선아리랑 가락이 전 세계에 울려 퍼졌다. 세계인의 꿈과 희망,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한데 모아 하나의 `대서사시'로 선보인 평창올림픽 개회식에서 정선아리랑 예능보유자 김남기 선생의 정선아리랑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 것이다. 올해 7회를 맞은 `하이원리조트와 함께하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한민국 대축제(이하 유네스코 대축제)'는 우리 전통문화의 대표가 되는 아리랑의 세계화를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매년 새로운 시도로 한국 전통 공연의 가치를 드높이면서 우리나라 대표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네스코 대축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성장 과정을 살펴본다.

2·3일 정선서 열린 제7회 공연
`아리랑 발전방향 보여줬다' 평가
매년 새로운 시도들 선보여 눈길
힙합·재즈 등 `크로스오버' 반향
세대 넘나드는 젊은 국악도 호평
국제적 컬래버 향후 과제로 남아
“아리랑 시원지 대표 축제 될 것”


아리랑 시원지 정선을 기억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무대인 올림픽 개회식에서 정선아리랑 가락이 울려 퍼진 것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세계가 인정한 문화유산이었기에 가능했다. 우리 민족의 애환과 삶, 한, 희망을 담고 있는 구슬픈 노랫말을 세계가 주목했기에 당당히 세계 무대에 올릴 수 있었다.

아리랑은 2012년 12월5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에 정선군은 이듬해 10월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개최된 제6회 국제무형문화도시연합(ICCN)에서 회원가입 수락연설과 축하공연을 펼쳤다. 유네스코 지정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의 시원인 정선아리랑의 우수성과 가치를 세계인에게 널리 알린 자리였다.

국경을 넘어 한민족이라면 누구나 알고 부르는 노래 아리랑을 유네스코가 주목하고 보존하기로 결정한 것 역시 이 같은 이유에서다. 정선아리랑은 8,700여수에 달하는 가사 수와 전수 시스템도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 2~3일 이틀간 정선에서 펼쳐진 유네스코 대축제는 아라리의 고장 정선에서 아리랑이 어떻게 성장해 나갈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다. 전통문화 지킴이를 자처하면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강원랜드가 전통문화 콘텐츠 제작에 힘을 보태면서 더욱 활기를 띨 수 있었다.

특히 유네스코 대축제는 그동안 종목별 개별 공연이나 소규모 시연 형태로 만날 수 있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종목들을 종합 공연 형태로 꾸민 국내 최초의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전통공연예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선아리랑이 강원도무형문화재 1호로 지정된 지 50주년을 기념하며 강원도의 아리랑 문화유산의 가치를 드높였다.

유네스코 대축제는 변신 중

유네스코 대축제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아리랑 등 전통문화의 향연을 유감없이 선사하며 관심을 모았다.

찬란한 대한민국의 인류무형문화를 보존하고 전승하며 보다 많은 이에게 친숙해질 수 있도록 대중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오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우리의 인류무형문화유산 중 무대공연화할 수 있는 종목을 위주로 프로그램을 구성, 매년 색다른 무대로 꾸미고 있다. 인류무형문화유산 중 백미로 꼽히는 아리랑의 시원지 정선에서 시작됐기에 더욱 가치가 있는 작업이다.

그동안 아리랑, 판소리, 농악, 강릉단오제, 처용무, 종묘제례악, 가곡,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줄타기, 제주해녀문화, 택견, 연산제, 연등회 등 15개 종목을 무대공연화했다. 첫 시작은 전통의 원형에 중점을 뒀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전통과 현대의 이음을 위한 연출이 돋보인다.

2015년 1회 축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우리의 문화유산 중에서 공연이 가능한 종목을 골라 이들을 한 무대에서 소개했고, 이듬해 2회 공연은 춘향전의 한 대목을 바이올린, 기타, 베이스, 건반, 타악의 선율에 담아 창작 판소리 무대를 선보이는 등 전통과 현대의 크로스오버로 반향을 일으켰다.

또 2017년 3회 공연은 전통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콘텐츠 창작에 중점을 둔 `소리와 몸짓의 만남'의 향연으로 무대를 꾸몄다. 힙합댄스 그룹인 `두다 스트릿'과 `모듬북' 퍼포먼스, 록(Rock)과 결합한 아리랑 공연 등 파격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4회 차인 2018년은 원형의 공연을 선보이며 오리지널의 가치를 드높였다. 이듬해 5회 공연은 종묘제례악 등 평소 보기 힘든 공연으로 무대를 채웠다.

지난해 6회 공연은 `전통 그리고 크로스오버'를 주제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정선아리랑의 세계화를 도모했다. 랩과 비보잉, 보컬이 어우러진 랩 버전 정선아리랑이 색다르면서도 신선했다.

올해 7회 공연은 아리랑을 기반으로 전통문화예술에 다가서는 청년 문화예술인의 활동을 알리며, 세대를 넘나드는 아리랑의 진면목을 보여주고자 애썼다. 젊은 예인(藝人)들이 전통문화를 다양한 색깔의 무대로 버무리면서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살리면서도 앞으로 뻗어 나가야 할 방향성을 탐구했다는 평가다. 최연소 참가팀인 걸그룹 `파스텔걸스'의 판소리와 트로트 공연, 국악아티스트 김시원의 국악가요 크로스오버 공연이 눈길을 모았다.

무궁무진한 아리랑의 진수 

올해 유네스코 대축제에서는 당초 해외 인류무형문화유산과의 조우를 기대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향후 과제로 남겨뒀다. 앞으로 해외 문화유산과의 뜻깊은 만남을 통해 아리랑을 세계에 알릴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다.

향후 유네스코 대축제에서는 줄당기기 등 새로운 종목 개발은 물론 오늘의 전통이 미래의 전통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 전통의 원형에 오늘의 창작을 더해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심산이다.

하나의 아리랑이지만 올곧은 정선아리랑의 진수를 보여주면서도 전국 팔도의 아리랑을 소개한다.

그동안 아리랑 아카펠라와 BTS아리랑, 재즈(Jazz) 아리랑, 록(Rock) 아리랑, 아리랑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아리랑을 선보였다. 앞으로는 북한지역 아리랑과 연변 조선족아리랑, 고려인 아리랑 등 다양한 우리 민족의 아리랑을 찾아 무대에 올리기로 했다.

최윤필 유네스코 대축제 총연출은 “내년은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 10년이 되는 해”라며 “아리랑의 시원지 정선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한민국 대축제가 한국문화 콘텐츠의 모델을 창조하고 아리랑 도시 정선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허남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