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강릉 24.7℃
  • 맑음서울 18.7℃
  • 맑음인천 18.1℃
  • 맑음원주 18.9℃
  • 맑음수원 16.8℃
  • 맑음청주 21.0℃
  • 맑음대전 18.8℃
  • 맑음포항 21.8℃
  • 맑음대구 19.7℃
  • 맑음전주 19.4℃
  • 맑음울산 18.0℃
  • 구름조금창원 16.7℃
  • 맑음광주 19.9℃
  • 맑음부산 19.4℃
  • 맑음순천 11.7℃
  • 맑음홍성(예) 16.9℃
  • 맑음제주 18.1℃
  • 구름많음김해시 18.3℃
  • 맑음구미 17.3℃
기상청 제공
메뉴

(경인일보) 태초의 흙에서 미래의 빛을 발견하다…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내달 28일까지

 

국내외 도자예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의 막이 올랐다.

오는 11월28일까지 이천 경기도자미술관, 여주 경기생활도자미술관, 광주 경기도자박물관과 온라인 플랫폼(kicb.or.kr) 등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특히 비엔날레에서 빠질 수 없는 국제공모전은 올해 역시 풍성하다.

이번 국제공모전에는 70개국 1천184명의 작가의 작품을 접수해 심사를 거쳐 28개국 작가 69명의 작품(76점)이 이천 경기도자미술관에 전시됐다. 다양한 국가의 작가들이 참여한 만큼 아시아·한국·유럽·아메리카 등 모두 4개의 섹션으로 나눠 작품을 전시했다.

이 가운데 모두 6점이 수상했는데, 흙의 활용성과 창의성은 물론 현대적 기법과 전통이 얼마나 조화를 이루는지,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시대적 주제를 어떻게 관통하고 있는지 등이 수상작을 꼽는 포인트였다고 한다.

 

 

또 올해는 지난 공모전들과 비교했을 때 규모가 큰 작품들보다 작은 공예에 가깝고 쓰임에 집중한 작품들이 많아졌다.

현대 기법·전통 조화… 쓰임에 몰두한 작품들
근본에 집중… 희망·치유의 의미 느낄 수 있어


대만 작가 쭈오 밍쑨의 '호문큘러스-LR'은 손에 장착할 수 있는 차 주전자다.

자동차가 우리의 발을 확장한 것처럼 이 작품 역시 내 손이 차 주전자가 돼 육체 기능을 확장하는, 즉 공예와 내 몸이 하나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갈색의 작은 주전가가 손등 위를 타고 차를 따르는 모습이 마치 사람과 유기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주세균 작가의 '트레이싱 드로잉 시리즈 #2021-1'은 전통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표현했다. 멀리서 보면 하얀 도자기인 것 같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흰색 분필로 칠해져 있다. 형태는 전통적이지만 초벌과 유약을 바르고 굽는 등 숱한 과정은 거치지 않으면서 전통의 현대화라는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다리엔 아리코스키 존슨의 '파편화된 틀'은 카메라폰과 같은 기술에 의존하며 점차 휘발되고 왜곡되는 우리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컴퓨터로 조작된 이미지가 새겨진 모습은 지속해서 변화하는 시지각 상태에 대한 인식이며, 아슬아슬해 보이는 하단부는 파편화된 현대인의 기억과 이 때문에 현실과 다르게 변화해 가는 경험을 말하는 듯하다.

 

 

 

 

수잔 베이너의 '취약함이 한계'는 환경이라는 관심사가 포함됐다. 금색의 아티초크는 마치 중앙에서 빛나는 희망을 상징하고, 이를 태양처럼 둘러싼 자연은 끊임없이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 밖에도 현시대 작가들의 주제 의식을 담은 여러 작품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전반적으로 코로나19라는 힘든 상황 속에서 보다 근본적인 것에 집중하고, 이상향과 희망·치유의 의미들을 작품에서 느낄 수 있었다. 찬찬히 감상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들의 생각과 맞닿아 가는 지점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한국도자재단 관계자는 "이번 국제공모전은 다양한 국적의 도자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라며 "작가들의 서로 다른 관점과 표현방식, 흙이 어떻게 변화해가는지를 눈여겨보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