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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환풍구 사고 7년… 여전히 아찔한 보도 '뒷짐진 경기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 광장에서 환풍구가 무너져 내려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지난 2014년 벌어진 사고였다. 그 후 7년이 지났지만 경기도 내 몇몇 환풍구는 여전히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이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활하중(구조물 자체의 고정 하중 외에 사람이나 물건 등을 올려놓을 때 생기는 하중)'의 최소 기준을 적용하도록 했다. 또한 환풍구 위쪽에 사람의 접근을 차단하도록 주변에 관목이나 조경수를 심고, 환풍구 높이를 2m 이상으로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도내 일부 환풍구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정부 가이드라인에도 곳곳 그대로
불량 140곳중 111곳 경기지역 불구

 


13일 찾은 성남 서현역 앞 환풍구에는 별도의 안전펜스가 없었다. '올라가지 마시오'라는 표시가 있었으나 인도와 단차가 거의 없었다. 환풍구 위에는 벽돌과 스피커가 올려져 있었다. 안모(50대)씨는 "예전에 사고도 있지 않았나. 떨어질까 무서워서 의식적으로 피해 다닌다"고 말했다.

 

 

수원 인계동의 한 영화관 건물 옆 환풍구는 인도 전체를 차지해 시민들이 계속해서 지나다니고 있었다. 유동인구가 많을 땐 한 번에 4~5명의 사람들이 환풍구 위를 지나갔다.

안을 들여다보자 바닥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찔한 높이였다. 그러나 환풍구 위는 빨간색 카펫으로 덮여 있었으며 통행을 막는 펜스도 설치되지 않았다.

 


道, 현황 파악·안전점검 실시 안해
관리주체 달라 컨트롤타워 부재도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5년 구조물의 파손이나 균열 등 부적정한 환풍구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불량 상태인 환풍구 140곳 중 111곳이 경기 지역에 있었다. 그럼에도 현재 경기도는 환풍구 현황을 파악하거나 안전 점검을 하지 않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환풍구 현황을 따로 파악하고 있지는 않다"며 "정기적인 안전 관리는 공무원 업무 여력 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환풍구 관리 주체가 나뉘어 있어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점 역시 문제다. 경기도 관계자는 "환풍구는 부속건축물이기 때문에 어디에 부속됐느냐에 따라서 관리하는 부서가 달라진다"며 "환풍구만 따로 전담하는 부서는 없다"고 덧붙였다.

환풍구가 민간 소유인 경우 가이드라인을 따르라고 강제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사유재산에 대해서까지 지자체가 강제로 개선하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