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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전북지역의 마한 소국 2

최완규(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전라북도에 자리잡고 있었던 마한 소국은 현재의 지명과 문헌상의 소국명을 음운학적 비교를 통해 위치를 비정해 왔다. 그러나 2~3 지역을 제외하고는 연구자들의 견해차가 워낙 심할 뿐 아니라 중심지역을 특정하기에도 애매한 현실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고학적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소국명을 특정할 수는 없을지라도 소국 중심지에 대한 접근은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전라북도 마한 소국의 중심지를 추정하기 위하여 마한 분구묘나 집자리가 밀집된 공간적 범위를 설정한 결과, 대단위로는 금강과 만경강유역권역에 6개 소군집Ⅰ군과 동진강강유역권에서 3개 소군집 Ⅱ군, 그리고 고창지역을 중심으로 3개 소군집의 Ⅲ군으로 구분해서 추출할 수 있다. 이들 대단위 군집 Ⅰ, Ⅱ, Ⅲ군의 문화적 양상은 백제의 지방통치를 비롯한 정치적인 역학 관계 속에서 각각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마한 정치 문화적 전통의 강약에 따라 때로는 백제 영역화 이후까지도 마한문화의 전통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양상도 보인다.

 

 

 

Ⅰ군은 금강 정맥을 중심으로 다시 금강과 만경강유역으로 세분되는데, 금강유역에 해당하는 소국 중심은 함라·함열·황등지역(Ⅰ-1소국:감해국)과 군산지역(Ⅰ-2소국:비리국)으로 나뉜다.

Ⅰ-1소국에서 대표적인 유적은 나지막한 5기의 분구묘가 나란히 배치된 황등 율촌리 유적으로서 익산지역에서 최초로 발견된 저분구묘라는데 큰 의의가 있다. 1호분은 분구만이 축조되었고 매장부가 시설되지 않아 선분구 후매장이라는 분구묘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특히 5호분에서는 영산강유역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대형옹관이 발견됨으로서 3세기 대에 마한의 영역이 상당히 넓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영산강유역 대형 분구묘의 조형이 전북지역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Ⅰ-2소국의 대표적인 군산의 축동유적과 미룡동 유적을 들 수 있다. 축동유적은 분구묘 10기와 토광묘와 옹관묘 등이 조사되었는데, 능선의 정상부에 대형 분구묘 1,2호분이 자리잡고 그 하단으로 열을 지어 규모가 좀 작은 분구묘가 배치되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2,3호분에서 출토된 원통형 토기는 함평 중랑유적, 나주 장동유적 등 영산강유역에서 이른 단계의 것들과 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리국으로 비정되는 Ⅰ-2소국은 서해를 통한 전남일원과 활발한 교류가 있었던 마한 정치체로서 친연성을 읽을 수 있다.

금강하구유역에 위치하고 있는 Ⅰ-1-2소국의 중심연대는 3~4세기에 해당하고 있는데, 이 지역은 백제가 한성기부터 대외관문으로서 주목하고 있던 지역이었다. 웅진과 사비기에 들어서 금강하구는 대외관문 역할을 하는 중요한 요충지로서 백제는 이 지역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금강하구유역은 호남의 어느 곳보다 일찍부터 백제 석축묘가 축조되고 있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며, 이 지역에서 마한 분구묘는 4세기 이후 크게 발전하기 못하고 소멸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백제의 영역화 과정에서 이 지역의 마한 소국은 일찍이 백제에 편입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최완규(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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