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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동부건설 컨소시엄 인수협상자 선정…한진중공업 운명은?

컨소시엄에 건설사, 사모펀드 등 참여
‘막대한 이익 조선소 부지 개발 나서나’ 의심
조선업 포기 시 부산 지역의 극심한 반발 직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한진중공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되면서 한진중공업의 조선업이 유지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진중공업 노조 등 노동계를 비롯한 부산 각계가 그동안 “조선업 유지 없는 한진중공업 매각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보여온 만큼 향후 매각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도 예상된다.

 

23일 한진중공업 등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채권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가 보유 한진중공업 지분 매각과 관련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앞서 지난 14일 본 입찰 이후 한진중공업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입찰의향서를 낸 3곳 중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안건을 협의회에 부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런 결과가 어느 정도 예상됐다.

 

그러나 그 즈음부터 부산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부산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은 동부건설 컨소시엄 등을 투기 자본으로 규정하고 즉각 지역 시민사회가 대거 참여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투기자본 매각 저지와 일자리 지키기를 위한 부산시민대책위’를 꾸리고 한진중공업 매각 반대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입찰 제안서를 낸) SM그룹을 제외한 누구도 조선소를 유지하겠다고 언급하지 않았다”며 “조선업과 관련 없는 투기자본들이 부지 개발이익을 노리고 뛰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2일에는 한진중공업이 투기자본에 매각되는 일을 저지하는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부산상공회의소, 부산 시민사회 등도 지난 17일 한진중공업 조선업과 고용 유지를 촉구하는 공동 입장문을 만들어 산업은행에 전달하기도 했다.


 

 

부산에서는 건설사와 사모펀드 등이 결합한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조선업 유지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강하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예비입찰과 본입찰 등을 거치면서 조선업 유지에 대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없다.

 

특히 동부건설을 앞세운 이 컨소시엄에는 한국토지신탁과 NH 프라이빗 에쿼티(PE), 오퍼스 PE 등 사모펀드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참여자들이 부동산 개발을 전문으로 하거나 구조조정 등에 능하고, 어느 누구도 조선업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역 사회에서는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한진중공업 자산의 핵심인 26만㎡에 달하는 영도조선소 부지를 보고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았느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해당 부지를 아파트 등으로 개발하게 되면 한진중공업 인수 비용을 훨씬 뛰어넘는 이익도 남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산 경제에서 한진중공업이 지니는 상징성과 역할을 감안할 때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쉽게 조선업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진중공업이 한국 경제를 이끈 조선업의 첫 출발지이면서 현재도 2000여 명을 직접 고용하며 부산 경제의 큰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 절반가량이 조선 부문에서 일하고 있으며, 한진중공업 협력업체와 직원들도 적지 않다.

 

이런 지역 사회 여론이나 향후 개발 시 밟아야 할 허가 절차 등을 감안할 때 한진중공업 조선업 유지를 바라는 지역 여론을 외면했다가는 그 역풍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역시 “한진중공업 조선산업 존속을 위해 지역사회와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