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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전북 4대기업(삼성·현대·SK·LG) 투자유치 전략 새판 짜기 돌입해야

이건희 삼성 회장 25일 별세, 전북과 대기업 간 관계 재조명, 급변하는 패러다임 대응 필요
전북은 4대 기업 중 현대자동차와 중공업이 지역경제 지탱, SK는 새만금 투자 기대
자본시장 적대적인 지역 내 분위기 쇄신과 공직자 위주 기업유치 시스템 혁신 필요

 

고(故)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25일 별세한 가운데 유독 국내 4대 기업(삼성·SK·LG·현대)과 인연이 없었던 전북지역의 경제 여건이 재조명 되고 있다.

전북은 세계10대 브랜드 순위에서 6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그룹 차원의 투자는 전무했다. 그나마 현대자동차와 중공업이 지역경제를 지탱하고 있었으나 군산조선소가 문을 닫으면서 또 다시 지역경제에 한파가 찾아왔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가동을 중단한 이후 도내 4대 기업 근로자 수는 1만 명에서 6000명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반도체 사업에서 날개를 달고, 국내 시가총액 2위를 달성한 SK그룹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 등에 투자를 집중하는 동안 전북은 철저하게 외면 받았다. 다만 올해 SK E&S와 SK브로드밴드로 구성된 ‘SK 컨소시엄’이 “새만금에 2조 원을 투자해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센터와 창업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 유치와 관련 전북에서 가장 뼈 아픈 사례는 ‘삼성MOU 무산’과 함께 LG화학의 새만금 투자 제안을 스스로 뿌리친 사건이 꼽힌다. LG화학은 익산에만 공장 3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타 지역에 비해 투자규모가 작다. LG화학은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점유하기 위해 빠르게 사업을 확장해 나갔고, 새만금을 그 전진기지로 고려했다. 실제로 LG화학은 새만금에 전기차 배터리를 구성하는 핵심소재인 리튬제조 시설과 친환경차 배터리 클러스터 연계하는 방안 등을 고려했으나, 행정당국의 섣부른 판단으로 기회를 놓친 바 있다.

전북에 가장 호의적이었던 기업은 현대다. K리그 챔피언인 전북현대의 연고지가 전북임을 감안할 때 현대는 비교적 전북과 인연이 깊다. 그러나 현대 또한 자동차와 조선 산업 등에서 위기를 맞자 울산과 경남 대신 전북에서부터 지역투자를 줄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전북은 재벌 3세와 전문경영인이 주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할 필요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오늘날 우리나라 4개 기업을 이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은 앞선 세대와는 다른 개성을 보이고 있다. 권위적인 소통보다 진솔한 대화를 선호하는 점도 선대경영자들과의 차이점이다. 이들 대부분 해외유학 경험자로 국내에 시선을 고정시키지 않고 세계 전 무대를 대상으로 투자활동을 벌이고 있어, 전북에는 개발도상국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마련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지방정부들은 각자 대책을 세우고 해외에 나간 자국 기업을 불러들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도는 수도권 규제완화를 부르짖고 있으며, 충남은 대기업에도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강원도는 유턴기업 전용 산업단지 조성과 수도권과의 접근성을 강점으로 내세웠고, 경북도는 전담TF를 가동했다. 특히 충남은 ‘기업하기 좋은 충남’을 슬로건으로 걸고, IT와 반도체 산업 등을 중심으로 7조원 이상의 기업투자 유치실적을 거뒀다.

반면 전북은 자본시장에 적대적인 지역 내 분위기 쇄신하고, 공직자 위주의 기업유치 시스템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새만금 일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만들어 기존 군산항과 신항만, 국제공항을 연계한 물류체인을 조성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김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