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여 동안 멈췄던 세종시 청약시장이 10월 쯤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분양가 책정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등 3종 규제세트로 묶었지만 세종시는 행정수도 이전 이슈로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높게 폭등한 지역이다. 충청권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청약 로또'라 불릴 정도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10월 중순 이후로 예정된 세종지역 분양가 책정이 또 하나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세종지역은 그동안 '청약1순위'에서 완판행진을 이어간 선례가 있어 분양가와 관계없이 '일단 넣고 보자'는 식의 분위기가 만연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청약시장에서도 매년 급등하는 분양가격으로 인해 '고분양가 논란'이 제기된다. 지난해 7월 평당 1200만 원대를 넘긴 분양가를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세종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행복도시 1-1생활권 M8블록(고운동 가락마을 12단지)에 대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완료하고, 10월 중순 쯤 공고가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공급되는 물량은 총 458세대로, 전용면적 85㎡ 이상의 대형 평형으로 구성됐다. 세종시 분양가심사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말, 내달 초쯤 분양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문제는 가파르게 치솟은 분양가격에 대한 적정성 여부다.

세종시 분양가격은 2010년 한솔동 첫마을 아파트가 3.3㎡당 639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후 2019년 7월 분양된 4-2생활권은 3.3㎡당 1200만 원 수준으로 급등했다. 하지만 고분양가 논란에도 세종지역은 '청약 1순위 완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가격 폭등세를 주시하면서 분양가 상한제 적용대상인 세종시에 '깃발만 꽂아도 남는 장사'라는 인식아래 건설사들은 최대한 이익을 남기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는 악순환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세종시는 지난 2018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으로부터 '세종시 예정지역 건축·주택 사무'를 이관 받았다.

주택 공급과 관리 등 권한을 넘겨받을 당시 이춘희 시장은 "시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건축·주택 사무를 펼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에 분양되는 고운동 M8블록의 경우, 건축비와 시세 등을 고려할 때 1000만 원 초반대의 분양가격이 적정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세종지역에서 18년 째 부동산업을 운영하는 시민 A씨는 "세종시 부동산 시장은 6-4생활권에서 평균 분양가격이 1000만 원을 넘어선 이후 2019년에 진행된 4-2생활권에서는 1200만 원 수준까지 올라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컸다"며 "전매 등 수익을 내려는 투자자들에겐 큰 금액이 아닐 수 있지만, 실수요자들에겐 여전히 높은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청약에서 세 차례나 떨어졌다는 시민 B씨 또한 "세종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들은 이번에 분양하는 고운동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생각 외로 높은 분양가격이 책정될까 걱정이 앞선다"면서 "세종시가 분양가 심사과정에서 합리적인 조율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행정수도발 집값 폭등 영향으로 실수요자들이 기존아파트를 매수하는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세종시가 고분양가 논란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된다.

천재상 기자  genius_29@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