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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여백의 미 없는 높은 전라감영 담장 ‘답답’

재창조 복원, 2m 가량 담장에 관광객·인근 상인 불만
까치발 세워 보아도 내부 전혀 볼 수 없어
재창조 위원회 “담장 낮추자”vs “위엄 위해 높이자” 논쟁
현재 높이로 절충안, 하지만 여전히 높은 담장

 

“담장이 너무 높아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아 답답하네요.”

전주 전라감영 재창조 복원 사업지 동편 담장 옆에서 바라본 감영 풍경은 파란 하늘뿐이다. 재창조된 전라감영의 내부는 2층 높이의 지붕 일부만이 보였다. 높은 높이의 관풍각(觀風閣)은 누각까지 보였지만 그 외 건물은 잘 보이지 않았다.

담장 높이가 성인 키보다 높은 대략 2m에 이르면서다. 담장은 지대석 세 줄로 기초를 다진 후 크고 작은 돌을 강회 중간 중간 섞어 쌓아올렸다. 그리고 그 위에는 기와를 얹었다. 까치발을 들고 쳐다보려해도 감영의 내부는 볼 수 없는 높이다.

재창조 된 전라감영의 새로운 출입문인 내삼문(內三門)에 위치한 담장도 마찬가지였다. 까치발을 들어도 건물의 지붕만 보일 뿐이다.

인근 시민은 “담벼락이 너무 높아 멀리 떨어져서 보지 않고서는 내부를 들여다보기 어렵다”면서 “담이 너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감영 담장은 설계 당시 전라감영 재창조 위원회에서도 쟁점이 됐다. 인근 상인들은 “전라감영을 외부에서도 일부 보일 수 있게 담장을 낮췄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고, 일부 위원들은 지나가는 시민 및 관광객들이 외부에서도 내부를 볼 수 있도록 담 높이를 낮추자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건설전문위원들은 전라감영의 위상을 위해 더욱 높일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당시 담장 높이를 두고 재창조위원회에서 의견이 갈렸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두 의견을 절충한 결과가 2m가량의 높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거에 전라감영은 전라감사가 있는 일종의 보안시설로 외벽이 높았을 수 있지만 복원된 감영은 그 성격이 달라 굳이 높은 담장으로 권위를 앞세워야 하는지 재검토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전통과 고증을 우선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외벽은 누구나 접근 할 수 있는 높이가 설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어깨너머로 보일듯 말듯한 우리 전통 여백의 미가 아쉽다는 제언들을 하고 있다.

일부 예술가들은 복원된 전라감영을 볼수 있도록 어차피 높은 외벽이라면 중간중간 안을 들여다볼수 있는 구멍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하고 있기도 하다

최영기 전주대 관광학과 교수는 “최근 공공시설 등을 비롯한 외벽공사는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높이로 만들어지는 것이 현재의 트렌드”라면서 “남원의 경우도 과거 광한루원 외벽이 너무 높아 접근성을 제한한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남녀노소 누구나 내부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볼 수 있는 높이가 현재 가장 이상적인 외벽높이”라고 조언했다.

최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