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개봉 '리얼'…혹평 아쉬워
BTS 여름 휴가지로도 알려져 유명함

2017년에 개봉한 영화 '리얼(REAL)'은 개봉 당시만 해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상종가를 달리던 김수현이 7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충무로 컴백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제는 고인이 된 최진리(설리)의 영화 속 노출까지 이슈가 되면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흥행 성적은 그야말로 참패를 면치 못했다. 관객 50만명도 넘기지 못했으니 말이다. 2017년 흥행순위 80위. 100만 이상 영화가 즐비한 상황에서 '뽀로로 극장판(공룡섬 대모험·64위)'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냈으니 '괴작', '망작'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순 제작비 115억원을 투입한 이 영화는 관객과 평단에서 고르게 '혹평'을 내놓았다. 김수현, 최진리 이외에도 성동일, 이성민, 이경영, 조우진 등 연기력 하나만은 인정받는 배우들이 고군분투하고, 소희와 아이유, 수지에 경리까지 우정출연을 했지만 영화의 추락을 막을 수는 없었다. 카지노 시에스타를 운영하는 거물급 조폭 장태영(김수현)은 마약상 조원근(성동일)에게 카지노를 빼앗길 위기에 빠진다. 이때 거액의 투자를 약속하며 조폭 장태영과 얼굴과 나이, 이름까지 똑같은 사업가 장태영이 나타난다. 사업가 장태영은 점차 조폭 장태영의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시작하고 심지어 그의 애인 송유화(최진리)까지 빼앗으려고 한다. 사실 조폭 장태영은 해리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었다. 영화는 너무 복잡한 설정 때문에 이야기를 따라가는 게 쉽지 않다. 영화 연출이 시나리오를 쓴 이정섭 감독에서 이사랑 감독으로 바뀐 것도 영향인 듯하다. 하지만 시각적으로는 스타일리시하고 현란하다. 그러한 모습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원주에 있는 미술관 '뮤지엄 산'이다. 영화 속에서는 사업가 장태영의 집으로 나온다. 아쉽게도 뮤지엄 산을 상징하는 붉은 색 조형물은 나오지 않지만 장소가 주는 세련된 이미지는 영화와 잘 맞아떨어진다. 변호사로 나오는 조우진이 장태영을 만나기 위해 인공호수 가운데 길로 걸어가는 장면이 인상적으로 나온다. 실제로는 집이 아닌 전시관 가는 길이다. 뮤지엄 산은 BTS의 리더 RM의 여름 휴가지로도 알려지면서 영화의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핫플레이스로 여전히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오석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