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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월평동 화상경마장 건물 처분방안 결정 임박

마사회, 내달 이사회서 처분 문제 표결 예정

 

한국마사회가 내달 중 대전 서구 월평동에 있는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건물 처분 방안을 확정할 예정인 것으로 8일 확인됐다. 화상경마장은 2017년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으로 채택돼 내년 3월 시설폐쇄 방침만 정해졌을 뿐 구체적인 일정이나 방식에 대해 마사회는 그간 언급을 피해왔다. 지지부진하던 건물 처리 방식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급물살을 타게 됐지만 대전시는 마사회에 줄곧 요구해온 기부채납을 이끌어낼 막바지 설득 논리도, 행정적 의지도 없이 마사회 처분만 기다리는 무기력함을 노정하고 있다.

마사회는 내달 중 이사회를 열고 월평동 화상경마장 건물 처분 안건을 논의한다. 당초 이달에 이사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순연됐다. 이사회에는 월평동 화상경마장 건물 공개매각 또는 기부채납 등 여러 방안이 상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마사회 관계자는 "화상경마장 건물을 처분하기 위한 몇 가지 세부방안을 내부 현업부서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이달중 화상경마장 처리안건을 준비해 7월 이사회에 부의하면 표결 절차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사회 설립과 경마의 공정한 시행, 말 산업 육성을 골자로 하는 마사회법은 부동산 취득과 처분을 할 때 이사회 의결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사회는 회장·부회장 포함, 15명 이내의 이사로 구성하며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마사회 측에선 화상경마장 건물 처리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이미 공개입찰에 의한 매각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설이 나돈다. 연면적 2만 4870㎡에 지하 6층, 지상 12층으로 이뤄진 화상경마장 건물의 감정평가액은 384억 원으로 추산된다.

지난 4월 마사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의 기습강타로 마사회는 적자경영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전쟁 등 경마가 불안정하던 때를 제외하면 첫 적자가 되는 셈이다. 3월 한 달 휴장으로 8000억 원의 매출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말 산업이 진짜 위기를 맞았다"는 자가진단을 내놓은 바 있다. 코로나 시국에서 마사회가 400억 원 짜리 자산을 지자체에 무상으로 넘기는 손해를 무릅써야 할 이유와 명분이 없지 않느냐는 분석이다.

화상경마장 건물 기부채납이 마사회 측의 막대한 손실이 아니라 150만 대전시민 그리고 지역과 상생을 택하는 '사회공헌사업'이라는 점을 설득하고 논리를 제공해야 할 대전시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감나무 밑에 누워 감 떨어지길 기다리는 격이다. 올 2월 마사회 대전지사 방문에 이어 5월 화상경마장 건물 활용방안을 논의하는 정무부시장 주재의 내부 전략회의를 연 게 전부다. 회의에서는 시 재정 여건상 건물 매입은 어렵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논의만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1999년 7월 월평동에 들어선 화상경마장은 2018년 한해 150영업일 동안 32만 5015명이 찾아 2548억 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올렸다. 1영업일 평균으로 방문객은 2200명, 매출액은 17억 원에 달한다. 사람과 돈이 모이면서 화상경마장 주변으로 음식점과 주점, 숙박업소 등 유흥상권이 만들어져 한때 호황을 누리기도 했지만 주거·교육 환경 황폐화, 주차난 등 사회문제가 불거지며 여론이 악화해 폐쇄 수순을 밟게 됐다.

 

문승현 기자 starrykite@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