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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리뷰] 세계 2차 대전의 두 얼굴

월드시네마 다큐멘터리 부문 ‘위대한 작별’
세계2차대전 승리 이끈 소비에트연방의 권력자 ‘스탈린’ 장례식 장면
1941년 전쟁 당시 루마니아서 자행된 1만3000명 유대인 학살 다뤄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세계 2차 대전의 두 얼굴을 볼 수 있다. 한 개는 2차세계 대전 당시 루마니아에서 벌어진 유대인 학살 사건. 다른 하나는 세계2차대전의 승리를 이끈 구 소련(소비에트연방)의 ‘이오시프 스탈린’에 관한 이야기다.


‘열차의 출구’
 
루마니아 출신의 라두 주데와 아드리안 치오플른커 감독이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선보인 ‘열차의 출구’는 1941년 루마니아 이아시 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1941년 6월 29일, 루마니아 이아시에서 1만 3000명이 넘는 유대인이 학살된다. 나치와 그 조력자들은 총을 사용해 사람들을 죽이다가 나중에는 기차 화물칸에 이들을 가둔 후 독가스로 질식사시켰다. 이 잔인한 사건을 기록한 또 하나의 ‘홀로코스트 무비‘다. 은 희생자들의 가족, 친구, 그리고 이웃의 증언을 희생자 사진을 통해 보여준다.

영화는 당시 학살의 장면이나 재구성하지 않았다. 그저 인물 사진과 내레이션이라는 단조로운 구성만으로 3시간 가까이 이어진다. 희생자들의 이야기가 하나하나 쌓이면서 이 ‘끔찍한 사건‘은 잊을 수 없는, 잊혀서는 안 되는 기억으로 남게 된다.

영화 말미에는 당시 학살당한 이들의 시체로 거리를 매운 사진들이 공개된다. 당시의 참상을 그대로 전달한다.


‘위대한 작별’
 
벨라루스 출신의 세르게이 로즈니차 감독의 ‘위대한 작별’은 1924년부터 1953년까지 소비에트 연방 최고 권력자로 군림한 스탈린의 장례식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위대한 지도자’로 불리며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조지아의 인간 백정’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무자비한 숙청을 단행한 두 얼굴의 지도자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1953년 3월 5일 스탈린이 세상을 떠나면서 시작된다. 미라가 된 스탈린을 장례식장에 옮기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이후 신문을 통해 스탈린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지고 소련의 국민들은 스탈린의 영정 앞에서 눈물을 흘린다. 당시 중국, 핀란드, 불가리아, 헝가리 등 많은 공산주의 국가의 조문단이 방문하는 장면도 보여준다. 소련의 국민들은 모스크바에 마련된 스탈린의 장례식장에 실물을 잠시라도 보기 위해서 모여든다. 소련의 국민들은 그의 숨진 모습을 힐끔힐끔 지나가며 쳐다본 후 눈물을 흘린다. 스탈린의 위상이 어느정도였는지 가늠할 수 있는 장면이다. 영화는 흑백과 컬러를 넘나드는 당시의 자료 화면들은 소련 국민의 슬픔과 국장의 모습을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내레이션도 없이 담담하게 보여준다. 67년 전 촬영된 영상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뛰어난 영상미와 함께, 방대한 양의 자료 화면을 편집한 로즈니차 감독의 연출도 인상적이다.

최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