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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타임머신 여행 '라떼는 말이야~']아흔아홉 구비 대관령, 구름도 쉬어 가던 곳

강원일보 창간 75주년 취재사진 현장 속으로-1975년 대관령 휴게소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 구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의 모습이다. 1975년 10월14일 왕복 2차로의 자동차 전용도로인 구 영동고속도로(현 456번 지방도)가 개통 되면서 대관령 구간을 지나는 여행객들의 편의를 위해 들어선 휴게소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그 당시 버스에는 속이 좋지 않은 승객들을 위해 운전석 뒤편에 비닐봉지가 늘 비치돼 있었다. 특히 험한 대관령을 넘을 때는 꼭 필요한 필수품이었다. 상황이 이러니 대관령 정상에 문을 연 휴게소에 들러 휴식을 취하는 것은 승객들에게는 필수 조건이었다.

당시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은 영동과 영서를 잇는 관문이라는 상징성은 있었지만 말이 좋아 고속도로지 대관령 아흔아홉 구비를 차를 타고 오르내리는 역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물론 대관령 구간을 터널로 가볍게 통과하는 현재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뜻이다. 당시로서 우리에게는 선물 같은 귀한 도로였고, 명소(命召)로 불리는 귀한 쉼터였다. 현재는 `대관령 옛길'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받았고, 대관령휴게소도 `구 대관령휴게소' 또는 `대관령마을 휴게소'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아 많은 이가 찾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험한 대관령 넘던 그 시절
버스 운전석 뒤편에는
비닐봉지 '대롱대롱'
'포니' 택시는 정겹고
단발머리 여중생 풋풋

새 영동고속도로 뚫리며
차량 통행은 줄었지만
해발 800m 피서지로
그때 북적임은 여전하다


사진 ①(위쪽)은 1970년대 중반 구 대관령휴게소에 잠시 들러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뒤편으로 나무가 가지런히 심어져 있는 산이 보이는데 흰 푯말에 `국유림특수조림'이라고 쓰여 있다. 이곳이 바로 `대관령 국유림특수조림지'다. 이 특수조림지가 1976년부터 옛 대관령휴게소를 중심으로 도로 양쪽 산자락 311㏊에 조성됐으니, 사진도 그 즈음에 찍힌 것으로 보인다. 휴게소 주차장에는 `동해'라고 선명하게 찍힌 `포니 1' 택시와 승용차가 주차공간을 한칸씩 걸러 널찍하게 주차돼 있고 그 뒤로 버스가 줄지어 서 있다.

또 여중생으로 보이는 앳된 모습의 소녀 네명이 서로 다른 곳에 시선을 두고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재밌다. 오른편의 또다른 학생은 손을 허리 뒤로 하고 공손한 모습으로 뽀글파마 머리의 어른에게 무언가 말하고 있는데 아마도 선생님에게 뒤에 있는 친구들을 대표해 부탁을 하는 듯하다. 그 뒤로는 모자를 쓴 한 여성이 사람들 무리에서 떨어져 엉거주춤 부자연스러운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그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웬 남성이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사진을 찍고 있는게 보인다. 예나 지금이나 여행은 `사진'이다.

사진 ②(아래쪽)는 구 영동고속도로가 개통하고 문을 연 구 대관령휴게소의 초기 모습이다. 군데군데 화환들이 서 있기는 하지만 사람들의 모습이 많지 않아 한산하다. 단층의 휴게소 건물 한가운데 `대관령종합휴게소'라는 표시가 눈에 들어오는데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에는 그렇게 불린 듯하다.

2001년 새로운 영동고속도로가 뚫리고 차량 통행이 줄어들면서 구 대관령휴게소는 애물단지, 흉물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해발 800m에 자리한 지리적 위치 때문에 한여름 수많은 사람이 찾는 피서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특히 양떼목장을 찾는 관광객이나 선자령을 오르는 트레커들, 대관령국사성황당을 찾는 이들, 강릉 바우길에 오르는 사람들의 목적지로 이전의 북적임이 이어지고 있다.

김남덕·오석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