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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소년 김수환이 전하는 위로와 감동…영화 '저 산 너머'

5일 박스오피스 3위 올라… 관객 평점 9.41로 호평

 

고(故) 김수환(1922~2009) 추기경의 어린 시절 모습을 그린 영화 '저 산 너머'가 코로나19로 개점 휴업하다 모처럼 활기를 찾은 극장가에서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오르며 관객에게 위로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30일 개봉한 영화 '저 산 너머'(감독 최종태)는 5일 기준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개봉 6일 차 누적 관객수는 5만3천여 명이며, 네이버 관람객 평점 9.41점(6일 기준)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1928년 경북 군위, 8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일곱 살의 수환(이경훈)은 아픈 아버지(안내상)를 위해 인삼 대신 도라지를 달여야 하는 가난한 형편이지만 수환의 어머니(이항나)와 아버지는 하느님을 마음속에 모시고 살아간다. 수환과 형 동한(전상현)도 천주교를 통해 죽음과 이별, 믿음 등 인생에 대한 이해를 넓혀간다.

 

난생 처음 사제 서품식을 본 수환의 어머니는 두 아들이 신부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는다. 수환은 아픈 아버지에게 드리지 못한 인삼이 못내 마음에 걸려 인삼 장수가 되는 것이 꿈이면서도 자신의 '마음 밭'에 심은 씨앗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한다. 마침내 수환은 마음 밭에 무엇이 피어나는지는 자신이 어떤 씨앗을 뿌리는지에 따라 달렸다는 것을 깨닫는다.

 

스크린 속에서는 수환의 마음처럼 넓고 푸르른 들판과 산의 모습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수환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이야기를 통해 한국 천주교의 역사도 그렸다.

 

영화는 정채봉 동화작가가 김수환 추기경의 성장기를 그린 '바보별님'을 원작으로 한다. 이 책은 절판됐다가 지난해 영화와 같은 제목으로 개정판이 출간됐다.

 

 

영화 제작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한 편의 영화같다. 최 감독은 김 추기경 3주기인 2012년 제작을 시도했다가 좌절을 맛봐야 했다. 김 추기경 10주기에 대학 동기인 리온픽쳐스 이성호 대표와 의기투합해 제작사까지 만들어 영화 제작에 나섰다.

 

수환 역을 연기한 배우 이경훈은 선한 인상에 안정적인 사투리를 구사해 260대 1 경쟁을 뚫고 발탁됐다. 최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이 군을 보는 순간 '이 친구다'라는 느낌이 들어 속으로 '제발 잘해라'라고 간절히 바랐다"고 회상했다.

 

코로나19로 영화계가 침체에 빠진 시점에 개봉하면서 많은 개봉관을 쉽게 확보할 수 있었고 대형 영화관에서도 '저 산 너머'를 만날 수 있게 됐다. 러닝타임 112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