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강릉 31.5℃
  • 맑음서울 26.0℃
  • 맑음인천 23.0℃
  • 맑음원주 26.0℃
  • 맑음수원 25.4℃
  • 맑음청주 27.8℃
  • 맑음대전 27.6℃
  • 맑음포항 29.8℃
  • 맑음대구 30.5℃
  • 맑음전주 26.7℃
  • 맑음울산 28.2℃
  • 맑음창원 27.8℃
  • 맑음광주 28.6℃
  • 맑음부산 23.7℃
  • 맑음순천 24.5℃
  • 맑음홍성(예) 24.0℃
  • 맑음제주 25.5℃
  • 맑음김해시 27.0℃
  • 맑음구미 28.0℃
기상청 제공
메뉴

(대전일보) 입체에서 평면으로 뒤바뀐 장대교차로..대전시, 시민편익 뒷짐

 

대전 외삼네거리-유성복합터미널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연결도로 건설공사가 장대삼거리 앞에 멈춰서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은 세종에서 대전 유성 한가운데까지 광역교통망을 들여놓을 수 있고, 대전시는 예산 부담을 덜면서 새 도로를 내는 게 골자다. BRT로 인접한 광역생활권을 연결해 광역교통망을 확대 구축하는 것을 핵심과제로 삼은 행복청과 이 과정에서 국비 지원사격을 받아 장기미집행 도로를 뚫어보려는 대전시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탄탄대로를 달릴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장대삼거리를 네거리로 만들고 입체(고가) 교차로를 설치하려던 당초 계획이 우여곡절 끝에 평면 방식으로 변경된 뒤 이에 문제 제기하는 공익감사가 청구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도 설계는 행복청, 시공은 대전시가 맡는 구조여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핑퐁 행정은 그대로다. 바로잡을 기회는 또 있었다. 지난해 대전시는 앞선 교통서비스 평가에서 개통 시기가 특정되지 않은 동서대로가 반영되는 등 오류를 점검하겠다며 평면과 입체교차로의 차량지체도를 재조사했는데 평면 65.2초, 입체 64.4초로 각각 61.5초, 58.7초였던 기존 결과에서 오히려 간격이 좁혀졌다. 이를 근거로 시는 고가에 비해 사업비가 적게 드는 평면 방식이 적합하다고 결론 냈지만 두 차례 조사를 모두 같은 업체에 맡겼다는 점에서 결과의 방향성이 정해진 '짜맞추기 요식행정'이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유성구 반석동(외삼네거리)에서 구암동 유성복합터미널 예정지까지 BRT 연결도로 개설로 세종을 오가는 이들의 쾌적한 이동 행복지수는 보장된다고 해도 대전의 땅과 도로 등 공유재산을 내준 대전시민들이 치러야 할 사회·경제적 교통혼잡비용은 나몰라라 하겠다는 무책임한 변명으로 읽히는 이유다. 행복청이 나랏돈을 투입해 국가사업으로 하는 것이니 입체교차로 도입에 따른 사업비 증액을 요구하기 어렵다는 것도 힘센 국토교통부 소속 중앙행정기관에 대한 대전시의 저자세 행정으로 받아들여진다.

외삼-유성복합터미널 BRT 연결공사는 핵심구간인 장대삼거리 교차로 건설방식에서 설왕설래하면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유성나들목에서 왼쪽으로 나와 내리막 월드컵대로를 타면 정면으로 막혀 있는 장대삼거리를 만난다.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충남 공주, 왼쪽으로 유성 도심이 나뉜다. 세종에서 반석역을 거쳐 북유성대로를 내달린 BRT는 월드컵대로 유성나들목 삼거리를 지나 장대삼거리를 그대로 뚫고 유성생명과학고삼거리까지 가야 한다. 총 6.6㎞다. 총사업비는 1356억 5400만 원으로 절반이 넘는 720억 3800만 원이 보상비다. 2011년 12월 행복청의 광역교통개선대책(변경) 수립 고시에 이은 2014년 5월 기본·실시설계 용역 결과는 이곳 장대삼거리를 고가차로로 올리는 입체화였다. 대전-행복도시 간 BRT 구축을 통해 접근성을 높이고 상습정체지역인 현충원로 구암교네거리, 구암역삼거리를 우회하도록 해 차량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는 목표였다.

계획대로라면 2016년 착공, 2018년 준공이었으나 2016년 10월 기획재정부가 기본계획 대비 증가한 사업비 155억 원에 대한 승인 불가 입장과 함께 재검토를 결정하면서 틀어졌다. 이후 고가도로 건설에 따른 땅값 하락, 미관 훼손 등을 주장하는 각종 민원과 보상협의 지연으로 2018년 3월 착공하고도 2년이 지난 현재 공정률은 5%에 머물고 있다. 사업 준공은 2022년 12월로 또 미뤄졌다. 대전시 관계자는 "기재부에서 고가차로로 설계한 결과 늘어난 사업비를 증액해주지 못하겠다고 하니 교차로 방식을 평면으로 바꿔 예산 총액을 맞추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결국 장대교차로 형태는 돈 문제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외삼-유성복합터미널 BRT 연결도로 건설공사는 최종적으로 행정 절차가 마무리돼 더는 변경이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며 "행복청이 다시 교차로 방식을 뒤집으면 몰라도 우리시로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

 

문승현 기자 starrykite@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