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의 비(妃)인 정순왕후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기리는 행사가 정읍에서 열린다. 정읍시 칠보면 주민자치위원회와 송암문화재단은 오는 13일 오후 4시 30분 정순왕후 태생지(정읍시 칠보면 시산리 740)와 송현섭공원 특설무대에서 제2회 정순왕후 추모제와 동진강시민음악회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정읍 칠보에서 태어난 정순왕후 송씨는 조선 왕실로 입궁하였으나 단종의 폐위와 사사라는 비극을 겪어야 했다. 역사의 거센 소용돌이 속에서도 왕비로서 남편의 곁을 지키며 연명했고, 82세까지 살아 조선 왕조사에 이름을 남겼다. 500년 호남 땅에서 태어난 유일한 왕비라는 점에서 그녀의 생애는 지역사와 조선사 모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번 추모제 행사에서는 정순왕후의 삶을 기리는 창무극 '정순왕후'와 정읍시립농악단 길놀이·버나놀이 등의 공연이 준비됐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동진강시민음악회'는 송현섭공원 특설무대에서 진행된다. 음악회에서는 노래자랑과 경품추첨, 지역 농산물 나눔이 이어진다. 이날 행사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는 무료 식사도 제공될 예정이다. 정순왕후의 고향 칠보면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무성서원을 비롯해 사찰과 누각, 서원, 불상 등 문화유산이 풍부
제주 바다에서 평생을 살아온 해녀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급격히 변화하는 해양생태계의 현실을 조명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제주현대미술관(관장 윤기혁)은 지난 9일부터 오는 11월 9일까지 문화예술공공수장고 미디어영상관에서 ‘해녀보다 빨리 늙는 바다’전을 선보이고 있다. 박정근 작가의 ‘해녀보다 빨리 늙는 바다’는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해녀의 구술을 내레이션으로 한 7채널 영상 작품이다. 박 작가는 실사 영상, 애니메이션, 사운드스케이프 등을 통해 온평리 바닷가 근처에서 평생을 살아온 해녀의 증언을 토대로 바닷속 생태계 변화를 담담하게 전달한다. 작가는 온평리 해녀의 증언을 토대로 인류가 직면한 기후 위기를 영상물로 시각화 해 급격히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인류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질문한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사운드스케이프’(소리를 반영해 디자인한 공간이나 풍경)다. 박 작간믄 인간에게는 닿지 않지만 바닷속 생물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풍력발전기, 해양쓰레기가 돌에 부딪는 소리, 기계 소음 등을 채집해 영상에 담았다. 박 작가는 2021년부터 온평리 바다의 변화를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해 왔다. 이번 전시 작품은 긴 시간 동안 렌즈를 통해 채록되고 녹화된
서른 번째 영화의 바다가 열린다. 1996년 출범한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오는 17일 서른 번째 돛을 올린다. ‘아시아 영화의 창’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첫 항해에 나선 BIFF는 세계 영화의 변방이었던 한국을 아시아 영화의 강국으로 성장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부산은 전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영화 도시로 발돋움했다. 30년간 영화제의 규모 확장과 함께 질적 발전도 이뤄냈다. 1회 때의 6개 상영관은 전용관 ‘영화의전당’을 포함해 30여 개로 늘었고, 초청 상영작은 70개국 300여 편에 이를 만큼 성장했다. BIFF는 올해 경쟁 부문을 신설하며 영화제의 권위를 한층 높인다. 거장부터 신예까지 아시아의 대표작을 선정해 5개 부문에 대해 ‘부산 어워드’를 수여한다. 올해는 14편이 첫 수상의 영예를 놓고 다툰다. 이런 분위기와 달리 현재 우리나라의 영화시장은 암울하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7월 발표한 올해 상반기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극장 매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3분의 2로 쪼그라든 4077억 원에 불과하다. 20년 전인 2005년의 3404억 원 이후 가장 적은 액수다. 영화제의 지속성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동영상서비
대덕문화전당이 청년 예술인과 함께하는 '2025 남구청년예술제'를 오는 16일(화)부터 26일(금)까지 개최한다. 축제는 소규모 무대인 '프린지 페스타(FESTA)'와 대규모 공연이 펼쳐지는 메인 스테이지로 이어진다. 이번 축제에는 지난 7월부터 모집해 선정한 청년 예술인 9개 팀이 참여한다. 융복합 스트리트 댄스, 국악, 뮤지컬, 클래식, 인디 밴드 등 다양한 장르와 매력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올해 축제의 포문을 여는 '프린지 페스타'는 16일(화)부터 20일(토)까지 대구음악창작소 창공홀에서 열린다. ▷16일 오후 7시 30분에는 국가무형유산 피리정악 및 대취타 전수자 전소이의 피리 독주회 '풍류(風流)'로 박범훈류 피리산조와 태평소 시나위를 연주한다. ▷17일 오후 7시 30분에는 소리꾼 구다영이 전통 판소리의 시대정신을 오늘날 선보이는 창작 소리 한마당이 펼쳐진다. ▷18일 오후 7시 30분에는 경북대 국악학과에 재학 중인 가야금 연주자 장예진이 다채로운 가야금 무대를 통해 국악의 매력을 선사한다. ▷19일 오후 7시 30분에는 청춘을 노래하는 모던 록 밴드 '원와트'와 국악·개러지 록을 접목한 '밴드 난장'이 함께 무대를 채운다. ▷20일 오후 5시
대전이 9월의 시작과 함께 춤과 음악으로 물들고 있다. 9년 만에 대전에서 열린 제34회 전국무용제가 한창 진행 중이며,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챔버 시리즈와 대전국악방송 개국 8주년 기념 공연도 잇달아 준비돼 있다. 전통과 현대, 무용과 음악, 전문 예술과 시민 참여가 교차하는 무대들이 이어지면서 대전은 도심 곳곳이 예술적 호흡으로 살아나는 현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대전의 문화예술을 채우는 무대들을 소개한다. ◇ 제34회 전국무용제: 전통과 창작 무대, 대전서 꽃 피워 지난 5일 개막한 제34회 전국무용제가 15일까지 대전 전역에서 이어진다. 9년 만에 대전에서 개최된 이번 무용제는 '대전, 춤으로 미래를 만나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단순한 무용 경연을 넘어 한국 무용예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탐색하는 종합 예술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행사의 시작은 대전시립미술관 분수광장에서 열린 개막식이었다. 오프닝 공연과 개막 선언을 통해 축제의 막을 올렸고, 이어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는 대전시립무용단과 대한민국 무용대상 수상팀 린킨아트가 무대에 올라 축하 공연을 선보였다.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넓힌 개막식은 대전이 문화도시로 지향하는 '열린 예술 공간
지난 8월 29일, 경기도청에 조기가 내걸렸다. 김동연 도지사는 SNS를 통해 “경기도는 매년 이날이 되면 조기를 내건다. 나라를 잃고 치욕의 역사가 시작된 날, 바로 경술국치일이기 때문”이라며 “광복의 벅찬 감동과 기쁨을 되새기는 것만큼이나 슬픈 역사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경기도는 매년 이날을 기억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가 언급한 것처럼 1910년 8월 29일, 일제는 조선의 국권을 침탈했다. 국가의 각종 통치권뿐 아니라 언어를 비롯한 민족 문화도 서서히 말살해가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일본어로 교육하며 어린 시절부터 ‘말’을 앗아가려 하는 상황에 반발해 우리 말, 그리고 그 안에 깃든 얼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 역시 뜨거웠다. 때로는 아동을 위한 문학으로 또는 노래로서 매우 강인한 항일의 흔적을 새겨, 아이들이 이 땅의 ‘대한국민’임을 잊지 않고자 했다. 경기 개성 출생 아동 문학가 마해송 어린이잡지에 ‘토끼와 원숭이’ 연재 추석에 토끼 나라 침략한 원숭이들 원숭이 되라며 귀 자르고 검게 염색 조선총독부가 내용 문제 삼아 중단 민족음악가 노영호가 펴낸 ‘근화창가’ 역사적 위인 노래하고 항일의지 담아 ■ 토끼와 원숭이 ‘아주 멋 옛날, 동쪽
현광숙 작가의 개인전이 오는 12일까지 BNK경남은행갤러리에서 열린다. ‘기억의 공간’을 주제로 한 이번 개인전은 캔버스에 유화와 아크릴로 표현한 서양화 작품 35점으로 꾸며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기억하는 과거와 현재의 풍경과 정경들을 다양하게 재구성한 ‘미루나무’ , ‘보리밭’ 작품 등도 만나볼 수 있다. 미루나무에는 작가가 회상하는 유년시절 외할머니댁으로 가던 길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보리밭에는 작가가 현재 살고 있는 고성 장산마을 들녘의 보리밭 풍경이 담겼다. 현 작가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모티브로 해 작품 하나하나에 순수성을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많은 지역민들이 전시 작품을 감상하고 마음의 평온을 얻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국의 위대한 화가 박수근(1914~1965) 화백을 기리는 ‘제12회 전국사생대회’가 오는 27일 양구 박수근미술관 내 박수근 공원 일원에서 펼쳐진다. 양구군과 박수근미술관이 주최하고 강원일보 등이 후원하는 이번 대회는 박 화백의 타계 60주기를 맞아 그의 예술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대회는 유아부, 초등부(저·고학년), 중·고등부 등 총 5개 부문으로 나뉘어 치러지며, 사전 접수를 하지 못한 참가자들도 당일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현장 접수를 통해 선착순으로 참여할 수 있다. 참가자는 학생증이나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하며, 개인 화구(이젤, 수채화 물감, 크레파스 등)와 간이 책상, 돗자리, 도시락 등 필요한 준비물을 스스로 챙겨야 한다. 사생 주제는 오전 10시 대회 시작과 함께 운영본부 앞에서 발표되며, 참가자들은 규정된 크기의 화지(유아부 8절, 초등부 5절, 중·고등부 4절)를 받아 오후 4시까지 총 6시간 내에 작품을 완성해 제출해야 한다. 정해진 시간 안에 작품을 제출한 참가자에게는 박 화백의 작품이 인쇄된 고급 스케치북이 기념품으로 제공된다. 단, 신분을 속이거나 작품을 표절·대리 제작한 경우, 또는 규격 외
더위가 물러나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처서가 지났지만, 무더위는 완전히 물러나지 않은채 9월이 시작됐다.이번 가을에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코스로, 삼국유사의 신화와 설화가 살아 숨쉬는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테마파크는 어떨까? 3대 문화권 사업으로 2020년 7월 문을 연 삼국유사테마파크는 70만7천㎡(21만평) 규모에 ▷가온누리관 ▷이야기 숲속학교 ▷해룡놀이터 ▷역사돔 ▷웅녀 동굴 ▷역사테마길 등을 조성해 자녀들과 한 번쯤은 꼭 가볼만한 가치와 매력이 충분한 곳이다. 삼국유사테마파크는 정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웅장한 조형물과 울창한 숲길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아이들은 뛰놀고, 어른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며 신화를 품은 풍경에 빠져든다. 이곳은 단순한 놀이공원이 아니라 역사와 휴식, 체험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이다. 전시관에서 삼국유사의 이야기를 눈으로 보고, 가온누리관에서 신화를 직접 체험 할 수 있다.여름이면 해룡물놀이장에서 무더위를 날리고, 겨울이면 따뜻한 실내시설에서 힐링도 할 수 있다.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가진 삼국유사테마파크는 언제 찾아와도 새로운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한다.삼국유사테마파크는 단순히 옛이야기를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신화와 전
홍콩 M+(이하 M+)는 현대 시각문화 뮤지엄으로 디자인, 건축 등 비주얼 관련 문화를 다채롭게 다루는 문화기관이다. 서구룡 문화지구에 위치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근현대 시각문화 박물관 가운데 하나다. 독일 ZKM 카를스루에 예술미디어센터(이하 ZKM)는 세계적인 매체 예술을 표방하고 견인하는 기관이다. 디지털 시대 열린 개념을 제시하고 예술과 기술의 담론을 전파하는 플랫폼이다. 세계 유수의 문화기관인 M+와 ZKM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전시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전당장 김상욱, ACC)에서 열려 화제다. 특히 이번 국제협력 전시(4일~내년 2월, 복합전시1관)는 ACC 10주년을 맞아 광주의 민주·평화 정신을 토대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봄의 선언’이라는 주제로 구현되는 전시는 ‘봄’, ‘선언’이라는 키워드를 모티브로 국내외 16명 작가 27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상욱 전당장은 “M+와 ZKM이 함께하는 이번 국제협력전은 ACC가 개관 10주년을 맞아 지난해부터 준비한 프로그램”이라며 “오늘날 우리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을 세계적인 문화기관, 예술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공존의 방향과 방법 등을 예술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