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대형산불이 발생한 지 100일이 지났다. 삶의 터전이던 숲은 잿더미로 변했지만 그곳엔 여전히 사람들이 있다. 장마 시작되며 흙·돌멩이 흘러내려 “비 올 때마다 위험” 직접 방책 세워 집 착공 시작했지만 복구 하세월 “급한 사람부터 살 곳 만들어줘야” ◇나무 없는 산에 비가 내리면= 지난 25일 오후 중태마을은 피해목들을 베어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불에 그슬려 새까맣게 탄 소나무들이 트럭에 실려 나왔다. 뒷산을 가득 메웠던 나무들은 밑동만이 남았다. 기자는 약 100일 전 중학생 때부터 살던 집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내리는 것을 허탈하게 바라보던 최순철(61)씨를 기억한다. 그의 집이 있던 곳은 피해목을 쌓아 놓는 공간이 됐다. 초록빛은 온데간데없고 회색빛 땅에 나무 밑동만 박힌 언덕 아래로 주민 정모(67)씨의 집이 있었다. 그는 근심 가득한 눈빛으로 산능성이를 바라봤다. 황량한 산을 바라보던 그의 입에서 산사태에 대한 근심이 쏟아졌다. 정 씨는 “얼마 전 장마가 시작되며 주말에 많은 비가 왔을 때 마을 전체에 대피령이 내려졌다”며 “작년까진 비가 많이 오더라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산불로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가 우
지난 3월 산청군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이 28일로 100일을 맞는다. 4명의 목숨과 3397㏊의 숲을 앗아간 그날 현장을 취재했던 기자는 매캐한 내음과 황량하게 타버린 마을에 대한 기억을 더듬으며 참혹했던 화마의 현장을 다시 찾았다. 불길 휩쓴 산등성이 앙상한 나무들로 뒤덮여 벌채목 쌓여 상처 여전 탄내 자욱했던 땅에선 풀내음·새순 돋아나고 멧돼지·고라니 돌아와 “푸른빛 띠지만 회복 아직 예전 모습 되찾으려면 땅 체질부터 바꿔나가야” ◇여전한 잿빛과 트라우마 위에도 초록이 핀다= 지난 25일 산청군 시천면 외공마을. 석 달 전 불길이 휩쓸고 간 산등성이엔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나무들로 뒤덮여 있다. 산으로 이어지는 마을 오르막길 돌담은 여전히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집 마당에 있는 수도꼭지는 불에 녹아 뒤엉킨 비닐이 칭칭 감겨 있고, 흔적 없이 사라진 집 마당의 타다 만 감나무는 밑동만 남았다. 함께 마을을 둘러보던 이장 김원중(52)씨는 “그날 이후 마을 회관 스피커를 켜기만 해도 어르신들은 깜짝깜짝 놀란다”며 여전히 남아있는 그날의 충격을 전했다. 화마가 휩쓸고 간 인근의 중태마을. 중태천을 따라 일자로 길게 뻗은 마을엔 벌채한 피해목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올해 낙동강 유역 물금매리지점에 사상 처음으로 5월에 조류경보가 발령되는 등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예년보다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8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과 이달 5일에 낙동강 물금매리지점과 칠서지점에 각 조류 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이는 지난해 기준으로 물금매리지점 6월 27일, 칠서지점 6월 20일에 각각 조류 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한 데 비해 2주 이상 빠르다. 특히 물금매리지점에서 5월에 조류경보가 발령된 건 올해가 처음으로, 작년보다 발령 시기가 한 달가량 앞당겨졌다. 낙동강청은 5개 지점에서 유해 남조류 세포 수를 측정해 2주 연속 ㎖당 1000개 넘으면 ‘관심 단계’, 1만개 넘으면 ‘경계 단계’, 100만개 넘으면 ‘대발생’ 경보를 발령한다. 올해 물금매리지점은 지난달 19일과 26일 ㎖당 유해 남조류 세포가 각각 1267개와 5984개 관측됐고, 칠서지점에선 지난달 26일과 지난 2일 각각 2124개와 2762개가 관측됐다. 낙동강청은 작년 대비 강수량이 적어 올해 유해남조류 세포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물금매리지점이 위치한 양산시의 5월 강수량은 130.8㎜였는데, 올해는 99.8㎜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