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진영상 특별기획전 '고스트 메모리: 잃어버린 시간으로의 여행'이 오는 22일부터 31일까지 남구 대덕문화전당 미술관 전관에서 열린다. 현대사진영상학회가 주최·주관하고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 스웨덴, 싱가포르, 방글라데시, 스위스, 인도 등 국제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59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해 사진과 영상, 설치 등 총 1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기억'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사진영상 매체를 통해 인간 실존의 조건과 이미지의 사회적 기능을 되묻는다.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기술환경의 변화, 특히 생성형 AI와 같은 기술 매체의 부상 속에서, 인간은 더 이상 이미지를 통해 삶을 기억하거나 서사화하기 어려운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사진영상예술의 존재론적 조건을 재사유하며, 이미지가 어떻게 기억과 감각, 시간성을 매개할 수 있는지를 탐색한다. 전시는 크게 3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섹션 '변화의 징후'는 급변하는 세계 도시의 풍경과 일상에서 감지되는 불안과 경계의 감각을 드러낸다. 유럽과 동아시아의 작가들은 우리 시대의 일상을
영화 '괴물' 속 등장하는 괴물은 화학폐기물의 부작용으로 생겨난 존재다. 환경을 해치는 온갖 화학약품과 실험이 생겨나는 현대 사회에서 그러한 돌연변이는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볼 법했기에 관람객들에게 더욱 공포로 다가왔다. 이처럼 괴물은 시대의 불안과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상상 속에서, 혹은 현실에서 시대가 만들어내고 인간이 불러낸 괴물은 신성과 괴성, 경외와 공포 사이에서 항상 존재해왔다. 과거부터 현대까지, 모든 '괴물'을 소환하는 독특하고 이색적인 전시가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스페이스 하이브'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 전반부에는 고려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괴물 관련 유물 35점이 소개된다. 회화, 공예, 사진 등 다양한 시각 자료 속 괴물 형상의 의미와 상징을 풀어낸다. '삼국사기', '열하일기' 등 고전 문헌에 기록된 괴물의 모습을 통해 선조들의 인식과 상상력 속 괴물을 다층적으로 조망해본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법고대(法鼓臺)', '게발도(揭鉢圖)', '기린도(麒麟圖)'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희귀 유물들이 공개된다. 이 유물들은 예술적·역사적 가치는 물론, 신성(神性)과 두려움이 공존했던 당시의 괴물 인식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전시 후반부에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언론 사진상인 '퓰리처상' 수상작들이 대구를 찾는다. 오는 25일부터 동성로 스파크랜드 3층 뮤씨엄에서 열리는 퓰리처상 사진전은 10년 만에 대구에서 다시 열리는 것이다. 라이선스 개발·발굴, 전시 기획·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그룹 '컨텐츠온'이 주최한다. 퓰리처상은 100 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권위 있는 보도, 문학, 음악상이다. 특히 보도 사진 부문은 '언론의 노벨상'이라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코로나 팬데믹 등 최근의 국제적 사건을 비롯해 역사적 사건을 담은 유명한 사진들이 포함된다. 또한 한국전쟁 당시의 처절한 순간을 담은 1951년 수상작 '한국전쟁'과, 2019년 한국인 최초로 보도사진 부문에서 수상한 로이터통신 김경훈 기자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단순한 사진 나열이 아닌, 연대기별 배치와 사건별 해설을 제공해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다. 수상자 인터뷰 영상과 함께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가 어우러져, 관객들이 직접 역사의 현장을 체험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컨텐츠온 관계자는 "사진가들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예술기획자들이 선보이는 '실험적프로젝트'가 대구예술발전소 1, 2전시실 및 4층 테라스에서 펼쳐진다. '불꽃에서 피어난 정원'이라는 제목의 이번 실험적프로젝트에는 공모로 선정된 박민우·김민정·태병은 3인의 기획자가 참여해, 강수빈·권세진·김재욱·남정근·류은미·안효찬·이영민·이진·정서온 등 작가 9명의 작품과 최재호 안무가의 공연을 함께 선보인다. 전시는 분노와 갈등이 만연한 시대의 면면을 심리학과 철학, 예술적 관점에서 탐구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제시한 '승화(Sublimation)' 개념을 중심으로, 원초적 욕망과 충동이 어떻게 창조적 에너지로 변환될 수 있는지를 조망한다. 특히 예술이 개인과 공동체의 내면적 갈등을 치유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강력한 기제로 작동하는 과정을 회화,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로 전달한다. 또한 전시 기간 중 최재호 안무가의 공연은 3월 25일과 5월 31일 2층 전시실에서 진행된다. 박민우 기획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단순한 미적 감상이 아닌, 사회적 갈등을 예술로 승화하는 가능성을 제시해 분노의 불꽃이 창조적 에너지로 변환되고 그 에너지가 개인과 공동체를 위한 정원으로 다시 피어날
대구 중구 출신의 예술가 이상춘(1910~1937)을 기리는 현대미술 전시장 '공간리상춘'이 26일부터 개관전 '이상춘 아카이브'를 선보인다. 이상춘은 일제강점기 당대 아방가르드 예술 양식을 통해 민족 독립과 노동자, 농민 해방을 위해 투신하다 일제의 탄압으로 수차례 옥고를 치른 끝에 28살의 나이로 요절했다. 그는 1925년 결성된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KAPF]에 참가했으며, 1927년 대구 최초 한국인 서양화 단체인 영과회 회원으로도 활동했다. 그의 전위적 예술정신을 계승하고자 만들어진 공간리상춘은 리카(RICA·이상춘현대미술학교)와 지역 아티스트 콜렉티브 '로컬포스트(Local post)'가 공동으로 구성했다. 리카는 2019년 대구예술발전소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으로 기획된 '대구아트레전드: 이상춘' 전시에 참여한 미술인들이 주축이 돼 창립한 단체로, 로컬 이슈에 집중한 전시와 현대미술 강좌를 개최해오고 있다. 로컬포스트는 지역성의 특수성을 보편성으로 확장한 글로컬 프로젝트를 펼쳐오고 있으며 행동주의 예술에서 뉴미디어 아트까지 넓은 스펙트럼으로 활동하는 그룹이다. 공간리상춘은 지역 예술인들에게 현대미술의 주요 담론과 흐름을 소개하는 교육 프
대구의 대표 근대화가인 전선택(스테파노) 화백(사진)이 21일 별세했다. 향년 101세. 전 화백은 1922년 평북 정주에서 출생해 이중섭의 후배로 오산학교를 졸업했으며, 일본 가와바타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수학했다. 1946년 월남해 1954년 대구에 정착, 대륜중과 영남대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1980년대부터 전업 작가의 길을 걸으며 이상회(以象會), 한국신구상회 창립에 참여하는 등 대구 미술의 토대 형성과 전개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40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2019년 대구미술관 지역작가 회고전, 2021년 대구미술협회 주최 특별회고전을 갖기도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대구미술관, 대구문화예술회관 등에 다수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그는 섬세하고 감각적인 색채와 독창적 조형미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을 화폭에 담아왔다. 고단하고 절박했던 삶을 예술로 승화시켜, 그만의 자유로운 작업세계로 표출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인복 씨와 딸 전경자 씨가 있다. 빈소는 수성구 천주성삼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3일 오전 9시다. 장지는 경산 갑제묘원. 053-792-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