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오후 2시쯤 대구 달서구의 한 네거리에서 우회전을 하던 운전자 A씨는 보행자 녹색신호에 자전거를 타고 횡단하던 8세 남아의 자전거 우측 부분을 그대로 들이 받았다. 이곳은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차량 속도를 줄이고 전방, 좌우를 살펴야 했지만 이를 게을리했다. 이 어린이는 발목과 발에 찰과상을 입었다. #2019년 5월 24일 낮 12시 30분쯤. 대구 수성구의 한 초등학교 후문 앞을 지나던 승용차 운전자가 우측에서 좌측으로 횡단하던 9세 아동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지점은 어린이보호구역으로 학생들의 통행이 잦은 곳이었으나 운전자 B씨는 전방주시 의무를 게을리했던 것이다. B씨는 아동을 들이받고도 그대로 도주했다. 피해 아동은 허리뼈 부위의 인대가 손상됐다. #2019년 4월 5일 오후 3시 10분쯤 대구 남구의 한 오르막에 위치한 어린이보호구역 횡단보도 인근에서 승합차 운전자 C씨는 가속 페달을 꽉 밟았다. 서행하면서 안전에 유의해야 했지만 오르막에서 바퀴가 헛돌자 C씨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은 채 앞으로만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차가 뒤로 밀리면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15세, 12세, 13세 아동들에게 충격을 가해 쇄골과 정강이 등에
대구에 있는 1만7천여 아동주거빈곤 가구에 대한 주거복지정책 마련이 급하다. 시는 주거약자에 대한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들을 시행하고 있지만 아동들의 주거빈곤 해소를 위한 명문화된 정책은 없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2018년 '2027 대구시 주거종합계획'을 세우고 ▷향후 10년간 공공임대주택 영역 확대 ▷수요 맞춤형 주거복지 ▷노후 공동주택단지 관리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아동 중심의 주거복지정책은 전무하다. 주거복지센터가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상담과 긴급주택 지원, 주거 상향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노인, 장애인, 아동 등 가구 특성에 따른 맞춤형 지원보다는 저소득층 주거취약계층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아동 가구에 대한 실태조사 역시 없다. 2016년 주거복지사업 구상을 위해 실시한 '대구시 거주 취약계층 주거실태조사'에 이어 올 6월 비주택 거주자에 대한 실태조사가 한 차례 진행됐다. 하지만 저소득층 아동 가구에 대한 면밀한 파악보다는 쪽방, 여인숙, PC방, 비닐하우스 등에 거주하는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파악에 그쳤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구지역본부 관계자는 "주거복지서비스를 받은 아동들이 발달 과정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만큼 아이들이 건강
"가족이 함께 모여 이야기할 공간이 생겨 가족관계도 돈독해졌습니다. 무엇보다 개인 공간을 가져 미래에 대한 꿈을 꿀 수 있게 됐어요. 이제 친구도 집에 데려올 수 있게 됐어요."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한 주거빈곤 아동과 부모들의 얘기다. 이들은 집다운 집이 생기면서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매일신문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주거지원 사업으로 주거환경이 나아진 주거 빈곤 아동가구 2곳을 찾았다. ◆"가족과의 시간을 되찾았어요" 대구 달서구의 한 빌라에 칠남매가 사는 하영(가명·17) 양의 집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막내 하정(가명·8) 양이 부리는 재롱 때문이다. 하정 양은 거실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걸 즐긴다. 모자까지 뒤집어쓰고 재롱을 부리는 모습에 거실에 둘러앉은 식구들은 한바탕 웃음을 터뜨린다. 여섯째 하민(가명·12) 군은 거실 바닥에 엎드려 스케치북에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린 뒤 자랑한다. 엄지를 치켜세우는 엄마의 모습에 하민 군은 어깨가 으쓱해진다. 기초생활수급비로만 생활하던 하영 양 집에 2019년 12월 큰불이 났다. 요금을 내지 못해 가스가 끊겨 추위를 견디고자 집에 모닥불을 피운 것이 화근이었다. 부엌 싱크대와 장판이 훼
열악한 집은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남긴다. 아이들은 내것을 빼앗기지 않으려 형제자매와 경쟁한다. 습기가 가득해 곰팡이가 가득한 집은 아이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협한다. 매일신문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주거빈곤 아동가구 2곳을 찾았다. ◆좁은 공간이 부른 '남매전쟁' "만지지 마, 내 크레파스야!" 대구의 69㎡ 남짓한 한 임대아파트. A씨 부부와 육남매 보미(가명·22·여), 해미(가명·19·여), 진영(가명·17·남), 주원(가명·11·남), 지원(가명·7·여), 정은(가명·3·여) 여덟 식구가 사는 좁은 공간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책상을 차지하기 위해 육남매는 '전쟁' 중이었다. 육남매에겐 개인 방과 책상이 없다. 아이들은 학습지를 풀 때 하나뿐인 공부용 밥상을 차지하기 위해 다툼을 벌인다. 한 명이 겨우 사용할 크기인 밥상이 육남매의 공용 책상이다. 엄마 A(44) 씨는 집안에 흩어진 남매 물건을 찾아주다 하루가 다 간다고 했다. 아이들의 물건은 거실 옷장 위까지 빼곡히 쌓여 있었다. 육남매는 자신 물건을 모아놓을 공간이 없고, 곳곳에 제멋대로 둔 학용품들은 금세 뒤섞인다. 이는 또 싸움의 원인이 된다. 누가 자신의 크레파스를 가져갔
[주거 빈곤, 이 아이를 구하라] 〈1〉 대구의 주거 빈곤 아동들 〈2〉 몸과 마음에 남은 상처 〈3〉 집다운 집이 가져온 변화 〈4〉 '주거권리' 보호·지원 방안 대구 곳곳에는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있다. 가난 탓에 낡은 집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곳 아이들은 건강은 물론 정서적으로도 문제를 안고 있다. 몸과 마음이 성장해야 할 시기에 낡은 집은 걸림돌이 된다. 이에 매일신문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주거빈곤 아동가구 3곳을 심층취재했다. ◆ 무너져 내린 천장, 꺼진 바닥 ▷서구 비산동 서호네 "아야" 서구 비산동의 한 주택 1층 집. 한창 방에서 놀던 서호(가명·5)가 거실로 뛰쳐나가자 머리 위로 나무 조각 하나가 툭 떨어진다. 위를 올려다보니 어김없이 천장 나무 타일이다. 다섯 살 꼬마가 맞기엔 꽤 아플 만도 하지만 서호는 머리를 몇 번 문지르다 만다. 서호의 큰 누나, 형들도 타일을 모두 맞은 적이 있다. 서호의 집은 누수가 심해 오래된 나무 타일이 떨어져 이미 천장엔 남아있는 게 몇 없다. 상한 곳은 천장뿐이 아니다. 거실 바닥도 폭삭 내려앉았다. 특히 큰 방, 화장실 문지방 앞 거실 바닥은 완전히 부서져 넘어지기 십상이다. 뛰는
섬유, 인쇄산업 등이 활발했던 1960~1990년대 생긴 대구 중구 명물골목들이 산업 쇠퇴와 재개발 바람으로 침체의 길로 접어들었다. 코로나19 불황까지 더해지면서 원도심의 터줏대감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점포수 감소…내리막길 중구의 명물골목 14곳 중 5~6곳은 1960~1990년대 산업 발달과 인근 공장들의 활황으로 생겨났다. 이들 명물골목은 ▷섬유경기 호조로 생겨난 대신동 양말골목‧미싱골목 ▷ 미군부대에서 불하된 폐공구나 군수물자를 팔며 형성된 북성로 공구골목‧교동전자골목 ▷자동차 수출이 활발하던 시기에 폐차장 산업과 함께 커온 남산동 자동차부속품골목 등이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점포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점차 쇠퇴의 길에 접어들고 있다. 남산동 인쇄골목에서 36년간 인쇄업을 해온 A(65) 씨는 "인쇄업은 10년 전 성서출판단지가 생기면서 상인들이 대부분 성서로 옮겨가거나 가게를 접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지자체의 모든 행사가 취소되면서 인쇄업 자체가 어려워졌다"며 "사양 업종이다 보니 대를 이어온 사장들은 이제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사업을 끝내려고 한다. 그냥 그대로 문 닫는 곳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자동차 산업의 영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