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기지 반환이 지연되면서 경기 북부 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안보 희생에 상응하는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29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반환대상 주한미군 공여구역 중 활용이 가능한 부지는 총 22곳이다. 이 중 남부에 위치한 2곳은 모두 반환됐지만, 북부는 16곳 중 4곳(캠프케이시·캠프모빌·캠프호비·캠프스탠리)이 아직 반환되지 않았다. 경기 북부 주민들은 캠프 잔류로 지역 개발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동두천시는 시 전체 면적(95.66㎢) 중 42%(40.63㎢)가 미군 공여지로 사용됐다. 이 중 23㎢를 돌려받았지만, 반환 부지의 99%가 개발이 어려운 산지다. 개발 가치가 높은 평지로 이뤄진 캠프케이시 등은 여전히 미군 기지로 사용되고 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약 60가구 100여명의 걸산동 주민들은 미군 주둔으로 인해 마을 출입이 통제된다고 하소연한다. 동두천시 관계자는 “안보적 가치가 낮은 캠프는 신속히 반환하고, 안보 희생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정부시 역시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스탠리 인근에 사는 고산동 주민들이 헬기 소음 피해를 겪고 있다. 캠프스탠리는
동두천시 걸산동은 ‘육지 속 섬’으로 불린다. 마을을 둘러싼 미군의 통행증이 없으면 정상적인 출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신규 통행증 발급이 중단된 마을은 이제 소멸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법 적용을 받지 않는 주한미군에게 통행증 발급을 요구할 근거는 없고 관련 기관 모두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걸산동은 오랜 기간 미군 주둔으로 피해를 받아온 경기 북부를 상징하는 사례다. 걸산동의 현황을 비롯해 관련 피해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와 대안을 3차례에 걸쳐 모색해 본다. → 편집자 주·관련기사 3면 차로 동두천 시내에서 7~8㎞를 더 달려 동두천 화력발전소를 지나자 정식 도로가 끊겼다. 표지판도, 신호등도 없이 도로가 끝나는 이 지점이 걸산동 마을로 진입하는 입구였다. 포장되지 않은 임도는 동두천 걸산동의 유일한 진출입로다. 산불 발생 시 소방차가 이동할 수 있게 만든 임도가 일반 자동차 통행에 제 역할을 할 리는 만무했다. 차로 이곳을 달릴 때 낼 수 있는 속도는 고작 10㎞/h로 이렇게 30분을 달려야만 걸산동에 도달한다. ‘걸출한 인물이 나는 땅’이라는 의미의 인걸지령(人傑地靈)에서 유래한 걸산동이 고립된 건 1951년부터다. 미군이 주둔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