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구멍이 난 것 같았어요. 정말 무서웠습니다. 이런 산사태는 처음 봅니다.” 수마가 할퀴고 간 경남 산청군 산청읍 외부리마을의 모습은 참혹했다. 마을로 진입하는 아스팔트 도로 위에는 산에서 흘러내린 누런 토사와 나무 파편으로 가득했다.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집들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짓이겨졌다. 물폭탄과 함께 흘러내린 토사는 길가에 주차되어 있던 1t 화물차마저 쓸어가 버렸다. 외부리마을은 66가구 116명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이다. 그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풍경은 시간당 100mm가 넘는 ‘극한 호우’에 한순간에 무너졌다. 나흘 간 쏟아진 비는 산에서 토사를 몰고 왔다. 마을 곳곳이 토사로 가득했고, 일부는 산사태에 매몰됐다. 이번 호우로 외부리마을에서만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인명 피해가 발생한 주택을 찾아가 보니 집터였다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였다. 인근에 살고 있던 주민 김삼수 씨는 “1981년에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났다. 그 이후로 마을을 덮친 산사태는 처음이다. 마을 형체를 알아볼 수도 없다. 전쟁터보다 더 처참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산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는 인근 내리마을에서도 발생했다. 산사태가 덮치면서 주택을 덮
.3 경남 사천시에 들어선 우주항공청이 터를 잡기도 전에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사천시 지역사회와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대전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발의된 ‘대전 연구개발본부 신설 법안’을 폐기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고, 내달 첫 우주항공의 날 행사마저 경기도 과천시에서 열리는 것을 놓고 사천시 민심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6일 사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황정아(대전 유성구을·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을 공동발의한 의원은 총 22명, 이 가운데 7명이 대전 의원들이다.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은 ‘우주항공청에 우주항공기술의 연구개발 및 우주항공산업의 육성·진흥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본부를 둔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개정안은 이 문구를 ‘우주항공기술의 연구개발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본부의 소재지는 대전광역시로 한다’라고 바꿨다. 현재 사천 우주항공청에는 280여 명의 인력이 근무 중이다. 이 가운데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건 R&D 부서 인력으로 전체의 46% 수준이다. 개정안은 사실상 우주항공청 인력의 반을 떼서 대전시로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