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길었던 추석 연휴 밥상 민심은 먹고 사는 문제를 제쳐둔채 무의미한 싸움만 일삼고 있는 정치권에 대한 혐오와 염려로 귀결됐다. 정치인들이 전북을 걱정하는 것 이상으로 일반 도민들은 정치와 민생에 절박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념 과잉의 시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격인 전북도민 입장에선 살기가 더욱 팍팍해졌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전북 대망신 논란을 불러온 새만금 잼버리 사태의 잘잘못을 따지는 논쟁도 있었으며, 윤석열 대통령의 포용적인 국정 운영을 희망한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도민 민생보다 앞서는 공천 전쟁에 눈살 전북정치권의 경우 공천을 눈앞에 둔 만큼 투쟁력을 최고치로 끌어올리려는 모습이었다. 다만 정치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도를 표출하지 않는 도민들은 정치인들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공천권에 혈안이 돼 추석 명절에까지 ‘혐오와 증오의 언어’로 고향을 덮는 정치 현수막도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도민들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왔다는 지적도 많았다. 실제 전주는 물론 전북 도내 곳곳에는 정권 심판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충성을 어필하는 총선 입지자들의 현수막이 가득 내걸렸다. 민주당 정서 공고해진 전북, 국민의힘 출구 전략 고심 도민들의 정치
전문=새만금을 세계에 알려 지지부진했던 개발과 전북의 국제적 위상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의 부실 운영이라는 오명 속에 막을 내렸다. 잼버리가 사실상 파행을 거듭하면서 30년의 역사를 가진 새만금은 오히려 전례 없는 위기에 봉착했다. 속도감을 중시하며 새만금에 애정을 쏟던 정부는 관련 예산을 대부분 증발시켰다. 설상가상으로 한덕수 국무총리는 새로운 로드맵 수립을 이유로 기반 인프라 사업의 중단을 지시했다. ‘단군 이래 최대의 간척사업’으로 불리는 새만금은 그 별칭만큼 전북만의 사업이 아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새만금’은 ‘전북만의 새만금’으로 인식되면서 정치적 도구로 전락한 게 사실이다. 이번 사태 역시 새만금이 정쟁에 휘말리고, 과거 도내 지자체의 소지역주의 행태가 개발 중단의 빌미를 제공했다. 미래를 위한 대승적인 결단이 새만금을 완성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배경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전북일보는 세 차례에 걸쳐 새만금에 닥친 현실과 나아갈 방향을 조명한다. △통합 새만금특별자치시 논의 새만금이 해묵은 지역주의 논란과 정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전북을 넘어 정부가 직할하는 특별자치단체로 지정될 필요가
더불어민주당이 잼버리 대회 파행을 이유로 삭감한 새만금 예산이 원상 복구되지 않을 경우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 소속 전북 국회의원 전원은 지난 1일 오전 10시 30분 박광온 원내대표와의 회의에서 이같은 결의를 다졌다. 전북정치권은 같은 날 1시 40분에는 국회 본관 현관 인근에서 단식농성 중인 이재명 대표를 만나 당론 전면에 새만금 예산 사태 정상화를 내세우기로 했다. 국회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이 새만금 예산 정상화 없이는 정부 예산안 협상이 없다고 재차 천명하면서 이번 사태는 전북만이 아닌 국가 전체의 문제로 떠올랐다. 이날 민주당 소속 전북 국회의원과 새만금 예산 긴급대책 회의를 주재한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저는 이번 예산안을 보고 너무 놀랐다. 이건 그냥 예산 독재에 다름 아니다”며 “민주당이 당의 핵심 과제로 삼아서 결의를 보여주고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새만금 예산 정상화 없이는 국회 예산안 협상도 없다”면서 초강수를 뒀다. 한병도 전북도당위원장(익산을)은 박 원내대표에게 전북의 민심이 심상치 않음을 알렸다. 한 위원장은 “새만금도 새만금이지만, 잼버리를 빌미로 소외를 넘어 폄하와 차별에 시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부실 사태의 시시비비를 가릴 첫 기회로 여겨졌던 지난 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가 여당과 국무위원 보이콧으로 끝내 파행됐다. 여야 모두 세계잼버리 파행의 진실규명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여가위에 증인으로 참석해 잼버리 준비부터 행사 당일까지의 주요 사건들을 진술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이번 여가위 파행은 여당의 의도적인 정치적 노림수와 야당인 민주당의 전략 부재가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김관영 지사를 참고인으로 신청하고, 이를 행안위 파행의 이유로 몰았던 국민의힘은 정작 김 지사가 출석했음에도 상임위 회의진행을 거부했다. 앞서 김 지사에 대한 조사를 벼르던 여당은 이제 김 지사가 국회에서 입을 열지 못하도록 봉쇄하는 데 혈안이 된 셈이다. 여당의 프레임인 ‘전북도 책임 100%’론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김관영 지사 입에서 다른 정황들이 언론에 공개되지 않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여당은 전북도와 함께 잼버리 사태의 핵심 당사자인 김현숙 여가부 장관 출석 문제에는 입을 닫았다. 야당인 민주당은 여당이 절대 받지 않을 카드를 제
2023 새만금 스카우트 세계잼버리 대회가 파행으로 막을 내리면서 그 불똥이 새만금 국제공항 사업으로까지 직접 번졌다. 우여곡절 끝에 첫 삽을 뜨나 싶었던 새만금 국제공항은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정쟁에 갇힌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여당은 잼버리가 실패했으니 국제공항 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면서 협박성 발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원래부터 새만금 공항 사업에 반대했던 단체와 언론은 ‘잼버리 실패’를 마중물로 여기며 공항사업 저지에 다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치권과 일부 언론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과 보도는 새만금 공항사업이 잼버리 때문에 시작된 것으로 오인토록 유도했다. 과연 사실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새만금 공항사업의 태동부터 잼버리 대회 이후까지의 인과관계를 따져봐야 한다. 전북일보는 두 차례에 걸쳐 새만금 국제공항 사업과 잼버리 대회와의 상관성을 분석하고, 실체적 진실에 다가설 수 있도록 현안을 다시 조명해 봤다. △새만금 국제공항 사업 "30년 역사" 새만금 국제공항 조기 착공과 개항을 약속한 여권이 인식이 잼버리 대회를 기점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원래부터 새만금 공항을 반대했던 측은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듯 반대 행동에 더욱 고삐를 당기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절차 추진에 협력을 다시 한번 약속하면서 2019년부터 완전히 멈춰선 현안을 제대로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준비는 9개 금융회사가 겉치레 식으로 전주에 사무실을 연 게 전부다. 실제 상황은 과거보다 훨씬 퇴보했다. 연기금·자산운용 금융중심지의 핵심이 되는 국민연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비협조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정치권 역시 총선을 앞두고, 구호만 외칠 뿐 실무적인 시스템 제안에는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다. 전북이 금융중심지가 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선결 조건은 명확하지만, 환골탈태를 위한 행동 역시 아쉬운 상황이다. 금융위원회, 여의도 금융업계 관계자들이 제시한 바를 토대로 전북이 금융중심지로 도전하기 위한 필수조건을 짚어봤다. △“바보야 문제는 국민연금이야” 전북 제3금융중심지 현안이 좌초위기에 처하자 전북정치권은 뭉치기보다 여야로 나뉘여 남 탓을 하기에 바쁜 모습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문재인 정부 때가 호시절인데 외면한게 현실”이라고 민주당을 비판하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전북도민을 기만했다”는 식이다. 그러나 여야정치권 모두 최근 심상치 않은 국민연금공단 기금
제6차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에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기 위해 전북 출신 국회의원 31명이 한자리에 모여 대통령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북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10명의 국회의원을 포함해 전북에서 출생한 국회의원 전원이 모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금융중심지 현안을 바라보는 전북도민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의미다.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문제는 선거철 단골 메뉴지만, 정작 선거가 끝나면 ‘마이동풍’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전북 출신 국회의원 31명은 이번 행동을 기획한 김성주 의원을 중심으로 금융중심지 지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했다.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여야를 막론한 원내 4당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은 것이다. 이들은 “최근 ‘제6차 금융중심지 조성 및 발전에 관한 기본계획’에 전북 금융중심지 관련 내용이 빠져 논란이 일고 있다”면서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은 정파성을 따질 수 없는 여야 공통 공약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금융중심지 공약의 출발점이 이명박 정부 당시 전북도민들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경남 진주
윤석열 정부 수립 2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대통령이 전북도민에 약속한 핵심 공약은 다른 지역에 밀려 대부분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과 중앙부처 내부에선 ‘윤석열 정부에 전북은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4일 전북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전북 홀대가 가장 부각된 사건은 제6차 금융중심지 기본계획(2023~2025년) 수립 과정에서 제3금융중심지 지정 논의를 아예 뺀 것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말 제49차 금융중심지추진위를 주재하며, 제6차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안을 심의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기존의 규제와 제도를 과감히 정비해 부산과 서울을 금융중심지로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서울 강북을)∙김성주(전주병) 국회의원이 집중적으로 제3금융중심지 지정 문제와 연기금 특화 금융도시 논의를 이번 계획에 포함시켜 줄 것을 촉구했음에도 관련 현안과 관련해선 단 한 번의 언급도 없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전주를 서울 다음가는 제2의 금융도시로 도약시켜주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이 공염불이 된 셈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제6차 기본계획에 제3금융중심지 논의가 결국 빠지면서 ‘연기금·자산운용 특화 금융도시
고작 두 달 밖에 남지 않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준비에 비상등이 켜지면서 국가예산 추가 투입이 절실해졌다. 잼버리 침수 사태 대책은 다음 달 12일에 열릴 세계잼버리조직위 공동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담판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 침수 대책과 안전 대비에 필요한 추가 예산은 최소 88억 원으로 여기에 강제 펌핑 등 긴급 배수 예산 30억 원의 별도 배정이 촉구된다. 30일 전북도와 정치권에 따르면 잼버리 현장은 최근 전북지역 전역에 내린 100㎜ 이상의 집중호우로 야영지 터에 물웅덩이가 생기는 등 배수 대책에 치명적인 약점이 드러났다. 그러나 기존 예산과 지자체·조직위원회 역량만으로는 지금의 사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침수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한 채 이번 대회를 치른다면 전북을 넘어 국가적인 망신이 불가피한 만큼 대통령실과 국무조정실 등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 요구된다. 잼버리 공동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전주갑)이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침수 대책에 신속한 국비 투입을 촉구한 것도 지자체 수준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잼버리 야영장에 대한 침수 안전 대책
전북 제3금융중심지 공약이 선거 때만 써먹고 버리는 ‘토사구팽’식 정치 아이템으로 전락하면서 지역정치권 스스로의 반성이 우선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북정치권이 남 탓을 하기에 앞서 금융중심지가 왜 지정되지 못했는지, 아울러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민주당 대선 공약에서 빠졌던 이유에 대한 냉철한 판단과 자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정부와 여당 역시 본인들이 직접 기획한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 약속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 요구된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전주병)과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을), 진보당 강성희 의원(전주을)이 25일 개최할 전북금융중심지 추진 관련 기자회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로 민주당이 여당 시절 제3금융중심지를 지정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지만 전북정치권 스스로가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기회를 놓쳤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이번에 금융중심지 현안에 다시 불이 붙은 계기가 전북 국회의원이 아닌 서울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박용진 의원으로 부터 비롯됐다는 점은 도내 의원들이 되새겨봐야 할 부분이다. 장수 출신인 박 의원은 초등학교 5학년 시절 고향을 떠나 줄곧 서울에서 활동했음에도 자신이 전북도민에게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