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시샘하듯 찬 바람이 부는 이 계절에는 따뜻한 두부전골 또는 순두부찌개 한 그릇이 떠오른다. 두부 중 전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강릉초당두부'는 강릉시 초당동에서 탄생한 팔도 명물이다. '홍길동전' 허균 아버지 '초당' 허엽 의해 탄생 바닷물 천연 간수로 만들어 특유의 맛 입소문 뭉게구름 모양 담백한 순두부, 오랜 여운 인기 두부마을 300만명 발길… 지역경제 효자 노릇 ■ 초당두부의 유래 '초당(草堂)'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성리학자였던 허엽(許曄·1517~1580)의 호다. 허엽은 여류시인 허난설헌과 '홍길동전' 작가 허균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가 강릉부사로 재임할 때 탄생한 게 바로 초당두부였다. 예부터 서민들은 두부를 만들어 먹었지만 소금기가 없어 맛이 좀 싱거웠다고 한다. 강릉 앞바다는 수심이 깊고 바람이 강해 천일염 생산이 어려웠다. 때문에 서민들이 소금기를 넣을 생각을 못했지만 허엽은 바닷물이라는 천연 간수로 두부를 만들게 했고, 특유의 맛이 소문나며 대표 음식이 됐다고 전해진다. 이후 초당두부가 널리 확산된 것은 한국전쟁이 끝난 뒤부터였다. 전쟁 중 마을에서 두부를 쑤어 시장에 내다파는 집이 한두 집 생기기 시작했다. 집집마다 형편이
키다리갤러리(대구 동구 신서로21길 3-5)가 사랑을 주제로 한 기획전시 '큐피트'를 선보이고 있다. 2015년부터 매년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시즌 즈음에 열리는 큐피트전은 사랑에 대한 작가들의 다양한 얘기를 전한다. 이번 전시에는 감만지, 문승연, 미미, 윤여진, 이사라 작가의 개성 넘치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사라 작가는 어릴 적 함께 지냈던 인형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원더랜드'라는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동심이 느껴지는 다채로운 컬러, 하트가 가득한 소녀의 두 눈은 보는 이로 하여금 판타지 감성에 빠져들게 한다. 미미 작가는 나약한 현대인의 모습을 '피그미'라는 돼지 캐릭터로 구현했다. 피그미가 착용하는 하트 고글은 세상이 온통 아름답고 행복하게 보이는 아이템이다. 우울하거나 슬플 때 고글을 쓰고 행복을 찾는 피그미를 통해 관람객들은 위로와 용기를 얻게 된다. 또한 감만지 작가는 가슴 뛰는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다. 찰나의 감정을 포착하고자 우연성이 강조되는 먹의 갈필효과로 나타냈다. 문승연 작가의 작품은 깔끔한 붓 터치와 부드럽고 따뜻한 파스텔 색감이, 윤여진 작가의 작품은 연필과 펜으로 그려낸 섬세한 선 작업이 돋보인다. 김민석 키다리
세계 정상급 피아니스트 3인이 대전을 찾는다. 대전예술의전당은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아 세계 정상급 피아니스트인 다닐 트리포노프와 조성진, 임윤찬의 공연을 차례로 무대에 올린다고 밝혔다. 임윤찬이 롤모델로 꼽은 다닐 트리포노프는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등 세계 최고 권위의 콩쿠르를 휩쓸며 클래식 음악계에 등장했다. 리사이틀로는 9년 만에 내한하는 그의 공연은 17일 아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조성진은 201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이후 전 세계가 사랑하는 연주자 중 한 명이다. 지난해 지휘자 사이먼 래틀과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큰 감동을 준 그가 온전히 본인의 음악으로 가득 채운 리사이틀로 7월 8일 아트홀을 찾는다. 임윤찬은 2022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역사상 최연소 우승을 거머쥔 후, 임윤찬 신드롬을 일으키며 오픈되는 공연마다 매진행렬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무대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는 그가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이끄는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협연자로 11월 25일 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대전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전 세계가 주목하고 사랑하는 피아니스
한강의 소설 ‘흰’을 모티브로 한 영상 작품, 아마존의 광활한 풍경, 환경문제를 환기시키는 로봇. 미술축제의 즐거움 중 하나는 신작을 만나는 일이다. 오는 4월 개막하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서는 40여점의 신규 커미션과 신작이 나온다. 또 전시공간이 무각사 등 광주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각각의 ‘공간’과 어우러진 작품들도 대거 출품돼 눈길을 끈다. (재)광주비엔날레(대표이사 박양우)가 6일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최종 참여작가 명단과 전시작들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 1차에 이어 이번에 발표한 참여 작가에는 헤라 뷔육타쉬즈얀, 에드가 칼렐, 구철우, 홍이현숙, 정재철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전체 참여작가는 모두 79명(팀)이다.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를 주제로 열리는 올해 비엔날레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국립광주박물관, 무각사,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예술공간 집 등 5개 전시공간에서 오는 4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94일 간 펼쳐진다. #비엔날레서 만나는 신작 고이즈미 메이로의 5채널 영상 ‘삶의 극장(Theater of life)’은 고려인의 디아스포라 역사를 추적한 작품으로 광주의 고려인 청소년들과 함께
인천을 대표하는 문화다양성 영화제인 디아스포라영화제가 올해 개최일을 확정했다. 영화제 사무국은 오는 5월 19일부터 23일까지 인천 일대에서 2023년 제11회 디아스포라영화제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인천시가 주최하고 인천영상위원회가 주관하는 디아스포라영화제는 '다름에 대한 관용'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지난 10년간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국내외 영화 상영은 물론 강연·체험 등의 다양한 시도를 이어오며 지역 대표 문화다양성 축제로 자리 잡았다. 개최일 확정과 동시에 영화제 사무국은 영화제 부대 프로그램인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 '영화, 소란 2023'(이하 소란·포스터) 참가자를 모집한다. 소란은 지난 2015년부터 진행됐다. 청소년들이 영화 제작에서부터 상영에 이르는 전반의 과정을 통해 참가 다양한 정체성을 존중하고 공존의 가치를 배우도록 돕는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기존과 달리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와 유학생과 결혼이민자 등 영상 제작에 관심 있는 성인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모집 기간은 오는 19일까지로, 최종 참가자는 2월 26일부터 5월 14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후 1시에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이주민문화예술공간 프리포트에서
거제 해금강테마박물관 내 유경미술관 5관에서 채태병 한국화가의 ‘소나무야 소나무야’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인 소나무를 소재로 척박한 땅에서도 굳건히 자라는 소나무의 강인한 생명력과 인내심을 화폭에 담았다. 좁은 바위틈 등 악조건에서도 살아남는 소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이 우리의 민족혼과 닮아 한국화에 자주 등장한다. 해금강테마박물관 유천업 관장은 “‘소나무야 소나무야’ 전 관람을 통해 비바람과 눈보라의 역경 속에서도 늘 푸르름을 유지해 절개와 의지를 상징하는 소나무의 좋은 기운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채태병 화백은 문화체육관광부 초대 개인전, 한가람 갤러리 초대 개인전, 한·일 국제 서화 교류전 등 국내외 100여 회 전시 경력을 갖고 있다. 문의는 해금강테마박물관(☏ 632-0670)이나 홈페이지(www.hggmuseum.com)를 통해 하면 된다. 전시는 25일까지.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놓인 절이 있었다. 지금은 폐사지로 변해 석조물만이 남아 있어 이곳이 절터였음을 그저 추측할 뿐이다. 천천히 자연을 거닐다 절터에 다다르면 거대한 느티나무가 우리를 기다린다. 느티나무를 따라 마저 올라가 보면 오랜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거돈사지 삼층석탑을 만날 수 있다. 맑은 하늘 아래 서 있는 탑 앞에는 연꽃무늬가 새겨진 배례식이 놓여있다. 그 위에 쌓여진 흙과 모래, 얼마나 오랜 시간 이 곳을 지켰는지 쉽사리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양길수, 김병기, 박종수 작가는 남다른 전통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석탑을 카메라 앵글에 담아 오는 4월까지 원주전통문화교육원 전시실에서 ‘석탑이 있는 풍경, 거돈사 터 삼층석탑’을 주제로 사진전을 펼친다. 고대 사원에서 중문을 지나 제일 처음 만나는 것은 금당 앞에 세워진 불탑. 사원의 불탑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는 곳으로 사원 건축에서 가장 정성을 다해 공들여 만든 예술성 높은 석조물이란다. 특히 거돈사 삼층석탑은 사원이 처음 세워진 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신라 석탑의 양식을 충실하게 반영해 경주에 놓인 불국사 삼층석탑을 떠올리게 한다. 놀랍게도 석탑은 바라보는 방향과 계절, 시간
부산 학교의 아침이 바뀐다. 올해부터 부산에서 전국 최초로 수업 전 ‘아침 체육’이 시작된다. 부산시교육청은 8일 “부산의 145개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수업 전 아침 체육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아침 체인지’를 슬로건으로 오전 8시 30~50분에 20분간 학교에서 아침 체육을 시작한다. 올해 시범 운영한 이후 2025년까지 초·중·고 631개 학교로 아침 체육을 확대할 방침이다. 아침 체육 주당 운영횟수는 학교 규모를 고려해 학교 재량으로 진행된다. 학교마다 체육 수업 여건이 다른 만큼 학교 재량으로 매주 횟수를 정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스포츠 클럽이 있는 학교의 경우 기존 스포츠 클럽을 아침 체인지 프로그램으로 이용할 수도 있고 외부 강사를 초빙해 체육 강의를 들을 수도 있다. 단순한 체력단련을 넘어 학생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아침 체육 시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아침 체육의 경우 격렬한 운동 대신 걷기, 필라테스, 넷볼 등 기존 학교 시설을 활용한 체육 활동이나 학교 스포츠 클럽과 연계해 학생들이 희망하는 체육 활동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이 아침 체육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추진하는 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학생 간의 유대감 저하와
경상북도가 울릉공항의 짧은 활주로를 오갈 항공기·항공노선을 확보하고자 출자출연 형태로 소규모 지역항공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경북도는 지난달 16일 예산 1억5천만원을 들여 법무법인 광장에 '경상북도 지역항공사 설립 타당성조사 연구용역'을 의뢰했다고 8일 밝혔다. 용역 기간은 오는 11월 15일까지 10개월이다. 주된 연구 내용은 ▷지역항공사 설립 및 출자 타당성 검토 ▷국내외 지역항공사 설립 사례와 운영 현황 ▷경북 항공사 설립 시 운영 전략과 전망 등이다. 2025년 말 완공 예정인 울릉공항은 1천200m의 짧은 활주로 여건 상 작고 가벼운 50인승 이하 터보프롭(turboprop·프로펠러) 항공기만 이착륙할 수 있다. 해당하는 기종에는 프랑스 ATR의 ATR-42, ATR-72, 캐나다 봉바르디에의 Q300 등이 있다. 국내에 이런 소형항공기를 보유한 항공사는 울산공항을 거점공항으로 하는 소형항공사(소형항공운송사업자) 하이에어뿐이다. 이에 경북도는 기성 항공사가 울릉공항에 취항할 소형항공기를 갖추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울릉공항을 핵심 노선으로 두는 자체 항공사를 운영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등도 지자체가 출자한
튀르키예 강진으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대전·충남에 거주하는 튀르키예인들은 멀리서 가족·친구의 생사를 확인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상 최악의 지진을 지켜볼 수밖에 없던 이들은 사상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각국에 인도적 지원을 호소했다. 8일 천안 동남구 신부동 케밥 가게에서 만난 튀르키예 국적 메흐멧(31) 씨는 내내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는 손님들의 주문에 집중하지 못하고 누군가와 통화를 계속 이어나갔다. 가족들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들은 메흐멧 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다가도, 이내 삼촌과 친인척들의 사망 소식을 확인하고는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메흐멧 씨는 "가족과 함께 한국에 오려 했지만 비자 발급을 받지 못해 기러기 아빠 노릇을 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성공해 가족을 꼭 데려와야겠다는 꿈이 결국 참사와 함께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밤 가족을 만나기 위해 튀르키예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메흐멧 씨는 "한국에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슬픈 발걸음을 뗐다. 추가 붕괴 가능성에 이어 거센 추위까지 덮치면서 구조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쿠르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튀르키예 국민들은 여전히 생존을 위해 무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