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행정통합이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3월까지 안갯속으로 치달으면서 두 지자체의 실무 현장까지 혼선이 커지는 분위기다.
통합 특별법안 처리는 일정상 이달 중순까지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이와 별개로 내년도 살림살이 설계 단계에 접어든 두 시·도 입장에서는 수달째 공전하는 통합 논의로 후폭풍이 다각도로 전개될 수 있어서다.
당장 국비 신청 마감 시한인 다음 달까지 핵심 사업들을 정비하고 설득 논리를 보강해야 하는데, 현재 모든 이슈가 통합론에 매몰돼 있는 만큼 일선에서 "손발이 묶여 있다"는 토로가 나오는 셈이다.
4일 두 지자체에 따르면 충남도는 10일, 대전시는 19일 각각 국비 발굴 보고회를 열고 내년도 국비 확보를 위한 과제 점검과 단계별 대응 전략을 모색한다.
충남도는 올해 확보액(12조 3000억 원)보다 1조 2000억 원(9.8%) 증가한 13조 5000억 원을, 대전시는 올해(4조 8006억 원)보다 2400억 원(5.0%) 늘어난 5조 406억 원을 각각 내년 국비 확보 목표액으로 설정한 상태다. 부처제출안이 확정되는 4월 말까지 한두 차례 추가 보고회를 열고 사업과 국비 확보 목표액 규모를 조정할 여지는 있다.
녹록지 않은 지방재정 여건상 국비 확보 규모는 지역 정책의 추동력을 좌우한다. 각 지자체가 해마다 4월 말 국비 신청을 시작으로 하반기 재정당국 심사와 연말 국회 최종 의결에 이르기까지 '예산 전쟁'에 돌입하는 이유다.
올해는 행정통합 논의라는 대형 변수가 떠오르면서 다소 셈법이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여야 간 강대강 대치와 팽팽한 지역 찬반 양론은 통합이 '성사' 또는 '무산'이라는 결론을 쉽사리 맺지 못하게 하면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정부·여당의 '선 통합 후 보완' 기조와 지자체·야당의 '권한·재정 이양 명문화'가 대치하면서 사실상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가고 통합 여부는 마지노선 직전까지 미지수로 남아 있는 탓에 지자체 내부에서는 "준비할 시간도 없다"는 문제의식이 나온다. 정치권은 3월 임시국회에서 통합법안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지만, 통합 여부와 무관하게 물리적으로 촉박한 시간은 실무 현장에 혼란을 가져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공공기관 2차 이전 현안의 경우 대전시는 철도와 과학기술 혁신 클러스터를, 충남도는 기후환경과 탄소중립 등 분야를 집중 겨냥하면서 각기 전담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전략을 수립해 왔지만, 이합집산 여부에 따라 대응 체계를 재정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비단 혁신도시뿐 아니라 두 지역에 걸쳐 있는 전략산업들의 선택과 집중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조직·예산 배분 문제와 행정시스템 정비 등 양 지자체 간 조정할 내부 행정절차가 산적해 있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통합 논의가 3월 임시국회를 넘기면 6월 지방선거 일정이라든지 선거 후보자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법안 처리 일정만 본다면 이달 중 통과돼도 충분히 가능하다곤 분석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수달째 통합 논의가 불확실성에 그쳐 실무 현장에선 관련 준비를 전혀 할 수 없는 '손발 묶어둔 상태'에 놓여 있다"고 토로했다.
1989년 대전시와 충남도가 분리된 지 37년 만에 통합을 검토하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와 지방정부, 정치권 간 이견 조율과 협치 없이 '졸속' '무리수'로 추진되는 데 대한 우려도 뒤따른다.
정부·여당이 통합자치단체에 제시한 '4년간 20조 원'이라는 재정 지원 역시 현 제도상 불가능한 데다 재원 확보 방안 등이 법안에 명문화돼 있지 않은 만큼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 또한 감지된다. 지자체 안팎에서 실무적으로도, 재정적으로도 "쉽지 않다"고 평가하는 배경이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행정통합 논의가 워낙 급변해 내부에선 혼선이 감지되지만, 휩쓸리지 않고 매년 하던 방식대로 내년도 국비 확보를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통합론에 상관없이 국비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지역 주요 현안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