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구상나무 암꽃 개화주기가 3년인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구상나무 자생지 현장조사를 통해 최근 4년간 구상나무 암꽃 개화상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한라산 영실, 성판악, 왕관릉, 방애오름, 윗세오름, 백록샘, 큰두레왓 등 7개 지역 10개소에 식생·환경 변화 조사를 위한 고정 조사구를 구축하고, 구상나무 100개체를 조사목으로 선정해 2022년부터 개화 및 결실 상황을 조사 중이다.
조사 결과 2022년 구상나무 1그루에 암꽃(암구화수)이 평균 120.0개가 달렸고, 2023년에는 평균 8.8개, 지난해는 평균 13.9개가 확인됐다. 올해는 평균 106.4개의 암꽃이 개화해 3년 주기 패턴을 보였다.
특히 윗세오름과 방애오름에서 개화주기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윗세오름은 2022년 120.6개 2023년 4.0개, 지난해 37.8개, 올해 129.6개, 방애오름은 2022년 117.0개 2023년 36.6개, 지난해 10.8개, 올해 123.8개로 그루당 평균 개화상황의 주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세계유산본부는 설명했다.
반면 영실지역은 2022년 94.6개 2023년 11.4개, 지난해 25.2개, 올해 44.6개, 큰두레왓은 2022년 163.2개, 2023년 5.4개, 지난해 9.8개, 올해 45.0개로 그루당 평균 개화주기가 다른 지역과 차이를 보였다.
개화하지 않은 구상나무 비율은 2022년 25%, 2023년 52%, 지난해 39%, 올해 10%로 조사됐다.
세계유산본부는 기후변화 등으로 개체 수와 면적이 감소하는 구상나무의 지속적인 보전에 있어 구상나무의 종자 결실은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고종석 세계유산본부장은 “한라산연구부는 한라산 구상나무 쇠퇴와 고사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종합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구상나무 생활사 규명과 보전 전략 수립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라산 구상나무림 분포 면적은 2006년 796.8㏊에서 2021년 606㏊로 15년간 190.8㏊나 감소했다.
구상나무 개체 수도 2017년 30만7388그루에서 2021년 29만4431그루로 4년 만에 1만2957그루가 말라 죽었다.
구상나무 감소는 지구 기온 상승, 기후변화로 인한 태풍과 가뭄 등에 따른 집단 고사, 목재 이용과 가축 방목에 따른 인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