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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파산선고...너까지 차별하니

"서울 두 달, 경기 반년 걸려"… 채무자 피말리는 '파산 선고'

 

 

광명에서 화장품 케이스 제조회사를 32년 동안 운영한 신영삼(67)씨는 지난 5월 파산신청을 했다. 파산신청 이후 2개월이 지났지만 파산선고는 감감무소식이다. 파산선고가 나고 채무에 대한 면책이 결정돼야 통장 거래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경제 활동이 가능하다.

신씨는 "파산선고까지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그 동안 아무런 일도 못하는 셈"이라며 "서울은 2개월이면 처리가 된다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신씨 말처럼 경기도 소재 법원과 서울 소재 법원의 파산선고기간이 최장 4개월까지 차이가 나면서 도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채무상환 유예기간이 오는 9월 말 종료될 예정이라 하반기 자영업자 줄도산에 따른 불편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면책 결정돼야 경제 활동 가능한데
수원지법은 '평균 7.16개월' 달해


지방법원마다 파산선고기간은 천차만별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실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지방법원에서 파산신청을 받고 선고까지 걸린 평균 기간은 4.88개월이었다. 도내에선 의정부지법이 3.82개월로 평균보다 낮았지만 수원지법은 7.16개월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자 신씨는 "같은 국가에 사는데 (파산선고기간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건) 도무지 무슨 차이인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여기에 곧 터질지 모를 채무 폭탄을 안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금융위원회가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지난 2020년 4월부터 개인 채무자의 원금상환유예조치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 조치는 오는 9월 말 종료된다. 지난 3월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960조7천억원에 달해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말 대비 40.3%가 늘었다.

자영업 대출, 코로나 이후 40.3% ↑
상환유예 9월 끝나 파산 몰릴수도


이런데도 개인파산 신청건수는 1만7천83건(5월 기준)으로 2019년 1만9천192건보다 오히려 적었다. 파산을 유예한 자영업자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파산 신청이 몰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무법인 에이파트 이서영 변호사는 "서울회생법원은 비교적 채무자의 회생을 중점으로 보는 반면, 지방법원은 채권자 입장에서 판단하는 분위기가 있어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이러한 지역적 차별 문제는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법원, 채권자 입장에서 판단
이러한 지역적 차별문제 해결해야"


이런 상황에 대해 법조계 한 관계자는 "(파산, 면책을 전문으로 하는)회생법원이 서울에만 있는 이유는 예산 때문이다. 우선 서울에 회생법원을 설립한 것으로, 예산 상황에 따라 지역에 회생법원을 설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