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강릉 25.0℃
  • 맑음서울 19.4℃
  • 맑음인천 18.6℃
  • 맑음원주 19.6℃
  • 맑음수원 18.0℃
  • 맑음청주 21.8℃
  • 맑음대전 20.2℃
  • 맑음포항 23.1℃
  • 맑음대구 20.7℃
  • 맑음전주 19.8℃
  • 맑음울산 19.9℃
  • 구름조금창원 16.9℃
  • 맑음광주 21.6℃
  • 맑음부산 18.9℃
  • 맑음순천 12.9℃
  • 맑음홍성(예) 17.7℃
  • 맑음제주 18.7℃
  • 구름조금김해시 18.4℃
  • 맑음구미 18.3℃
기상청 제공
메뉴

(매일신문) 윤석열 정조준한 '대통령의 분노'…文 대 尹 구도로 표 결집 나서나

文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재직 시 이 정부 적폐 못 본 척했단 말인가"
"현 정부 근거 없이 적폐수사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

대선을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현직 대통령이 선거판에 올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집권 시 문재인 정부의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 것이다.

 

청와대가 전날 "매우 부적절하며 불쾌하다"고 했음에도 대통령이 한 번 더 나선 탓에 정치권에서는 대선 판세가 초박빙으로 흘러가자 현직 대통령의 선거 개입이라는 논란을 무릅쓰고서라도 막판 표 결집을 노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참모회의에서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때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데도 못 본 척했단 말인가.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어내겠다는 건지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게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전언이다.

 

문 대통령은 또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수사의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선거 개입이라며 강력 반발하는 등 사안이 대선국면에서 전면전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당장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윤 후보는 평소 소신대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법과 원칙, 시스템에 따른 엄정한 수사 원칙을 강조했을 뿐"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윤 후보 발언 취지를 곡해해 정치보복 프레임을 씌우려 들더니 이제 대통령과 청와대가 가세하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정권을 막론하고 부정한 사람들에 대한 수사를 공정하게 진행했던 우리 후보가 문재인 정부도 잘못한 일이 있다면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론을 이야기한 것에 대해 청와대가 발끈했다"며 "원칙론에 대해서 급발진하면서 야당 후보를 흠집 내려는 행위는 명백한 선거 개입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또 "한국 문화를 자국 문화인 양 왜곡하고 스포츠의 공정성을 무너뜨리는 중국에는 한마디도 못하면서 야당에만 '극대노'하는 선택적 분노는 머리로도, 가슴으로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쏘아붙였다.

 

그간 문 대통령은 정치 중립을 강조하며 대선 관련 발언을 자제해왔다. 지난해 신년기자회견 때도 윤 후보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했을 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랬던 문 대통령이 이처럼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은 건 윤 후보가 현 정권을 적폐 청산 대상으로 치부한 것을 묵과할 수 없는 일로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 발언을 '정치 보복'으로 규정해 여권 지지층의 '노무현 트라우마'를 자극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치졸한 정치 보복으로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말했다. 무리한 검찰수사가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선택을 불렀다고 여기는 현 정권으로서는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중도층 표심을 자극하는 한편 문 대통령을 지지하면서도 이 후보 지지에는 적극적이지 않은 '친문 부동층' 결집을 노린 것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