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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동행:부산, MZ를 품다] ③ MZ세대와 어떻게 소통할까

‘답정너’는 최악… ‘경청’에서 마음 열리고 참여 나온다

 

 

2018년 11월 ‘90년생이 온다’가 출간된 후 ‘MZ세대’로 묶인 2030세대의 특성을 들여다보는 게 유행처럼 번졌다. 하지만 정작 MZ세대는 과도한 관심이 탐탁지만은 않다. 젊은 층에 선입견만 커진 듯한 ‘꼰대’는 더 불편할 뿐이다. 관심은 높아졌지만, 소통은 제대로 안 되는 셈이다. ‘90년생이 온다’를 쓴 임홍택 작가와 ‘팀장은 처음이라’의 저자 남관희·윤수환 작가의 도움말로 MZ세대와 소통하는 법을 알아봤다. 이들의 조언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공정, 경청, 참여였다.

 

 

실력·능력주의를 ‘공정’ 생각

평가 기준 등 세세하게 만들고

자유 복장 등 기성세대 틀 깨야

완벽함보다 솔직함 더 선호

일방적인 지시 대신 의견 묻고

아이디어 실현 기회 등 줘야

 

■공정은 상식과 시스템으로

 

간단함, 재미, 정직함 등은 MZ세대가 선호하는 특징이지만, 젊은 세대의 전유물은 아니다. MZ세대에게 좀 더 자연스럽고 익숙할 뿐 다른 세대에도 적용되는 시대적 특성이다. 임 작가는 “특히 정직과 공정은 모든 세대가 중요하게 여긴다”며 “90년대생은 좀 더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낼 뿐”이라고 말했다.

 

임 작가는 젊은 세대를 만족시키려면 세부적인 운영 시스템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회식, 초과근무뿐만 아니라 직원 평가 기준까지 관련 규정을 세세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는 “젊은 세대는 실력주의와 능력주의를 공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MZ세대 업무에 도움이 되는 부분은 최대한 시스템으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임 작가는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면 기성세대가 지닌 틀을 깨야 한다”며 “업무 중 이어폰 사용과 자유 복장을 허용하는 사례 등 각종 규칙을 세부적으로 정하면 효과가 더욱 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불필요한 형식도 시스템으로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청하라! 그게 존중이다

 

개인별 가치나 특성이 아니라 나이를 기준으로 세대를 구분하려는 태도는 MZ세대의 가치와 맞지 않다. 이 때문에 임 작가는 세대에 얽매이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MZ세대에 갖는 선입견으로 젊은 층을 단순화하지 말고, 개인의 특성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MZ세대 단어 유행 이후 젊은 층은 대개 비슷할 거라고 여긴다”며 “대표적인 특성은 참조하되 개개인을 다르게 여겨야 실질적인 이해와 소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개인’을 인정받고 싶은 MZ세대의 욕구는 기성세대에게 ‘경청’을 요구한다. 남관희·윤수환 작가는 MZ세대와의 진정한 소통은 ‘경청’에서 시작된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이야기를 계속 들어야 감정과 문제에 공감하고, 속마음을 공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윤 작가는 “팀원 말을 그대로 되풀이하면서 대화를 이어가면 상대가 강조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감정에 공감해 주고 상대의 욕구를 먼저 언급하면 마음의 문을 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함부로 팀원 말에 대한 판단을 내리면 대화가 끊긴다”며 “이미 답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 무분별한 피드백은 폭력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해)’식의 형식적인 질문은 ‘최악’이다. 강압적으로 정해진 답을 이끌어내거나 가르치기 위한 질문은 오히려 마음을 닫게 만든다고 말한다. 남 작가는 “자기 의견을 내세우기 위한 유도 질문은 차라리 안 하는 게 좋다”며 “팀원 이야기에 호기심을 갖고 열린 대답을 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참견 대신 참여시켜라

 

리더는 완벽한 모습에 대한 강박을 버려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리더가 부족함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유연하게 다가가면 오히려 젊은 팀원들이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남 작가는 “모든 걸 아는 완벽한 리더는 없다”며 “사소하더라도 직원 의견이 괜찮다면 인정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말을 관철하려 하면 팀원들은 입을 닫게 된다”며 “부족함을 인정하고 시너지를 낼 지혜를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윤 작가도 “좋은 팀장은 자신도 잘 모른다고 편하게 이야기한다”며 “자연스레 팀원과 상호 의존성이 높아지면 업무 성과가 좋다는 것이 구글 같은 회사에서 증명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팀장부터 모른다고 인정을 하는 분위기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게 되고 창의성도 높아진다”며 “솔직함이 젊은 팀원들을 오히려 협조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리더의 솔직함은 참여를 이끌어낸다. 참여해야 구성원은 재미를 느낀다. 리더는 일방적인 지시 대신 젊은 세대 의견을 먼저 묻고, 아이디어를 실현할 기회를 주거나 각종 프로젝트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는 뜻이다. 임 작가는 “국내 한 회사는 외국인 임원이 신입 사원에게 의견을 묻더니 프로젝트에 참여시켰다”며 “참여 욕구가 충족되고 인정까지 받으면 스스로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MZ세대가 훌륭한 본보기로 여길 수 있는 인재를 적소에 배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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