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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코로나 답답함 훌훌 떨친 ‘한밤중×비대면’ 영화 관람

오시리아 자동차극장 시사회

 

지난 9일 오후 10시 15분께 부산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 287번지 일대. 자동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다 보니 오른쪽에 커다란 스크린이 눈에 들어왔다. ‘롯데시네마×드라이브 오시리아(Lotte Cinema x Drive Osiria)’라고 표시된 대형 스크린 앞 공터는 이미 수많은 차량으로 빼곡한 모습이었다.

부산에서 유일한 자동차극장인 ‘롯데시네마×드라이브 오시리아’ 개관을 하루 앞둔 이날 <부산일보> 애독자 시사회가 두 차례 열렸다. 회차마다 차량 120대가 몰려 입구에 차량이 붐비기도 했지만, 신속한 차량 번호 확인과 체온 체크 절차로 입장은 원활히 진행됐다. 안내에 따라 주차를 하고, 소리를 듣기 위해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기까지 채 몇 분이 걸리지 않았다.

 

이날 시사회 2회차 영화인 <자산어보>가 시작하자 차량 내부마다 소리가 울렸다. 비대면 관람이 가능하자 관객들은 차 안에서 마스크를 내려놓고 영화를 보기도 했다. 보통 영화관과 달리 자유롭게 ‘팝콘과 음료’를 즐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취재진은 상영 도중 “방금 대사가 뭐였지?”라고 옆에 물어볼 수도 있었다.

 

영화관 그리웠던 시민들 ‘운집’

신속한 차량 확인으로 입장 원활

마스크 내려놓고 팝콘·음료 즐겨

“데이트·나들이 장소로 제격”

한여름밤 색다른 ‘영화의 세계’

 


 

코로나19로 부산 도심에 적막이 깔리기 시작하는 오후 11시가 지나도 안전한 야외 상영은 계속됐다. 연인들은 야외에서 늦은 시간까지 데이트를 즐길 수 있었고, 어머니와 초등학생 아들이 나란히 영화를 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야외 매점에서 일하는 김 모(22) 씨는 “중년 부부나 연인이 많은 편이었고,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부모님과 함께 과자를 사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비대면 관람을 즐기던 관객들은 답답함을 떨쳐낼 수 있다며 자동차극장에 환영하는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19로 영화관 방문이 불안했는데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잠시 차량 밖으로 나온 해운대구 주민 최 모(65·여) 씨는 “코로나19가 시작되고 영화관은 불안해서 잘 가지 않았다”며 “약 10년 만에 가족과 함께 자동차 극장에 오니 색다른 느낌”이라고 밝혔다. 매표소 직원 정 모(23·여) 씨는 “일부 관객은 시사회 영화 두 편을 연이어 보고 있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10일 개관하는 ‘롯데시네마×드라이브 오시리아’ 자동차 극장은 가로 25m, 세로 13m의 초대형 스크린을 갖춘 곳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스크린보다 가로로 1m 길다. 2009년 해운대 ‘씨네파크’와 2016년 ‘을숙도 부산시네마’가 없어진 이후 부산에 새롭게 문을 여는 자동차극장으로 부울경에서 동시에 입장 가능한 차량도 약 300대로 가장 많다.

 

첫 공식 상영작은 자동차 영화인 ‘분노의 질주 : 더 얼티메이트’다. 평일과 주말 모두 오후 8시, 11시에 두 차례 상영된다. 향후 영화에 따라 상영 시간은 조정될 수 있다. 입장권은 현장에서 살 수 있고, 인원과 관계없이 차량 1대당 2만 2000원이다. 곧 롯데시네마 홈페이지에서도 예매가 가능하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동부산 관광단지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