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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인천 남동유수지 생태학습장 개관 '저어새 생일잔치'

부화 성공 보금자리 늘어 저어새 역대 최대 번식 '예감'

 

올 210개 '둥지' 2019년 이후 최대
너구리 침입 없고 큰비도 안 내려
인공섬 24시간 관찰 CCTV 설치
학생들 직접 그림 그리고 전시도


"저어새야 안녕, 건강하게 자라렴."

지난 15일 오전 인천 남동구 남동유수지 인근에 있는 저어새 생태학습장에서 '저어새 생일잔치'가 열렸다.

저어새 생일잔치는 새로 태어난 저어새들이 알을 깨고 활동하는 시기에 맞춰 매년 열리고 있다. 저어새는 매년 3월 한국을 찾아 둥지를 틀고 번식을 시작한다. 세상에 나온 저어새들을 보러 이날 빗방울이 떨어지는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학생, 학부모 등 시민 50여명이 모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은 망원경으로 인공섬에서 쉬고 있는 저어새를 관찰했다. 어린 학생들은 신기하다는 듯 망원경에서 손을 놓지 못했다.

이날 남동유수지에 처음 왔다는 이예림(남동중 1)양은 "아파트와 가까운 곳에 저어새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매우 신기하다"며 "올해 태어난 저어새들을 내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은 저어새를 주제로 한 그림을 그려 전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참가 인원이 제한되면서 일부 시민들은 화상 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참석하기도 했다.

올해 남동유수지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저어새가 번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남동유수지를 찾은 저어새는 총 210개의 둥지를 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19년 230개의 둥지가 자리를 잡은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2019년의 경우 남동유수지에서 역대 가장 많은 둥지가 번식을 시도했지만, 전체 저어새의 80% 이상이 둥지를 튼 큰 섬에 너구리가 침입하면서 대부분 부화에 실패했다.

남동유수지 내 2개의 저어새 섬은 2018년 조성된 새 인공섬을 '큰 섬'으로, 이전부터 있던 섬을 '작은 섬'으로 부르고 있다. 이에 따라 2019년 부화에 성공한 둥지는 47개에 불과했다.

올해엔 큰 섬에도 32개 둥지가 자리를 잡는 등 둥지 개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데다, 아직 너구리가 인공섬에 침입하거나 저어새가 알을 품는 봄철에 큰비가 내리지 않아 부화에 성공한 둥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천시도 저어새 서식지 훼손을 막기 위해 남동유수지 인근 저어새 생태학습장을 조성하고, 15일 개관식을 열었다. 이곳에는 저어새 인공섬을 24시간 관찰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다. 또 학생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저어새 관련 교육과 홍보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동아시아대양주철새이동경로파트너십(EAAFP)의 더그 왓킨스(61·Doug Watkins) 대표는 "저어새 번식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인천 시민들의 노력으로 멸종 위기 종인 저어새 개체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저어새가 서식하는 중국이나 러시아, 일본, 홍콩 등 다른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저어새를 체계적으로 보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저어새는 천연기념물 제205-1호로 지정된 멸종위기종이다. 대만, 홍콩 등에서 겨울을 나고 매년 3월께 남동유수지 인공섬 등 한국으로 돌아온다. 저어새는 4~8월 초 번식한 뒤 11월께 다시 한국을 떠난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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