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의 향기를 찾아가는 길에 봄기운이 완연하다. 눈길이 머무는 산허리로는 산벚나무가 하얗게 흐드러져 꽃등을 밝혔다. 화엄사IC를 지나 국도로 접어들자 따사로운 봄빛 아래서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 벚나무가 꽃 터널로 반긴다. 그 모습이 이제 막 터지기 시작한 팝콘이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열린 듯 보인다. ◆영남 3대 길지 중의 하나 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에 있는 운조루(雲鳥樓)는 '구름 속에 숨은 새'란 뜻으로 유유자적한 삶을 말하며 도연명의 '귀거래사'에서 따왔다고 한다. 대구에서 승용차로 약 2시간 거리다. 국가 민속 문화제 제 8호인 운조루는 안동출신의 지방관료였던 류이주(1726~1797)가 99칸의 집을 지음으로써 그 역사가 시작된다. 운조루를 찾게 된 것은 그간의 역사적 사료를 종합해 볼 때 운조루의 지난 삶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산실이라는 확신에서였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1808년 프랑스 정치가 가스통 피에르 마르크가 처음 사용한 단어로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며 '고귀한 신분(귀족)'이라는 노블레스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주가 합쳐진 것이다. 풍수지리학 적으로 볼 때 운조루가 자리한 집터는 영남 3대 길지
◆ 매혹적인 겨울왕국이 펼쳐지는 칵슬라우타넨 이글루 마을로 불리는 칵슬라우타넨(Kakslauttanen)은 라플란드의 주도인 로바니에미에서 약260km 북쪽에 위치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세계의 여행지로 꼽힌다. 특히 하얗게 눈 덮인 숲 속에 구슬처럼 박혀있는 투명한 유리로 만든 이글루(Glass Iglous)에서 밤하늘을 지붕삼아 잠드는 로맨틱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곳에서 사미족의 삶을 체험하며 흥미진진한 겨울 레포츠를 즐기거나 오로라를 감상하기 위해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다. 소복이 눈 쌓인 로바니에미에서 버스로 출발하자마자 보이는 순백의 라플란드 풍경. 스노우 화이트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 것 같다. 동화 같은 설국의 나라로 가는 운무에 휩싸인 길의 풍경이 더욱 신비스럽게 느껴진다. 오후가 되면서 해는 벌써 기울어가고 하얀 지평선위 노을은 주홍빛으로 점점 진하게 물들어 간다. 오로라 여행의 끝판 숙소로 통하는 칵슬라우타넨은 2개의 마을로 먼저 건설한 소규모의 동쪽과 서쪽 대규모의 마을로 구분된다. 유리이글루가 좋은 동쪽에 예약을 했다. 도로와 가까운 동쪽마을 근처에 버스정류장이 있다. 출발 후 4시간여 지나서 눈 덮인 마을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여행
아파트 값이 다락같이 올라버린 요즈음 마음속에 그림 같은 집 한 채 품고 싶다. 대지는 100~150여 평, 건물은 30~40여 평에 낮은 돌담을 둘러치고 현관문에서 삐딱한 마당 한가운데 동그랗게 자연석으로 쌓아올린 연못 하나 파고 싶다. 이른 봄이면 분홍노루귀와 복수초가 번갈아 피고 늦봄을 맞아 앵두는 빨갛게 익고 살구가 살색으로 익어 가면 좋겠다. 여름이면 오얏(자두)이 검붉게 익고 가을이면 단감이 올망졸망 홍색으로 농익어가는 그런 마음속의 별서정원 하나 품고 싶은 것이다. ◆자연과 인공의 조화.소쇄원 전남 담양에는 조선 전기의 문신이며 조광조의 문하생인 양산보가 자연과 인공을 조화시켜 조성한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정원이 있다. 한국의 전통정원 중 최고의 원림으로 별서정원을 대표하는 소쇄원이 그곳이다. 별서정원이란 세속의 벼슬이나 당파싸움에 야합하지 않고 자연에 귀의하여 전원이나 산속 깊숙한 곳에 따로 집을 지어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기려고 만들어 놓은 정원이다. 그가 세상을 등지고 낙향한데는 1519년(중종 14년) 기묘사화 때문이다. 그해 겨울 기묘사화가 일어나고 조광조는 화순 능주로 유배되었다가 사사된다. 이에 원통함과 울분을 참을 수가 없어 낙향,
하늘에 두둥실 뜬 겨울구름을 볶으면 함박눈이 내린다. 이런 날이면 솜이불 한 채를 선물 받은 기분이다. 문풍지를 찢어 발기 듯 몸서리치던 황소바람이 잦아들고 콧잔등을 찔러대던 칼바람이 훈풍으로 내려앉은 날이기도 하다. 서해안을 따라서 폭설이란 소식을 접하자 미늘에 꿰인 붕어가 되어 선운사로 향한다. ◆지혜의 경계인 구름에 머무르면서 도를 닦은 선운사 도솔산(兜率山) 선운사(禪雲寺)는 백제의 고승 검단선사가 위덕왕 24년(577)에 창건하였다는 설과 신라의 진흥왕(재위기간 540∼576)이 만년에 왕위를 내주고 도솔산의 어느 굴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는데, 이때 미륵 삼존불이 바위를 가르고 나오는 꿈을 꾸고 크게 감응하여 중애사(重愛寺)를 창건함으로써 이 절의 시초를 열었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당시 이곳은 신라와 세력다툼이 치열했던 백제의 영토였기 때문에 신라의 왕이 이곳에 사찰을 창건하였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시대적·지리적 상황으로 볼 때 검단선사의 창건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절이 완성되자 검단선사는 "오묘한 지혜의 경계인 구름(雲)에 머무르면서 도를 갈고 닦아 선정[禪]의 경지를 얻는다" 하여 절 이름을 선운(禪雲)이라 지었다고 전한다.
매년 오는 가을이건만 단풍소식을 접할 때마다 마음은 설레고 한편으로는 이렇게 뭉그적거리다가 구경도 제대로 못하고 가을이 끝나는가 싶어 은근한 조바심이 인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봉화 청량산으로 길을 잡는다. ◆많은 전설을 품은 청량사 봉화군 명호면에 위치한 청량산은 해발 870m로 그렇게 높지 않은 산이지만 수려한 자연경관과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루는 한국의 대표적인 명산으로 1982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특히 2007년 3월에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23호로 지정되어 학술적·경관적·역사적 가치를 입증 받는다. 또한 2008년 5월에 준공된 청량산 하늘다리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산악형 현수교량으로써 현재까지도 많은 탐방객들이 찾고 있다. 나아가 8개의 굴과 4개의 약수가 있다는 청량산에는 옛 선인들의 발자취가 곳곳에 서려 있다. 신라시대 때 명필 김생이 처녀와 내기를 했다는 김생굴, 퇴계선생의 오산당(청량정사), 신라 말 대학자 최치원이 마셨다는 총명수, 청량사를 창건한 원효대사와 소의 전설 등이 그것이다. 청량산과 청량사를 온전하게 감상하려면 맞은편 축용봉(해발 845.2m)을 오르는 것이 좋다. 오르는 길은 임도와 청량산성을 따라서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기운이 감돌자 내 마음속의 풍차는 추풍(秋風)을 잔뜩 품어 세차게 돌기 시작한다.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 많아 붉게 물들고, 카로티노이드(carotinoid)가 다량 함유되어 노란색을 띤다는 원색적인 이론을 떠나 어디로든 가잔다. 등살에 못이기는 척 이곳저곳을 고르고 견주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으로 길을 잡는다. ◆억지춘양의 고장,봉화 춘양을 가다 국립백두대간 수목원은 2008년 광역경제권 30대 선도프로젝트 중 대구·경북을 비롯하여 내륙지방의 활성화를 위한 3대 문화권(신라·가야·유교)의 생태·관광기반 조성사업에 선정됨으로 생겨난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취약한 산림생물자원의 안정적 확보 및 보존·연구를 위한 기후대별·권역별 국립수목원 확충 계획의 일환으로 조성된다. 총면적 5,179㏊, 총사업비 2,201억(토지매입비 포함)원을 투입한 프로젝트로 2009년 착공, 2015년 12월(공사기간 약 7년)에 완공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목원이다. 탐방한 누적인원은 607.630명(2020.10.30.일 현재)이며 수목원 내에는 진입광장을 포함한 35개의 크고 작은 정원을 조성,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봉화 춘양은 겨울철이면 단골
어둠이 용병처럼 빽빽하게 진을 친 현관문을 나서자 귀뚜라미들의 가을소나타가 G선상의 아리아처럼 감미롭다.유래 없는 긴 장마 끝에 몰아닥친 태풍들과 숙질 줄 모르는 늦더위가 초가을을 지우는가 싶어 울적한 심상이라 더욱 반가웠다. 귀뚤귀뚤! 가녀린 울음이 처량하여 형용할 수 없는 그리움을 삯이듯 망부석이라도 된 듯 우두커니 감상에 젖는다.꽃무릇으로 붉게 물들인 불갑사로 떠나본다. ◆많은 문화재를 간직한 불갑사 모악산 불갑사는 전남 영광군 불갑면(佛甲面)모악리에 있는 사찰로써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사 백암산 백양사의 말사다. 창건 시기는 분명하지가 않아 384년(침류왕 원년)에 마라난타(摩羅難陀:생몰년 미상. 백제에 불교를 최초로 전한 인도의 승려)가 창건했다고도 하고, 백제 문주왕 때 행은이 창건했다고도 한다. 이후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 후반에 중창하였고, 고려후기인 14세기경 중창할 당시는 수백 명의 승려가 기거하였으며 사전(寺田)이 10리(4Km)밖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정유재란을 겪은 후 여러 차례의 중창, 중수, 보수를 거치면서 절의 규모가 점차 줄어들어 현재에 이른다. ◆꽃무릇은 상사화와 달라 코로나19로 인해 꽃무릇 축제가 취소되고 이른
제주도 한치낚시 50일 넘는 장마로 인해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수해 피해 지역의 빠른 복구를 바라고 그 지역 주민도 일상 생활로 빠른 복귀를 바라는 응원을 보냅니다. 지금 시기에 딱히 수해 피해지역이 아니더라도 민물 낚시를 간다는 것은 생각도 못하는 상황이어서, 이제 비가 그만 내리기를 바라며 뉴스에 귀를 기울였다. ◆무거운 마음으로 제주 낚시여행=가족과 올해초 제주도 여름 휴가 계획을 세웠기에 8월10일 김포공항에서 제주로 무거운 마음을 갖고 낚시여행을 시작했다. 그런데 첫날부터 심상치 않게 태풍 장미가 발목을 잡는다. 우리가 삼일동안 쉴 수 있는 펜션과 낚싯배를 운영하는 제주 팬더레저의 임진서(48) 대표를 만나기 위해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로 이동하는 중간에 태풍 장미의 영향으로 차량이 간혹 흔들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하늘의 먹구름이 파란 하늘과 섞여 있다는 것이다. 임진서(이하 팬더) 대표와 오랜만의 반가움을 뒤로하고 저녁에 한치낚시를 할수 있는지를 물었더니, "오늘은 태풍주의보여서 출항 할수 없습니다. 이곳 펜션에도 바람이 이정도인데 바닷가는 이보다 심하고 일단 해경에서 출항을 막고 있고 오늘이 문제가 아니라 내일이 걱정이 됩니다. 선배님,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