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별세한 ‘시대의 지성’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문학, 언론, 학문, 출판, 문화 기획, 행정 등 다양한 방면에 큰 족적을 남겼다. 고인은 변화의 시기마다 특유의 혜안과 통찰로 시대정신과 문화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20대 초반 문학 평론으로 문단에 등단한 고인은 평론가 외에도 소설가, 시인 등 문인으로 활동했으며 대학 교수로, 문학 이론가로도 탁월한 자취를 남겼다. 그의 활동은 문학의 경계를 넘어 언론 분야에서도 두드러졌다. 고인은 서울신문 논설위원을 비롯해 경향신문, 중앙일보, 조선일보 등의 논설위원을 역임하며 당대 최고 논객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는 1958년 서울대 국문과 동기였던 강인숙 건국대 명예교수와 결혼했다. 지금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영인문학관은 고인과 부인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고인은 이곳에서 생의 마지막까지 글쓰기를 멈추지 않고 ‘시대의 지성’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고인의 사유와 저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우상 파괴’, ‘한국인’, ‘문화’, ‘디지로그’, ‘창조’ 등으로 집약된다. 그를 문단과 지성사에 명확하게 각인시킨 것은 데뷔작 ‘우상의 파괴’였다. 고인은 이 평문에서 당시 문단의 거두였던 김동리를 비롯한
‘시대의 지성’, ‘한국을 대표하는 석학’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지난 26일 별세했다. 향년 89세.고인은 2017년 암이 발견돼 두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생애 마지막에는 항암 치료를 거부하고 집필에만 몰두했다.충남 아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문리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56년 ‘우상의 파괴’로 문단에 등단했다. 이 평론에서 고인은 주류 문단의 가식적 행태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으며 이 글로 전후 세대를 대표하는 이론가로 부상했다. 고인은 88년 서울올림픽 개회식과 폐막식 총괄 기획을 맡았으며 1990년 초대 문화부 장관을 역임했다. 고인은 2006년 4월 20일 광주일보 창사 54주년을 맞아 진행한 인터뷰에서 “다가올 후기 정보화 시대에는 ‘디지로그형 인간’이 희망”이라며 “그런 면에서 광주는 한국의 미래이자 희망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광주의 아티스트는? 이달의 문화행사는? 광주의 핫플레이스는? 작품을 구매해볼까?예술가와 소통하는 커뮤니티 중심의 플랫폼이 최근 잇따라 오픈해 눈길을 끈다.먼저 광주문화재단이 오픈한 광주문화예술 플랫폼 ‘디어 마이 광주’(Dear My Gwangju·친애하는 나의 광주)가 지난 8일 공식 오픈하고 시민들 곁으로 다가왔다.디어 마이 광주는 문화로 소통하는 놀이터 역할을 지향한다. ‘너와나의 문화생활을 자랑하고 공유하는 놀이터! 문화 인싸들의 최신 소식을 실시간으로’라는 문구처럼 누구나 콘텐츠를 쉽게 업로드하고 예술가와 직접 소통할 수 있다. 다양한 문화예술정보를 공유하고 교류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커뮤니티형 플랫폼이라는 특성에 맞게 광주에서 펼쳐지는 공연, 전시 등의 정보 외에도 예술인을 팔로잉하고 소통하며 작품 활동을 접할 수 있다. 한마디로 필요한 문화예술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디어 마이 광주는 모두 6개의 메뉴로 구성돼 있다. 문화생활을 즐기고 콘텐츠를 공유하는 문화예술 놀이터 ‘커뮤니티’, 예술가의 작품을 온라인에서 감상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아트스토어’, 아티스트 간 필요한 정보를 나누고 콜라보작업을 제안하는 창작발전소 ‘아트콜라보’, 다양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무등산국립공원, 양림역사문화마을, 광주호 호수생태공원, 월봉서원, 목포해상케이블카, 죽녹원,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백제불교최초도래지…. 지역의 문화기관·관광지 등 20곳이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안심관광지 125선에 뽑혔다. 한국관광공사는 ‘우리나라 2021~2022 외국인 방문객을 위한 안심관광지 125선’을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안심관광지는 외래 여행객이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는 국내 방역 우수 관광지 125곳을 선정, 알리는 사업이다. 광주에서는 아시아문화전당, 지산유원지, 서창한옥문화관, 빛고을농촌테마공원을 비롯해 모두 10곳이 전남에서도 여수 예술랜드,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쑥섬, 강진만생태공원, 청산도 슬로길, 퍼플섬 등 10곳이 선정됐다. ◇광주 안심관광지 먼저 문화전당은 아시아 과거와 현재의 문화예술을 모티브로 미래지향적인 결과물을 생산해내는 국제적인 예술기관이다. 앞서 문화전당은 한국관광공사의 ‘이색지역명소(코리아유니크베뉴) 40선’에 뽑혔으며 ‘한국의 아름다운 건축물 가이드북’등에 소개됐다. 특히 ‘광주의 센트럴파크’로 불리는 하늘정원은 관람객들에게 도심 속 치유와 휴식, 일상 속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편안
문화재청은 외국인에게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기 위한 ‘올해의 대표 홍보 문화유산’ 5종을 선정했다. 여기에는 한복, 경복궁을 비롯해 팔만대장경<사진>, 백제역사유적지구, 조선왕조 궁중음식과 떡이 포함됐다. 이들 대표 문화유산은 2000여 명의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와 설문조사로 결정됐다.외국인 조사 문화유산에는 유형 5개(숭례문, 경복궁, 하회와 양동, 백제역사유적지구, 팔만대장경)와 무형 5개(한복, 아리랑, 판소리, 조선왕조 궁중음식, 떡)가 대상이었다. 또한 내국인 조사 5개 유산 결과로 한복 293명(28.8%), 경복궁 155명(15.3%), 팔만대장경 145명(14.3%), 백제역사유적지구 121명(11.9%), 조선왕조 궁중음식과 떡 118명(11.6%)로 나타났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선정된 5개 대표 문화유산 홍보계획을 수립해 올해 집중적인 홍보를 진행할 예정이다./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광주문화재단, 광주비엔날레,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등 광주 문화기관의 실무와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사무처장과 학예실장의 채용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지역 문화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채용은 사실상 민선 7기 이용섭 광주시장의 마지막 문화기관 실무책임자에 대한 공모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광주시와 지역 문화계에 따르면 광주문화재단은 지난달 사무처장이 임기를 마침에 따라 현재 신임 사무처장 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서류 접수 절차는 마무리됐고 모두 13명의 응모자가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면접은 16일 오전 10시 빛고을시민문화관 4층 다목적실에서 개별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 창립 11주년을 맞는 문화재단은 시민의 창조적 문화 활동과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설립된 만큼, 사무처장은 무엇보다 문화재단 사업 관련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조직관리 능력이 요구된다.특히 사무처장이 대표이사의 경영을 보좌하는 자리임을 감안하면 조직의 인화, 살림살이 등에도 밝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문화기획과 문화공간에 대한 이해, 문화 지원 및 교육에 대한 전문성 외에도 지역 문화계와의 소통도 중요한 자질로 평가된다.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타 문
다음에 말하는 그는 누구일까. 조선완조실록, 성호사설, 택당집, 계서야담, 증보해동이적 등에 실존인물로 소개돼 있다. 소설의 주인공인 동시에 실존 인물이었다. 그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반역자, 도적”으로 기록돼 있는 반면 이상국을 건설한 의적으로 그려졌다. 맞다. 그는 시대의 의적 홍길동이다.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에 보면 그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출몰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억압받던 이들에게는 의분을 풀어주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했지만, 부정한 관료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문헌에 따르면 홍길동은 15세기 중엽 명문가의 자제로 태어났다. 그러나 서자인 탓에 출사에 제약을 받았다. 당시에는 국법에 따라 첩의 자식은 관리가 될 수 없었다. 그는 좌절과 울분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가혹하고 쓸쓸한 날들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차별 없는 세상에 대한 염원이 끓어올랐다. 그는 자신과 뜻을 함께하는 이들을 규합했다. 썩어빠진 세상을 갈아엎고 새로운 세상을 열고 싶었다. 사람들은 그를 ‘의적’(義賊)이라 부른 이유다. 신출귀몰해 부정축재자에게서 재물을 빼앗아 가난한 이들을 도왔다. 통쾌한 일이
조태일, 박봉우, 이성부, 최하림, 범대순, 김남주, 문병란….이들 시인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무등산’을 바라보며 무등산을 노래했던 시인들이라는 점이다.무등산은 한국 근대현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광주의 진산’이자 ‘광주의 어머니’다. 멀게는 일제강점기와 분단 그리고 6·25동족상잔에서부터 가깝게는 군부독재와 5월 항쟁에 이르기까지 그 간난고초의 역사가 산등선 굽이굽이 서려 있다. 그뿐인가. 의재 허백련, 화가 오지호, 오방 최흥종, 삼애다원, 해방직후의 화순탄광사건, 6·25와 빨치산, 무등산 타잔 박흥숙, 5월항쟁과 주남마을, 이철규와 제4수원지, 천왕봉과 군부대 등 수다한 역사와 아픔이 서려 있고 반면에 문화와 예술이 깃들어 있다.무등산을 노래한 시집 ‘오늘, 우리들의 무등-시로 읽는 무등산’(문학들)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작품집은 오월문예연구소(소장 채희윤)의 기획으로 출간됐다.시집에는 작고한 고정희, 김남주, 문병란, 박봉우, 범대순, 이성부, 조태일, 최하림 시인을 비롯해 강인한, 곽재구, 김준태, 김희수, 나해철, 문순태, 박두규, 염창권, 이대흠, 임동확, 최두석 신인 등 총 69명의 ‘무등산 시’ 69편이 수록돼 있다.
국립광주박물관은 29일부터 2월 2일까지(단, 2월 1일 설날 당일 휴관) 온·오프라인으로 설맞이 우리 문화 한마당 ‘박물관에 왔어~흥’을 개최한다. ‘어~흥나는 광박이 게임: 광박이 미션’(30일)은 ‘오징어 게임’(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의 전통놀이)를 모티브로 한 메타버스 미션 팀 빌딩으로 홈페이지 사전 신청자에 한해 진행될 예정이다. 박물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는 ‘사라진 레스토랑’(1월 29일~2월 2일)은 마법 레스토랑에 방문한 사라진 위인들의 이야기로, 위인과 마술 종업원의 대결로 진행되는 스토리텔링 마술공연이다. 설 연휴기간 중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을 위해 ‘호랑이 친구 모두 모이세호’, ‘범인발견(박물관 속 호랑이 찾기)’, ‘어흥어흥 신통방통 윷점, 어~흥나는 광박이 게임: 전통&추억의 놀이’를 진행한다. 어린이박물관은 홈페이지 사전 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신라 제38대 원성왕 때의 일이다. 벽골제가 축조된 지 오랜 시일이 지나 보수를 해야 할 시기였다. 당시 김제를 관할하던 태수에게는 단야라는 딸이 있었다. 당대 최고의 토목기술자인 원덕랑이 김제에 도착한다. 멀리서 그를 지켜보던 단야는 이내 원덕랑을 흠모하기에 이른다. 예나 지금이나 사랑 앞에는 늘 난관이 자리하고 있는 법. 당시 벽골제 인근 지역에서는 하나의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었는데, 대규모 공사를 앞두고는 반드시 용이 사는 계곡에 제물을 바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연의 일치인지 그 무렵 원덕랑의 약혼녀 월내가 김제 벽골제에 당도했다는 소문이 돈다. 태수는 자신의 딸 단야가 원덕랑을 못 잊어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계략을 세운다. 월내를 붙잡아 제물로 바쳐야겠다는 계책이었다. 그러고 나면 공사도 큰 어려움 없이 끝날 테고 딸의 사랑도 이루어질 거라는 기대였다. 그러나 단야는 아버지의 음모를 알아채고 만다. 마음이 비단이었던 그녀는 스스로 용의 제물이 되는 길을 택한다. 그것만이 아버지의 살인을 멈추게 하고, 원덕랑과 월내의 사랑도 지켜줄 수 있었다. 결국 단야의 희생으로 벽골제 보수 공사는 무사히 끝난다. 벽골제 제방에 올라선다. 끝 간 데 없이 들이 펼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