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시대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문학은 당대 사회 변화에 민감하게 반영하는 예술장르라는 의미다.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올해 신춘문예 또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았다.2022 광주일보신춘문예 심사가 완료됐다.이번 심사는 16일 본사 편집국 9층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함정임 소설가, 이병률 시인, 이미례 동화작가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올해 응모작은 시 1435편, 소설 152편, 동화 136편 등 모두 1723편이 투고돼 예년 수준의 응모 현황을 보였다. 언급한 대로 올해 신춘문예는 코로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불안과 거리두기, 고립된 자아, 디지털 데이터 서사화, 환상적인 분위기 등을 다룬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한편으로 미래를 향한 긍정, 글쓰기 자체에 대한 위안 등은 여전히 문학에 대한 열망이 뜨겁다는 사실을 보여준다.예년과 마찬가지로 투고자의 면면도 다양했다. 특히 올해는 장년, 노년층의 작품이 많이 응모됐다. 직장을 은퇴하거나 생업에서 물러난 이들이 뒤늦게 문학에 입문해 창작의 열정을 견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투고자들의 거주지도 광주전남 외에도 전국에 분포할 만큼 다양했다. 서울과 수도
고대 옥문화를 아시아 시각에서 비교해 보는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열린다.국립나주박물관(관장 은화수)는 오는 17일 ‘아시아의 옥 문화’를 개최한다. 이번 심포지엄은 특별전 ‘금은보다 귀한 옥’(오는 2얼 6일까지)과 연계해 열리며 고대 마한과 백제권의 옥 문화와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중국, 일본 등 고대 아시아의 옥 문화를 비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1부에서는 ‘아시아의 옥 문화 연구’라는 주제의 기조강연, ‘고대 구슬 연구를 위하여’(권오영 서울대학), ‘고대 동남아시아 옥 문화의 연구 현황과 과제’(허진아 전남대)가 발표된다. 이어서 영상 발표로 ‘중국 남방 고대의 구슬장식:기원전 200년부터 기원후 500년까지’(홍샤오춘·호주국립대), ‘고대 일본 옥 연구의 현상과 과제-대외교섭의 문제를 중심으로’(다니자와 아리·나라문화재연구소)가 이어진다.2부는 ‘마한·백제 옥 문화 연구’를 주제로 마한·백제권의 옥 문화의 변화 모습을 살펴본다. ‘마한-백제 권역 출토 유리구슬의 생산과 유통’(박준영 서울대), ‘영산강유역권 마한~백제 구슬의 특징과 변천’(김미령 호남문화재연구원), ‘호남지역 백제고분 출토 경옥제 곡옥의 과학적 분석’(유혜선 국립중앙박물관)을 주제로 발표
광주, 자카르타, 나오시마, 암만, 타이페이 등 아시아 5개국 도시를 온라인 콘텐츠로 만나는 문화여행이 22일까지 펼쳐진다. 코로나로 해외 교류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전당장 직무대리 이용신)이 아시아문화원(ACI·원장 이기표)과 함께 아시아 5개국 도시와 예술계를 소개하는 온라인 콘텐츠를 마련했다. ACC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매주 공개되는 ‘클링크 : 클릭 아워 스튜디어’이 그것. 영상은 광주를 비롯해, 자카르타(인도네시아), 나오시마(일본), 암만(요르단), 타이페이(대만) 등 5개국 도시의 기획자와 예술가 등이 각자의 도시와 예술계를 설명하는 내용을 담았다.한국 서영기 작가와 대만 황 완린 작가는 고유의 시선으로 광주와 타이페이를 표현한 작품을 비롯해 창작 공간과 역사, 지역 먹거리, 볼거리 등을 소개한다. 일본의 시타미치 모토유키 작가는 예술 관광지 나오시마섬의 이야기를 실제 차를 타고 여행하는 듯한 영상으로 보여주며, 인도네시아 닌 자니 기획자는 창작공간인 아르코 랩스를 통해 자카르타 예술계 흐름과 동향 등을 소개한다.요르단의 안세은 작가와 오마르 사왈라 영상감독은 암만의 자연 풍광과 아울러 중동국가 예술인의 이야기를 인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문인 가운데 김수영 시인과 이병주 작가는 그 문학적 위상이 남다르다. 삶이 역동적이었고 작품 세계가 하나로 집약되지 않을 만큼 다채롭고 한편으로는 도발적이었다. 무엇보다 시대와 불화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얼마 남지 않은 한해, 한국문학에서 남다른 위상과 저마다 독특한 작품세계를 개척했던 두 문인, 이병주 작가와 김수영 시인의 삶과 문학을 조명한다. 섬진강을 지나 전라도 끝자락을 넘어서면 하동이다. 지리산의 줄기는 언제나 근엄한 자태다. 지리산은 심지 굳은 사내의 느낌이 묻어난다. 쉽게 곁을 주지도, 그렇다고 한번 내 준 품을 쉽사리 거두지도 않는다. 지리산은 명민하면서도 따뜻한 그러면서도 지혜로운 산이다. 그에 반해 하동은 시정(詩情)이 넘치는 고장이다. 왜 아니겠는가. 강의 동쪽이라는 지명부터 외지 사람들을 설레게 한다. 앞으로 그다지 넓지 않은 벌판이 펼쳐져 있고, 지리산을 따라 흘러온 강줄기가 벗하고 있다. 하동에 가는 이들은 지리산과 섬진강, 비옥한 땅 모두를 보게 되는 호사를 누린다. 통일신라 이전에는 한다사군으로 불렸고 경덕왕 때 지금의 하동이 되었다. 그렇듯 지명과 풍광에는 오랜 세월의 역사가 담겨 있다. 섬진강 동쪽
작은 불꽃이 부스스 일었다. 마침내 마른 나무에 불이 붙었다. 불꽃은 고대의 시간 속으로 서서히 역류해 들어갔다. 늦가을 장작 타는 냄새가 코끝을 스치고 허공으로 퍼졌다, 이제 가마는 뜨거운 불을 견뎌내야 한다. 최소 3일 이상 1200도 이상의 고온의 열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비로소 그릇이 될 수 있다.마한토기 복원을 위한 소성(燒成) 작업은 그렇게 시작됐다. 토기 복원은 1500여 년 전 역사 속으로 떠나는 시간여행이다. 고대인들의 다양한 삶과 문화를 간접체험 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담양 봉산면에 있는 (재)호남문화재연구원(이사장 임영진)은 29일 오전 연구원 내 자리한 가마에서 마한토기 복원을 위한 소성작업을 공개했다.이번 복원작업은 마한역사문화권이 포함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시행에 따라 이뤄졌다. 전통문화와 문화재, 매장문화재에 대한 조사 등의 학술사업이 연구원의 설립목적이라면, 이번 토기복원은 연구원의 정체성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토기는 문헌자료가 부족한 고대사회의 면모를 파악하는 데 있어 널리 사용되는 고고학 자료다. 매장 유적뿐 아니라 주거시설이나 무덤 등에서 출토되는 까닭에 특정 사회의 다양한 모습들을 담고 있다.대체로 고분에
지구의 파괴된 환경에서 인류는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과연 인류는 지구를 떠나야 할까? 예술적 상상력으로 지구의 새로운 영토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을 탐구하는 전시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전당장 직무대리 이용신)이 청년작가 레지던시 결과전시 ‘새로운 지구 행성으로의 이주’ 전을 진행중이다. 오는 12월 5일까지 ACC 복합2관.조주현 큐레이터(연세대 겸임교수)가 총괄 기획했으며 예술가, 전시 기획자, 과학기술연구자 등이 인류학과 자연과학에 예술적 상상을 모색했다. 이번 전시에서 레지던시 공모에 선발된 8팀 9명의 입주작가들은 코로나로 인한 침묵을 깨고 8가지의 전술을 발휘한다.먼저 신재은 작가는 인간/비인간의 불편한 관계를 중심으로 예술가의 역할을 강조한다. 임의그룹은 환경과 사람의 관계 설정에서 도태된 사람들 등에 관한 얘기를 퍼포먼스 필름을 통해 재현한다.장은하 작가는 제2차 세계대전 전후 식용목적으로 아시아로 유입된 외래종을 연구한 결과를 가상의 인물을 통해 발표하며, 황선정 작가는 땅 속 균사체의 지능과 지혜를 모티브로 영상설치와 퍼포먼스를 펼친다.박지수 작가는 소음공해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작품을 준비했으며, 나혜수 작가는 재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풀’ 중에서) 우리 현대문학사에 빛나는 시인으로 김소월, 정지용, 백석 등을 꼽을 수 있다. 김소월은 전통시의 율격의 아름다움을 지향했다. 정지용은 회화적인 언어 감각이 남달랐다. 비록 ‘친일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지만 신화적, 탐미적 언어를 구사했던 서정주 시인도 있다. 백석 시인은 토속적 언어에 우리의 정서를 심미적으로 노래해 많은 시인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이들의 위상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시인이 바로 김수영(1921~1968)이다. 김수영의 문학적 자장은 오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 아니라, 끊임없이 후세대에 의해 소환된다. 작품이 지닌 의미와 시대성이 당대를 넘어 여전히 현재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더불어 김수영은 가장 시적인 삶을 살았던 문인이었다. 시와 함께 살았고 시와 함께 투쟁했으며 결국엔 시처럼 생을 마감했다. 그는 불의한 시대와 타협할 줄 몰랐다. 아니 타협하지 않고 올곧게 자신의 목소리를 작품으
현대인들은 바쁘다.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역설적으로 과학문명이 발달하고 정보화가 진행될수록 여유가 없어진다. 마치 기계의 부속품 같다. 이러한 때 한적한 산사를 찾아 천년고찰의 고즈넉한 향기에 젖어보는 것도 좋다. 바람소리, 물소리를 벗 삼아 한가롭게 전통 문화를 감상하다 보면 한결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너그러워진다. 도심 속에 힐링과 여유, 수행을 하며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눈길을 끈다. 지리산 화엄사(주지 덕문)의 ‘빛고을포교원’이 최근 광주시 광산구 하남동에 둥지를 틀었다. 본사인 화엄사는 민족의 영산 지리산 자락에 있는 천년대찰이자 역사의 유구함과 빛나는 문화유산을 간직한 명찰이다. 또한 수행의 역사가 면면히 이어져 온 수행도량이기도 하다. 그 화엄사가 변화하는 시대상에 맞춰 도심에 포교원을 개설한 것. 그동안 본사 위주의 수행가풍을 유지, 계승해왔으나 좀더 시민과 불자들 곁으로 가까이 하기 위해 도심에 수행처를 연 것이다. 오는 20일 개원을 앞두고 방문한 이곳은 번잡한 도심에서 떨어진 곳이라 다소 한갓졌다. 물론 주위에 아파트가 들어서 있지만 숲처럼 사방을 에워싸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외곽 쪽으로는 산과 들이 펼쳐져 있고 반대쪽으
‘광주판스타’ 김산옥의 사회로 펼쳐지는 ‘전라도말 소리공연’의 묘미는 어떨까? 풍물패 연합팁의 마당밟기에 맞춰 신명나는 어깨춤을 춰보는 것은 어떨까? 시민예술축제 무등울림에 가면 전통문화를 매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이번 행사는 무등산 인근 5개 미술관과 무등육아원·차생원도 함께 참여해 그 의미가 더 깊다. 광주문화재단이 주최하고 무등울림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2021무등울림축제가 12일부터 14일까지 전통문화관과 일대에서 열린다. ‘동네방네 무등울림’을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축제에서는 전라도말 소리공연, 버꾸놀이, 풍물패 마당밟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실내 공연은 문화재단 전통문화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만날 수 있으며, 야외 공연 및 관람은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즐길 수 있다.먼저 축제 서막(전통문화관 너덜마당)은 광양버꾸놀이보존협회가 선사하는 ‘무등의 버꾸놀이’로 연다. 오후 6시 서석당에서는 최근 ‘조선판스타’ 우승자인 김산옥 국악인의 사회로 ‘전라도말 소리공연’이 펼쳐진다.시민과 전통예술 애호가들이 친숙한 ‘진도아리랑’, ‘통영개타령’, ‘꽃이피었네’, ‘남한산성’, ‘쾌지나칭칭나네’ 등을 전라도 사투리로 개사해 소리를 선사한다
최근 광주문화재단(대표이사 황풍년·이하 재단)이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출범 당시 재단 건물 외벽에 걸린 캐치프레이즈가 ‘문화의 숲을 가꾸는 농부가 되겠습니다’였다. 이제는 가꿔진 숲을 토대로 실질적인 열매가 맺힐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높이고, 문화로 풍요로운 광주를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다.그동안 재단이 추진했던 다양한 사업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 5월 광주정신을 예술로 승화시켰던 뮤지컬 ‘광주’, 관현악 편곡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이 그것이다. 또한 광주의 터무니를 찾기 위한 ‘도시의 뿌리를 찾는 광주학’은 광주 역사를 발굴하고 체계화하는 콜로키움 사업으로 각광을 받았다. 이밖에 미디어아트 특화공간, 예술과 시민의 문화공간 빛고을시민문화관도 시민의 문화 향유에 기여했다. 다음은 지난 10년간 재단의 변화와 성과,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정리한 내용이다.▲숫자로 보는 10년의 발자취=재단이 발간한 백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재단은 1842개 문화예술단체에 약 203억 원을 지원했다. 출범 초기인 2011년에 208개 단체에 13억 원을, 지난해에는 182개 단체에 21억 원을 지원했다. 2018년에는 204개 단체에 25억 원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