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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탄생 100년’ 김수영 시인 삶과 문학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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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업회 창립, 詩 정신 계승
유튜브 시국악 공연·명사 강연
인문서 ‘길 위의 김수영’ 출간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풀’ 중에서)

우리 현대문학사에 빛나는 시인으로 김소월, 정지용, 백석 등을 꼽을 수 있다. 김소월은 전통시의 율격의 아름다움을 지향했다. 정지용은 회화적인 언어 감각이 남달랐다. 비록 ‘친일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지만 신화적, 탐미적 언어를 구사했던 서정주 시인도 있다. 백석 시인은 토속적 언어에 우리의 정서를 심미적으로 노래해 많은 시인들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이들의 위상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시인이 바로 김수영(1921~1968)이다. 김수영의 문학적 자장은 오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 아니라, 끊임없이 후세대에 의해 소환된다. 작품이 지닌 의미와 시대성이 당대를 넘어 여전히 현재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더불어 김수영은 가장 시적인 삶을 살았던 문인이었다. 시와 함께 살았고 시와 함께 투쟁했으며 결국엔 시처럼 생을 마감했다. 그는 불의한 시대와 타협할 줄 몰랐다. 아니 타협하지 않고 올곧게 자신의 목소리를 작품으로 구현했다.

 

 

김수영 탄생 100주년(11월 27일)을 맞아 그의 문학과 삶을 조명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100주년 기념전, 유튜브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시(詩)국악 공연, 명사 초청 강연을 비롯해 100주년을 기념하는 책이 발간되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탄생 100돌을 맞아 김수영기념사업회가 출범하는 등 김수영 삶과 문학을 다각도로 이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지난 12일 출범한 기념사업회는 ‘김수영 마을’ 조성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기념사업회는 “김수영 시인의 문학과 삶을 담은 공간을 마련하고 운영 프로그램을 개발해 대중이 김수영 문학을 더 가까이 접하고 향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념사업회 초대 대표는 정희성 시인이 맡았다. 1981년 제1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정 대표는 올곧은 시를 썼던 김수영 시인의 시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 5층에서는 기념전도 열린다. 오는 30일까지 열리는 탄생 100주년 기념전 ‘아 김수영’을 기획하고 추진한 이는 김발렌티노 씨다. 김수영을 좋아하는 문학청년이었던 그를 비롯해 박제동 화백 등이 모두 25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김수영의 초기 시는 모더니즘과 관련한 작품이 많았다. 이후 그는 현실의 부조리와 부당함에 목소리를 내는 참여시인으로 변한다. 자유를 추구하고 자유를 외쳤던 그는 ‘시여, 침을 뱉어라’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시작은(詩作)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온몸으로 동시에 밀고 나가는 것이다”

그의 삶과 사유, 시에 대한 열망을 보여주는 강연과 시국악공연을 담은 유튜브도 김수영 문학관 홈페이지에서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100주년을 기념해 문학관이 황동규 시인과 유성호 평론가를 초청해 연 ‘명사와의 대화’는 김수영에 대한 작품과 삶의 면모 등을 담았다.

 

 

온라인으로 진행한 시(詩) 국악 공연도 있다. 도봉문화재단이 마련한 공연에서는 이음예술단의 ‘자유와 사랑의 변주곡’을 만날 수 있다. 시와 국악의 융합은 김수영의 문학을 폭넓게 이해하는 단초를 제공한다.

아울러 문학관이 평론가 유종호를 초청해 열었던 강연도 유튜브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다시 보는 김수영 시인-모더니즘의 승리’는 김수영을 깊이 이해하는 동시에 치열하게 한 시대를 살았던 시인의 삶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탄생 100주년을 맞아 출간된 책도 관심을 끈다. 김수영문학관 운영위원장인 홍기원이 펴낸 ‘길 위의 김수영’은 출생부터 사망까지 시인의 행적 전반을 취재해 쓴 책이다. 저자는 김수영의 삶을 드러내는 장치로 ‘길’과 ‘장소’를 선택해 시인의 삶의 빛과 그림자를 쫓았다.

저자는 “시인이 원했던 사회는 자신이 쓰고 싶은 글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아무런 제약 없이 쓸 수 있는 사회였다. 그래서 언론 자유를 외쳤다”며 “백 퍼센트 언론 자유를 요구하는 김수영 시인 자신의 일상적 삶의 자세는 솔직한 글쓰기였다”고 평한다.

이밖에 김수영 50주기 기념 학술 논문집 ‘50년 후의 시인-김수영과 21세기’도 오늘도 뜨겁게 살아있는 시인 김수영을 만나는 의미 있는 책이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