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출신 조정(사진) 시인이 제22회 노작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그라시재라’(이소노미아)이며 상금 3000만원.노작홍사용문학관은 제22회 노작문학상 수상작으로 조정 시인의 ‘그라시재라’를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노작문학상은 일제 치하에서 동인지 ‘백조’를 창간해 낭만주의 시 운동을 주도했던 노작 홍사용의 정신을 기리고자 2001년 제정됐다.이번 수상 시집은 작품이 모두 전라도 방언으로 돼 있어 눈길을 끈다. “나는 꽃 중에 찔레꽃이 질로 좋아라/ 우리 친정 앞 또랑 너매 찔레 덤불이/ 오월이먼 꽃이 만발해가꼬/ 거울가튼 물에 흑하니 비친단 말이요/ 으치께 이삔가 물 흔들리깜시/ 빨래허든 손 놓고 앙거서/ 꽃기림자를 한정없이 보고 있었당께라”(‘서시’ 중에서) 또한 시집 제목 또한 전라도 방언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첫눈에도 전라도 정서가 물씬 배어나오는 시집은 정이 듬뿍 담긴 전라도 말을 환기한다는 점에서 이채롭다.정희성 시인 등 심사위원은 “전라도 서남 방언을 바탕으로 모어의 확장 가능성과 그 아름다움을 한껏 보여주고 있다”며 “현대사에서 격락되거나 묻힌 부분을 여성 주인공들의 목소리로 복원, 재구조화한 점에서 여성 서사의 새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전당장 이강현) 공간 가운데 라이브러리파크는 아시아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도서와 신문, 잡지 등이 소장돼 있는 곳이다.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 등은 향후 다양한 콘텐츠와 교육 자료 등으로 활용돼 시민들에게 자료의 가치를 발견하고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ACC의 소장 아카이브 자료를 좀 더 쉽고 친숙하게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강의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2022 인조이(Enjoy) 라이브러리 파크!’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강의는 남도 민속학의 대부 ‘지춘상’, 양림동이 낳은 음악인류학자 ‘정추’ 등이 포함돼 있어 이목을 끈다. 오는 24일부터 12월까지 총 5종 19회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 가운데 1차로 오는 24일부터 9월 24일까지(매주 수요일 오후 3시) 5회 강연이 라이브러리파크 B4 강의실에서 열린다. 먼저 24일 첫 강의는 나경수<사진> 전남대 국어교육과 명예교수가 문을 연다. 나 교수는 ‘지춘상의 남도 놀이-광주 칠석 고싸움놀이와 진도 해남 강강술래’를 주제로 시민들을 만난다. 고(故) 지춘상 교수는 ‘광주칠석고싸움놀이’(국가무형문화재 제33호) 와 강강술래(국가무형문화재 제8
소나무 숲이 안온히 감싼 지형이 눈에 들어온다. 우람하면서도 단정한 소나무 숲은 기품있는 선비의 풍모를 닮았다. 직립의 자세는 아니다. 풍상에 자연스럽게 굽은 자태는 그 자체로도 세월의 무게를 말해준다. 오래된 소나무 숲이 발하는 향기는 그윽하면서도 깊다. 숨을 가득 몰아쉬면 솔향의 잔향이 코끝으로 아슴하게 밀려온다.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면 소나무 숲은 커다란 학이 날개를 펼친 듯한 모습이다. 바람에 조금은 휠지언정 꺾이지는 않으리라는 결기를 읽을 수 있다. 고고하고 반듯한 소나무가 아닌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껴안은 소나무는 인간의 역사를 대변한다. 남계서원(濫溪書院)은 소나무 숲을 배경으로 한다. 우리의 자연 산천 어느 곳인들 소나무가 없으련만 이곳의 소나무 숲은 그림 같다. 동양화 화폭의 배경이 되는 그런 소나무 숲이다. 잠시 한눈을 팔면 금방이라도 신선이 나올 법한 그런 느낌이 감돈다. 경남 함양군 수동면에 있는 남계서원은 조선전기 정여창(鄭汝昌·1450~1504)을 배향하기 위해 건립된 곳이다. 학문과 덕행과 지조가 남달랐던 정여창의 됨됨이를 후세에 알리고 계승하자는 취지다. 인근 들녘에 남계(濫溪)라는 내가 흐르고 있어 자연스럽게 서원의 이름도 그
기후위기 시대, 물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물과 인간의 관계를 되새겨 보고자 기획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전시 ‘아쿠아 천국’(9월 12일까지)이 관람객 5만 명을 돌파해 눈길을 끈다. 이번 5만 명 돌파는 지난 6월 9일 개막 이후 59일 만에 거둔 성과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아쿠아 천국’의 15일 기준 입장객 수가 5만4000여 명을 넘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프랑스 출신 작가 11명의 작품 14점이 선을 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물에 관한 다양한 관점을 모티브로 어린이는 물론 성인들도 즐길 수 있도록 작품을 배치했으며 시각적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췄다.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제주도 예술가 단체 ‘에코 오롯’의 ‘바다의 눈물’, ‘플라스틱 만다라’, ‘제주산호뜨개’. 직접 체험이 가능하도록 전시를 구성해 물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프랑스 출신의 작가 아드리앵 엠(M) & 클레어 비(B)의 작품 ‘아쿠아 알타-거울을 건너서’ 도 인상적이다. 베니스 대홍수(2019년)를 배경으로 두 남녀의 이야기를 입체적인 책과 증강현실로 구현해 이색적인 상상을 환기한다.한편
‘아시아’, ‘이주’, ‘여성’. 세 언어가 환기하는 공통점은 무엇일까? 소외와 약자 그리고 비주류를 함의한다. 글로벌시대가 가속화되면서 집을 떠나야 하는 아시아인, 그 가운데 여성들이 늘고 있다. 특히 요즘 들어 이주의 여성화라 불릴 만큼 이주자 중 여성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여성들은 왜 집을 떠나는 것일까? 다소 도발적이며 안타까운 이 질문에 대해 다각도로 살펴보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전당장 이강현)이 아시아 여성과 이주에 대한 관점을 제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오는 13일부터 9월 24일까지 진행하는 ‘떠난 자들의 행진: 여성과 이주’가 그것.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ACC 라이브러리파크 상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동시대 여성과 이주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현상과 의미, 대안 등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본다. 첫 번째 문은 오는 13일 라이브러리파크 특별열람실에서 연세대 김현미 교수가 연다. 김 교수는 ‘왜 여성은 집을 떠나는가’를 주제로 이주화 여성을 강연한다. 여성들이 집을 떠나 무엇을 얻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지 이야기하며 특히 이주 여성의 목소리를 매개로
여름방학을 맞아 다양한 프로그램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기다리고 있다. 여름방학을 가장 즐겁게 지내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시원한 박물관에서 체험하는 문화 피서. 올해도 지역 국립박물관이 다채로운 전시와 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국립광주박물관 역사문화실, 공연 등 다채 먼저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이수미)은 야외 정원 자체가 훌륭한 피서지다. 정문에 들어서면 44년간 잘 가꿔진 넓은 정원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푸른 수목과 붉은 백일홍의 색감 대비는 이색적인 감흥을 선사한다. 정원에는 고인돌과 탑, 가마터 등도 있어 역사와 어우러진 정원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광주박물관 최고의 브랜드는 ‘아시아 문화도자’. 도자문화실에서는 한국의 명품 도자기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 베트남 도자기도 한 눈에 볼 수 있다. 각국의 도자기는 서로의 자기문화가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준다. 가상 현실 체험관, XR체험실도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다. 700년의 시간여행을 주제로 신안해저문화재에 대한 내용을 게임형 체험으로 만날 수 있다. 인터넷 사전 예약제 운영. 역사문화실은 우리 삶과 가장 연관이 있는 공간이다. 구석기시대부
“나는 꽃 중에 찔레꽃이 질로 좋아라/ 우리 친정 앞 또랑 너매 찔레 덤불이/ 오월이먼 꽃이 만발해가꼬/ 거울가튼 물에 흑하니 비친단 말이요/ 으치께 이삔가 물 흔들리깜시/ 빨래허든 손 놓고 앙거서/ 꽃기림자를 한정없이 보고 있었당께라” 시집 첫머리에 실린 ‘서시’를 읽다 보면 절로 전라도 말맛에 빠지고 만다. 어린 시절 동네 어귀에서 들었던 우리네 할머니, 어머니의 말을 듣는 것 같다. 정이 듬뿍 담긴 전라도 말은 언제 들어도 정겹고 아련하다. 시집을 한 권 받았다. 문학 기자가 소설집이나 시집을 받는 것은 늘 있는 일이라 특별할 것이 없다. 그러나 간혹 이색적인 작품집이 눈에 띌 때가 있다. 이번이 그런 경우다. 시집 ‘그라시재라, 서남 전라도 서사시’는 맛있는 음식을 아껴 먹듯 작품 하나씩을 음미하듯 읽고 싶은 책이다. “마한이나 백제로부터 이어진 우리 정서를 어떻게 서울말 혹은 표준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언젠가 남도 사람들이 서울에 와서 전라도 말 사용해도 아무렇지 않을 때가 곧 올 것입니다.” 무엇보다 작품이 모두 전라도 방언으로 돼 있는데다 시집 제목 또한 전라도 방언이어서 이채롭다. 시집 표지 바탕이 샛노란 색인데다 제목은 거친 붓글씨로 씌
아름다운 바다 도시, 여수를 깊게 들여다 볼 수 있는 특별 강연이 마련됐다. 이번 강연은 국립박물관(관장 이수미)이 1층 기획전시실에서 전시하고 남도문화전 ‘여수, 그 시절의 바다’(8월15일까지·사진)와 연계된 강좌다. 여수의 역사와 문화를 좀 더 심도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 먼저 오는 28일에는 원광대학교 김정희 교수가 ‘여수 흥국사의 불교문화’를 주제로 강연한다. 7월 26일에는 ‘여수의 일제강점기’를 주제로 청암대학교 김인덕 교수가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특별강연은 오후 2시부터 박물관 대강당에서 대면으로 진행되며, 박물관 유튜브 채널에서도 동시 생중계할 예정이다. 강연 이후에는 전시 담당자와 함께 전시실로 이동해 전시에 대한 설명을 듣는 기회도 마련돼 있다. 한편 지난 6월 13일까지 특별전 관람객은 모두 6만 1171명 방문해 성황을 이뤘다. 특별전 설명을 듣기를 원하는 이들은 박물관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큐레이터와의 대화’ 영상을 시청하면 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도난 등 유출됐다 송광사에 돌아온 불화, 불상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또한 지난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해송불교미술원이 실시한 ‘국보 화엄경변상도’ 모사가 완료돼 송광사로 회향했는데 이를 기념하는 특별전도 함께 열리고 있어 의미가 더욱 깊다. 송광사 성보박물관(관장 고경스님)은 오는 8월 15일까지 ‘그리운 만남, 새로운 만남’을 주제로 한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 1770년 조성된 ‘화엄경변상도’는 지상과 천상 7곳에서 9번 설법한 ‘화엄경’의 내용을 압축, 묘사한 그림이다. 모두 아홉 차례 설법을 질서정연하게 배치했다. 18세기 말 작품임에도 불·보살상의 형태는 단정하고 정연해 당대 최고 불화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09년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될 만큼 귀중한 자료다. 모사본 ‘화엄경변상도’는 불화의 원형을 그대로 모사하면서 부분적인 복원을 더했으며, 향후 원 봉안처인 화엄전에 봉안될 예정이다. 현재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 중인 유물 중에는 도난 등으로 유출됐다 돌아온 성보 외에도 기증과 매입 등을 통해 받은 유물이 적지 않다. 1810년 5월 함경도 덕원권 묘적암에서 조성된 뒤 적조암에 봉안한 ‘지장시왕
풍류달빛공연, 환경영화, 무등산 사진전, 단오놀이 등….초여름에 접어들면서 한낮의 기온이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오후 해질 무렵이면 선선한 바람이 어느 정도 열기를 식혀준다. 이 시간 무렵이면 무등산 자락으로 밤 마실을 나가기도 좋을 만큼 선선하다.초여름 밤 시민과 함께 하는 무등울림 축제가 펼쳐져 눈길을 끈다.오는 6월 3일부터 5일까지 전통문화관 일대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의 주제는 ‘무등 밤 마실’. 매년 10월에 열렸지만 올해부터는 처음으로 6월로 옮겨 주간부터 야간까지 즐길 수 있도록 구성을 했으며 무등산권 5개 미술관, 3개 유관기관이 협업으로 참여한다. 축제는 3일 풍류달빛공연(오후 5시), 4일 애니메이션 영화, 5일 무형문화재가 함께하는 단오놀이 무대로 펼쳐진다.먼저 풍류달빛공연은 소리꾼 오단해와 청학동 국악자매 김다현이 출연해 흥겨운 무대로 채워진다. 환경 인식 개선 일환으로 기획된 환경영화는 애니메이션 ‘슈퍼문’을 즐기는 시간이다. 무등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주관으로 너달마당의 대형 LED스크린을 통해 송출된다.5일(오후 5시)에는 우리 고유 3대 명절인 단오를 주제로 ‘단오놀이’가 관람객을 기다린다.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