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관덕정 내부 상인방 좌·우측에 적벽대전도 등 8점의 목벽화가 그려져 있는 가운데, 원본의 행방이 오리무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는 2006년 사업비 27억원을 투입해 관덕정을 해체한 후 부식과 변형된 목부재를 교체하는 등 전면 보수를 완료했다. 그러면서 좌·우측 상인방에 적벽대전도, 대수렵도, 십장생도 등 목벽화 8점도 복원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후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목 관아 홈페이지를 통해 관덕정 상인방에 그려진 목벽화 8점에 대한 설명을 실으며 ‘실내 벽면에 그려져 있는 벽화는 작자 미상이나, 상당히 격조 높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홍보했다. 그러면서 원본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소장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지 취재결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소장품 목록에는 이에 대한 자료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관계자 협조를 통해 수장고를 점검한 결과, 상인방 4짝, 즉 8점의 목벽화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등록기록이 없어 언제부터 소장한 것인지뿐만 아니라 원본 여부도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본으로 보기에는 세월의 흔적이 전혀 없어, 모사본이거나 복원을 위한 복사품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20년 강영주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제주에서 살기 시작한 지 이십여 년이 넘었다. 제주에서 지낸 많은 시간이 기억으로, 잔상으로 남았다. 김필경 작가의 개인전 ‘풍경의 잔상’이 8일부터 13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제2전시실에서 열린다. 전시에 앞서 김 작가는 “초반에는 여행이 좀 길어진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이젠 제주 밖으로 나가는 것이 여행이 됐다”며 “풍경의 잔상은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풍경은 언제나 변하고 있다. 바뀌는 계절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풍경에 담기는 내용과 이야기 역시 빠르게 때로는 천천히 바뀐다. 그러나 기억 속 풍경은 다르다. “잊혀진 듯 하던 기억이 익숙한 풍경 속에서는 되살아나기도 한다”는 김 작가는 “눈을 감아도 남아있는 아름다움과 애틋함을 그린다”고 덧붙였다. 기억 속의 시간을 품은 풍경. 기억의 블랙홀 속으로 들어가 본다.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박찬식)이 제주4·3 75주년을 맞아 제주대학교와 함께 고(故) 오성찬 작가 기증자료에 대한 아카이브 사업을 추진한다. 오성찬 작가(1940~2012)는 문학인이자 향토사학자로 다양한 저술활동을 통해 제주의 향토문화와 4·3 등 지역사를 소개했다. 특히 1980년대부터 도내 마을을 찾아다니며 인물을 면담하고 육성을 채록했으며, 1997년 521점의 카세트테이프 결과물을 민속자연사박물관에 기증했다. 박물관은 방대한 채록물에 대해 연차적으로 아카이브 작업을 진행할 방침으로 올해는 50점에 대해 문자화와 함께 연구자료집을 발간한다. 박찬식 민속자연사박물관장은 “오성찬 선생이 기증한 자료는 1980~1990년대 제주의 지역별 민속과 역사를 폭넓게 기록한 소중한 기록물”이라며, “기증자료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한 4·3기록물 구술자료 목록에 포함했으며 4·3 75주년을 맞아 4·3의 정의로운 해결과 세계화에 기여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제주 출신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양종훈 상명대 교수. 평생 소아암 환자, 아프리카의 에이즈 환자, 동티모르, 그리고 제주해녀의 삶을 기록하고 있다. 2020년 발간한 양종훈 ‘제주해녀’ 사진집과 스와질란드(Swaziland)에서 20여년간 에이즈(AIDS) 환자를 돌보며 아프리카의 어머니로 불리는 원불교 김혜심 교무의 삶을 기록한 사진집 ‘블랙마더 김혜심’ 모두 세종도서로 선정됐다. 지난 1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제주해녀’ 사진전을 개최한 양 교수를 7일 제주에서 만났다. 당시 맨몸을 바다에 던져 생계를 이어가는 태초의 노동과 바다와 공존하며 공동체를 먹여 살린 해녀의 위대함을 보여줬다는 현지의 평가가 이어졌다. 양 교수는 “오랜 시간 제주해녀 사진 작업을 하면서 제주해녀를 제주에서 해방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연을 멀리 날리고 싶으면 연줄을 끊어야 한다. 해녀의 위대함을 세계로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현지의 호평에 힘입어 일본 오사카에서의 ‘제주해녀’ 전시는 5월 3일 그랜드 오픈을 최종 확정했다. 양 교수는 “오사카 한인타운의 재일교포 80%는 제주 사람이다. 어르신들이 오셔서 해녀 사진을 보면서 ‘제주에 대해 자긍심을 가지게 됐고,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