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투명페트(PET)병을 분리 배출하는 정책이 시행된 지 1년이 됐지만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 지난 25일부터 300세대 이하 및 단독주택에 대해서도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이 시행됐지만 아예 제도 시행 여부조차 모르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데다, 지역민들 무관심까지 맞물리면서 ‘정책 따로, 현장 따로’ 식 괴리도 심각한 형편이다. 투명 페트병은 식품용기와 의류용 섬유 등으로 재활용 될 수 있는 자원인만큼,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의무화’ 정책에 대한 행정당국의 적극적인 홍보를 통한 시민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25일 찾은 광주시 서구 쌍촌동의 343세대 규모의 아파트 내 생활쓰레기 배출장의 경우 고철·플라스틱·종이 등 생활쓰레기를 종류별로 분리 배출하도록 공간이 나눠져 있었지만 ‘투명 페트병’ 전용 수거포대에는 라벨이 떼지지 않거나 내용물이 담긴 투명 페트병이 적지 않았다. 아파트 경비원은 “배출 방법을 지키지 않고 내놓는 주민들이 많은데 배출장에 상주할 수 없는 노릇이라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무관심한 주민들이 무심코 던져놓
광주 모 고교 2학년생 A군은 지난 6월 29일 오전 광주시 광산구 어등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기말고사를 보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A군은 ‘학교 폭력으로 힘들지만 너희들 도움으로 버틸 수 있었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고 가족들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가해 학생 10명을 입건했고 이들 중 2명을 구속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글을 올렸다. 20만 명 이상의 국민이 동의했고 정부는 재발 방지를 위한 공식 답변을 내놓았다. 모든 게 마무리된 듯했지만 A군 가족들 시간은 아들이 떠나간 그 날에 멈춰 있다.아들이 왜 그런 일을 당했는지 믿을 수 없고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제대로 설명을 듣지도 못했다. 가해학생들의 진심 어린 사과도 없었다. 재판에 와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때렸지만 죄 되는 줄 몰랐다’, ‘고의가 아니었다’, ‘(A군이) 도발해서 그랬다’는 떠넘기기식 진술을 끝까지 참고 견뎌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재판이 열릴 때면 아들이 겪었던 고통을 다시 떠올리면서 몸서리치고 있다.오는 27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재판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다.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광주일보 김지을 사회부 차장, 정병호 기자, 김민석 기자 편집부 김지영 차장이 광주전남기자협회 ‘2021 올해의 기자상’ 우수상 수상자에 선정됐다.광주전남기자협회는 16일 올해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대상 1편, 최우수상 등 6개 부문 18개 작품을 선정했다.김지을·정병호·김민석 기자의 ‘학폭에 아들 잃은 부모의 절규…정부 근절 대책 10년, 여전히 진행중’은 신문·통신 취재보도 부문 우수상에 이름을 올렸다. 편집 부문에서는 김지영 차장의 ‘민중예술가 콜비츠 반전 투사 되다’ 보도가 우수상에 뽑혔다. 올해의 기자상 대상에는 KBS 광주방송총국의 ‘[탐사K] 무자격·무허가·불법…누구를 위한 규제 자유 특구인가?’가 선정됐다.심사위원으로는 유종원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한선 광주전남언론학회장, 김옥열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가 참여했다.시상식은 오는 22일 수요일 오후 7시 광주문화재단 별관 아트스페이스 5층 소공연장에서 열린다./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일용직 노동자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여수국가산단 유기화학제품 제조업체 폭발사고<광주일보 12월 14일 6면>와 관련, 해당 작업 과정에서 작성된 작업허가서가 허위로 작성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광주일보가 단독으로 확보한 ‘안전작업허가서’〈사진〉는 저장탱크 내부 인화성 물질이 남아있었는데도, 해당 유기화학물질을 비롯한 작업장 주위 20m 이내 가연성 및 인화성물질을 제거했다는 가능한 모든 안전 조치를 취한 것으로 기록되면서 허위 작성 의혹이 커지고 있다. 에틸렌 분말을 빼내는 작업을 소홀히 하는 등 안전조치를 소홀히했고 작업허가서가 사고 직후 급조된 것으로 드러난 지난 2013년 여수산단 내 대림산업 폴리에틸렌 공장 폭발사고와 유사하다는 노동계 지적이 사실로 확인되는 모양새다. 광주일보가 강은미 정의당 국회의원을 통해 단독 입수한 16일 이일산업의 작업허가서를 보면 사고 당시 작업허가서에는 작업장 주위 20m 이내 가연성 및 인화물질 제거작업이 완료된 것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당시 폭발사고난 난 탱크(90㎥)에는 화학물질이 30% 가량 남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는 상황이다. 고용노동부의 ‘화기작업 화재폭발 예방 매뉴얼’도 용접 등 화기작업의 경우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영원한 대모(代母)이자 인권운동의 상징인 이금주 할머니<사진>가 끝내 소원이었던 일본의 사과 한번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한평생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 촉구, 그리고 강제동원 피해자의 인권운동에 헌신해 온 이금주 할머니가 지난 12일 밤 11시 50분께 별세했다. 향년 102세.이금주 할머니는 일제 강점기인 지난 1943년, 일제에 의해 남편을 잃었다. 이 할머니의 남편 김도민씨는 결혼 2년 만인 1942년 일본 해군에 강제 징집돼 1943년 태평양 전쟁 중 사망했다. 이 할머니는 남편을 잃은 슬픔을 가지고 살던 지난 1988년, 6월 항쟁이후 결성된 태평양전쟁 희생자 전국유족회 발족과 함께 주변의 권유를 받아 예순 아홉의 나이에 광주유족회장을 맡았다.이 할머니가 회장을 맡게 된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는 1988년 당시 전국유족회의 한 지역 조직으로 시작했지만,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과 관련한 전국 유족회 내부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독립 단체로 활동해 왔다.이 할머니는 1992년 일명 ‘천인소송’이라고 불리는, 일본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을 시작으로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일본 외무성 자료 정보공
“‘방역패스’라던데, 그게 뭐야? 요즘엔 식당에서도 기계에다 주문해야 하는데 ‘방역패스’는 어디서 해야되나…. 차라리 집에만 있어야지.”정부가 지난 6일부터 전국 식당·카페를 비롯해 학원·영화관·독서실·PC방 등 16개 업종에 대해 방역패스를 확대 적용하면서 스마트 기기 사용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고령층들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방역 패스를 확대 적용하면서 스마트 기기 사용이 능숙하지 않은 고령층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모양새다. 방역패스란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나 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가진 사람에 한해서만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허가하는 일종의 보건 증명서로, 해당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때 백신 접종 정보가 연계된 QR코드를 찍어 백신 접종 완료 후 14일이 지났음을 인증해야 한다.스마트 기기 사용이 능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이와 같은 인증법에 대해 서툴 수 밖에 없다.고령층은 물론 업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계도기간임에도 불만과 혼란이 끊이질 않아 실제 적용되는 13일부터는 손님이 몰리는 시기에는 ‘대란’ 수준이 될 것이라는 얘기 마저 나온다.광주시 서구 치평동에서 죽집을 운영하는 A
“집기도 새로 들여놓고 아르바이트생도 구했는데…. 올해도 연말 특수 물 건너갔네요. ”광주시 서구 쌍촌동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A(31)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강해진데다,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서도 확인,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카드를 검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조치로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은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여행업계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연말 해외여행을 계획했다가 취소하는 문의가 잇따르면서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여행과 결혼, 송년모임 등을 준비했던 시민들은 발만 동동 구른다. A씨는 “위드코로나 이후 지난달 1일부터 새롭게 시작하려는 마음가짐으로 기자재를 없는 돈을 들여 새 집기를 추가로 갖추고 종업원도 추가했다”면서 “한창 연말이라 바쁠 시기인데 정부가 영업 시간 제한 조치와 사적 모임 가능 인원을 축소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오니 암담하다”며 울상을 지었다.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5266명에 달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최근 일주일 간 평균 확진자 4088명과 비교해도
오래된 아파트에 사는 장애인은 전용 주차구역이 없어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소방차 전용주차구역도 2018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에서는 마음대로 주차해도 처벌받지 않는다. 소급 적용을 막고 주차난 등을 고려한 규정이지만 자칫 법 취지를 퇴색시킨다는 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전용 주차공간은 커녕, 차량 세워둘 자리도 없어=최근 ‘모든 아파트에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을 설치할 수 있도록 법을 고쳐달라’는 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왔다. 지난 2005년 7월 이전 준공된 아파트의 경우 장애인 주차구역을 의무적으로 설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오래된 아파트에 사는 장애인들은 매일 주차로 인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게 청원인 주장이다.광주시 북구 770여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에 사는 50대 장애인 A씨도 비슷한 일을 당했다.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상황을 고려해 아파트측에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입주민 반대로 거부됐다. 주차 공간이 부족한데 특정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비워둘 수는 없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장애인 주차 구역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하는 공동주택은
30년 넘게 동네를 지켜온 광주시 서구 화정동 일대의 가로수 100여 그루가 아파트 공사로 인해 하루 사이 몽땅 잘려 나갔다.광주시와 서구청은 과거 가로수를 고사시킨 범인을 잡겠다며 두 손 두 발 다 걷고 나선 적이 있었는데, 최근 아파트 건립을 이유로 가로수 100여 그루를 자르겠다는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의견을 적극 수용한 것이다.관할 행정기관인 서구청은 나무를 잘라낸 것은 행정상 아무런 하자가 없고 은행나무와 메타세콰이아는 최근 가로수로서 적합하지 않은 품종이라는 입장이지만, 환경단체는 서구청이 업무처리 절차를 무시하고 행정 편의를 위해 도심 경관을 오랜 기간 만들어온 가로수를 잘라낸 안이한 행위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29일 광주 서구청에 따르면 화정동 일대에 18개동 1976세대 규모 아파트 단지(30만㎡)를 조성 중인 염주주공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은 지난 28일 정비사업 부지 내 인도에 설치된 은행나무와 메타세콰이어 등 118그루를 잘라냈다.조합은 인도를 도로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인도에 심어진 가로수를 옮겨 심어야 하나 두 수종 모두 뿌리가 깊은데다 직경이 40㎝를 넘는 큰 나무들로 이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비교적 크기가 작은 이팝나무 141그루를 새로
“아파트 이름이 적힌 리스트가 떠도니 불안할 수 밖에 없죠.” 광주시 북구 각화동 940여세대 규모의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A씨는 최근 ‘월패드’ 해킹 여부를 문의하는 입주민 전화에 대응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월패드(wallpad·가정용 주택 관리용 단말기) 해킹 피해를 입은 국내 700여 아파트 명단에 이름이 올라온 뒤부터다. A씨는 “월패드 제조사에 문의해 해킹된 정황이 없으니 안심하라는 얘기를 듣고 입주민분들께 전달했는데 불안해하는 입주민들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아파트에 설치된 월패드를 해킹, 불법으로 녹화한 영상이 유출돼 거래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월패드는 집안 벽면에 부착된 단말기로 방문객이 호출을 하거나, 집안 냉·난방 환기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다. 방문객이 호출하거나 다른 세대와 통화를 할 경우 월패드에 달린 카메라로 내부가 비춰지게 된다. 해커가 이 내부 카메라를 해킹, 입주민들의 사생활 촬영 영상을 유포했다는 의혹이 인터넷에 떠돌면서 정부도 경찰과 공조, 공식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 카페 등을 중심으로 해킹된 것으로 알려진 전국 아파트 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