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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현역들 희생분위기인데 올드보이 대거 출사표…유권자는 싸늘한 눈총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여야 '올드보이'의 몸풀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여야 할 것 없이 다선 의원들의 희생과 인적 쇄신이 화두로 떠오른 상황인 탓에 유권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때문에 이들의 행보는 결국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아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여야 불문 '올드보이' 대거 출진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에선 이인제 전 의원(75·6선),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72·6선),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68·4선),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66) 등이 내년 총선에서 국회 재입성을 노리고 있다.

'피닉제'로 불리는 이인제 전 의원은 충남 논산계롱금산에서 7선에 도전하기 위해 최근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1948년생인 그는 "맥아더 장군이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사령관으로 참전했을 때 나이가 71세였다"며 "트럼프는 (저보다) 3살, 바이든은 6살이 많다"고 강조하고 있다.

'무대' 김무성 전 대표는 부산 중·영도구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김 전 대표는 현역 황보승희 무소속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부산 중·영도구가 무주공산이 되자 7선을 위한 여의도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친박계 좌장이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경북 경산에서 5선에 도전한다. 최 전 부총리의 출사표로 현역의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과 조지연 대통령실 행정관 등 후보들 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최 전 부총리는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현지에서는 보고 있다.

21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황교안 전 대표도 내년 총선에서 명예회복을 다짐하며 몸풀기에 한창이다. 그는 "나라를 살리고 당을 지키기 위한 모든 걸 다 할 것"이라며 지역구를 특정하지 않고 출마 의사를 드러냈다.

야권에서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81·4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70·4선),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69·6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65·5선) 등 올드보이들이 귀환을 노리고 있다.

박 전 원장은 이미 전남 해남완도진도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쳤다. 이밖에 천 전 장관은 광주 서을에서 7선을, 정 전 장관은 전북 전주병에서 5선을 노리고, 추 전 장관은 6선을 위해 수도권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희생' '세대교체' 분위기에 역류

 

여야를 불문한 올드보이들의 잇따른 출사표는 개인적인 목표와 이유도 있지만 21대 국회에서 절정에 이르고 있는 극심한 정쟁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여야의 강력한 구심력이 과거처럼 작동하지 않고 제3지대 출현 가능성 등 혼란한 정국과도 맞닿아 있다는 것이 정치평론가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올드보이들이 경험과 경륜을 핑계삼아 유권자들의 표심에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실제 당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의힘은 새 비대위원장 중심으로 새 판 짜기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고,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향한 구심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올드보이들의 귀환은 여야 대표 정당에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국민의힘 경우 최근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김기현 전 대표의 사퇴 등으로 인적 쇄신과 희생이 내년 총선 화두로 떠올랐다. 급기야 초선마저 쇄신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때 대선 후보와 당 대표, 정권 실세였던 올드보이의 재출마 명분이 급격히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출마를 감행할 경우 참신한 새인물과 새로운 시대정신을 원하는 유권자들로부터 냉엄한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이 커지면서 그 틈을 비집고 높은 인지도를 갖춘 올드보이들이 국회 복귀를 노리는 것"이라며 "다만 여당은 친윤, 야당은 친명 중심으로 결속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올드보이의 출사표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