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쇼핑몰 3종’ 사업 선두주자인 ‘더현대 광주’의 옛 전방·일신방직터 개발 사업이 ‘교통난 해소’라는 암초를 만났다.
지난달 첫 교통영향평가에서 사실상 원점 수준의 재심의 의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10일로 예정된 재심의 통과도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사업 지연마저 우려되고 있다.
9일 광주시와 사업자측 의견 등을 종합하면, 쟁점은 크게 3가지다. 우선 사업지 주변 임동 오거리와 광천동 사거리 일대는 지금도 교통체증이 가장 심한 도로라는 점에서, 교통난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비슷한 시기 사업지 주변에서 추진 예정인 ‘신세계 백화점’ 신축사업과 광천동 재개발 사업을 배제한 ‘나 홀로 교통대책’ 효과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해결 과제는 광주시와 사업자가 교통난 해소 비용을 놓고 ‘동상이몽’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사업지 주변 도로확장 등은 당연히 사업자측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5899억원이라는 역대급 공공기여금을 내기로 한 사업자측은 추가 비용 부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마지막 쟁점은 사업지 주변 교통대책을 바라보는 광주시와 사업자, 그리고 교통영향평가 관련 전문가들의 시각차다.
교통영향평가의 핵심은 교통인프라 확충 등을 통한 교통난 해소 및 시민안전 확보인데, 광주시는 옛 전방·일신방직터 개발지와 신세계백화점 일대를 도보로 15분 내 다닐 수 있는 보행자 중심 교통 시스템을 구상 중이다.
보행로를 최대한 확보해 보행자 편의성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차도는 최소화해 차량 통행을 불편하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기존 ‘차량 중심 교통인프라 확충’과는 충돌하는 대책이다.
그동안 도로 확장 등 차량 중심의 교통영향평가를 준비해온 사업자는 물론 교통영향평가 전문가들도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지역민의 반응도 엇갈린다. 쇼핑객에게는 필수인 차량 통행을 불편하게 만들겠다는 구상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심각한 교통난보다는 보행자 중심·대중 교통 체계 확대를 병행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이처럼 복잡하게 얽힌 교통 관련 쟁점 때문에 10일 열릴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 지구단위 계획 수립 ‘교통영향평가’ 재심의 통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방·일신방직터 개발 사업 관계자는 “주변 도로확장 등 교통대책 비용을 포함해 6000억원에 가까운 공공기여금을 내기로 결정한 것인데, (광주시가) 갑자기 교통대책 비용을 추가로 부담하라고 해 당황스럽다”며 “현재 금융비용 상승 등으로 매일 2억원 안팎의 사업비 이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심의 등) 행정절차까지 지연돼 큰 부담”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공개’, ‘투명’, ‘신속’ 등 3대 원칙에 따라 광주 미래 발전을 위한 민간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면서 “더현대 광주 등이 들어서는 임동·광천동 일대에 대한 큰 틀의 교통 대책도 마련하고 있으며, 이번 전방·일신방직터 관련 교통영향평가도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심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방·일신방직 공장 터 개발사업자는 광주 북구 임동 일대 전체 부지 29만6340㎡(8만9642평) 내에 현대백화점 그룹의 ‘더현대 광주’를 비롯한 특급호텔, 아파트 4186세대 건립하는 사업이다.
광주시와 사업자측은 이달 내로 교통영향평가, 전략환경영향평가, 주거정책심의를 완료하고 오는 6월 공동(도시계획·건축)위원회 심의, 공공기여 협약 체결, 지구단위계획 결정고시를 마무리한 뒤, 건축 인·허가 등을 거쳐 2025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