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추세대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76년 후 광주·전남 한여름 최고기온이 40도를 넘는 초재난급 폭염이 덮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여름도 4월부터 시작해 각각 연간 190, 180일 동안 지속하고, 겨울은 실종돼 ‘사계절’이 사라지고 이른바 ‘삼계절’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기후·환경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후 재앙’을 후대에 물려주지 않으려면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12일 기상청의 ‘기후변화 상황지도’에 따르면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지속하면 오는 2100년 광주·전남에서 여름은 4월(광주 24일, 전남 28일)부터 시작해 1년의 절반 수준인 광주는 190일, 전남은 185일 동안 이어진다.
‘온실가스를 현저히 감축하는 경우’(SSP1-2.6·저탄소 시나리오, 이산화탄소 농도 432ppm)와 ‘온실가스를 현재와 비슷하게 배출하는 경우’(SSP5-8.5·고탄소 시나리오, 이산화탄소 농도1089ppm)에 따라 증가 폭이 다를 수는 있지만, 광주·전남의 여름·폭염·열대야는 증가하고 한파는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각 46.2일인 광주시 폭염일수(하루 최고체감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와 열대야 일수는 2050년 각 51일과 48.6일로 늘고, 2100년에는 128.5일과 105.8일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남지역 고탄소 시나리오도 폭염일수는 올해 30일에서 2100년 112.9일로 폭증하고, 열대야도 올해 38.8일에서 101.9일로 늘어난다.
반면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 2100년 광주지역 폭염일수가 각 47.3일·45.1일로 뚝 떨어지고, 열대야 일수도 각 42.8일 38.6일로 예측됐다. 전남 역시 2100년 폭염 일수는 29.7일, 열대야일수 34.6일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됐다.
탄소 배출량에 따라 광주 83.4일, 전남 83.2일의 폭염일수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여름철 일 최고기온도 고탄소시나리오 경우 광주는 44.0도, 전남은 41.9도까지 치솟지만, 저탄소시나리오에선 광주 39.3도, 전남 37.5도에 머물렀다.
결국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으면 21세기 후반 광주·전남의 겨울 일수는 모두 ‘0’일로, 겨울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온실가스 배출이 이어진다는 가정에 따라 사계절 변동 여부를 예측해 보면, 30여년 뒤인 2050년 광주의 사계절은 봄 89일, 여름 153일, 가을 75일, 겨울 48일로 예측됐다. 2100년이 되면 봄 90일, 여름 190일, 가을 85일, 겨울 0일로 사계절이 아니라 삼계절이 된다.
전남지역의 2100년 사계절도 봄 94일, 여름 185일, 가을 86일, 겨울 0일로 예상됐다.
우리나라에서 겨울이 실종되면 여름일수(하루 최고기온이 25도 이상인 날)는 큰 폭으로 늘고, 한파(하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인 날)는 사라질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전망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금부터라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시작한다면, 2100년 광주와 전남지역의 겨울은 각 62일과 50일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고탄소 여부에 따라 강수량도 차이가 발생한다. 2019년 각 1121.83㎜, 1404㎜ 비가 내린 광주·전남에 2100년 고탄소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각 1989.7㎜, 2118.1㎜의 비가 내리고, 저탄소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각 1669.2㎜, 1745.1㎜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됐다.
문제는 고탄소 적용에 따라 늘어난 강수량은 단순한 형태의 비가 아닌 시간당 100㎜가 넘는 이른바 ‘게릴라성 물폭탄’ 형태로 쏟아질 가능성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기후변화는 현재로선 상상하기도 힘든 폭우 피해를 비롯한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김종필 광주환경연합 사무국장은 “예상 시나리오대로 간다면 광주·전남의 여름 일상은 재난의 일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