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역대 최대 규모인 9조원대 국비를 확보할 전망이다. 도는 정부의 긴축 재정 속에서도 지난해 대비 지역사업 국비를 늘리는 성과를 냈지만, 국가 녹조대응센터 신설, 방산부품연구원 등 박완수 도정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부 사업 반영은 안 돼 아쉬움을 남겼다. 경남도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이들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남은 3개월간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남도는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9조2117억원의 국비가 반영됐다고 29일 밝혔다. 정부 증가율인 2.8%보다 2배가량 높은 5.7%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도가 확보한 8조7157억원보다 4960억원이 증가됐다. 분야별로 보건·복지 분야에 4조3159억원 , SOC분야에 1조1926억원, 산업·R&D분야에 4175억원, 농림·수산 분야에 1조3322억원, 환경 분야에 5900억원, 문화·관광 분야에 1421억원을 확보했다.

◇미래 신성장 동력 마련= 이번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지역사업 중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될 신항만 비즈니스센터 건립과 글로벌 융복합 콘텐츠산업타운 조성 사업비 확보다. 정부는 이번 예산안에 진해신항의 본격적 착공을 위해 대폭 증액된 국비 5044억원을 반영했고, 진해신항 개항과 연계해 도가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신항만 비즈니스센터 기본구상 용역비 3억원을 편성했다. 도는 그동안 신항만의 기능 효율화를 위한 집적환경 조성과 항만서비스 강화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항만 비즈니스센터 건립을 지속적으로 정부에 요구해 왔다. 도는 창원시 진해구 웅동배후단지 내 신항만 비즈니스센터가 설립될 경우 총 1515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사업은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추진되며, 총 1000억원의 사업비가 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도가 미래 산업 동력 확보를 위해 주력해 온 경남 글로벌 융복합 콘텐츠산업타운 조성 사업비 5억원 확보도 주요 성과다. 도는 콘텐츠 산업의 수도권 집중현상으로 청년인구 유출과 국토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업 선정이 지역 미래산업 활성화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총사업비 190억원(국비 95억원, 지방비 95억원) 중 설계비 5억원이 반영됐으며, 총사업기간은 2024~2026년이다.
◇주력산업 고도화 박차= 경남지역의 주력 산업인 우주항공, 방산, 조선, 원전, 제조업의 고도화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규 사업비 확보도 눈에 띈다. 우선 우주항공클러스터 사업인 우주환경시험시설(15억원)과 위성개발혁신센터 사업비(11억5000만원)가 반영돼 향후 사천 우주항공청 설립 이후 급증하게 될 위성개발 수요에 대응하고 우주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기반이 될 전망이다. 또 소형 모듈 원자로(SMR) 경쟁력 확보를 위한 초대형 PM-HIP 핵심 제조공정 기술개발사업(20억원)과 방산분야 기술 고도화를 위한 CBM+(무기체계별 상태기반 정비) 기반 기술 적용 엔진시스템 개발사업(16억8000만원), 방산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 지원사업(9억5000만원)도 포함됐다. 또 영남권 제조업 AI융합 기반 조성사업(100억원)과 글로벌 제조융합 SW개발 및 실증사업(380억원), 미래 모빌리티 열관리시스템 기술사업화 플랫폼 구축(250억원), 중소조선 안전한 작업환경 구축 기술지원 사업(40억원) 등이 포함됐다.
◇각 분야 다양한 신규산업 증가= 도는 이번 정부 예산안에 총 77건(1638억원 규모)의 신규사업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도가 확보한 신규 사업 총 61건(2218억원) 대비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다양한 분야에 걸친 신규사업 확대가 눈에 띈다. 주목할 만한 사업으로는 △ 국립현대미술관 진주관(남부관) 설치사업(2억원) △남부권 광역관광개발사업비(80억원) 등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이다. 더불어 △청정어장 굴 전략품종 육성사업(39억원) △공공수역 녹조발생 대응 50억1000만원 등 각 분야별 활성화를 도모할 다양한 신규 산업들이 반영됐다. 이 밖에 도에서 추진 중인 대형 SOC 사업인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 건설비 2357억원 △함양~울산 고속도로 건설 2500억원 △무계~삼계(국대도58호선) 건설 662억원△문동~송정IC(국지도58호선) 건설 290억원 등도 포함됐다.
◇남은 과제는= 다만 도에서 역점적으로 추진 중이던 국가녹조대응센터 신설과 국립 청소년치료재활원(디딤센터) 건립, 국립 산림레포츠센터 건립, 경남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유치, 방산부품연구원 설립 등의 사업은 정부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경남도는 이러한 미반영 또는 일부만 반영된 사업은 설득 논리를 보강해 국회 심의 단계에서 총력 대응할 계획이다. 도는 이를 위해 9월부터 실국본부장을 중심으로 지역 국회의원 등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국회 심사 단계에서 최대한 많은 국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박완수 지사는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와 R&D 분야 예산 합리화 등 강도 높은 재정개혁으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사업논리 개발, 중앙부처 방문 설명 등으로 국비 첫 9조원 확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국회 단계에서 정부의 중점 투자 분야와 연계해 도민이 희망하는 사업이 하나라도 더 반영되도록 전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