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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73년 만에 유해로 상봉 '6·25 호국 형제'…대구 출신 故 김봉학 안장식

동생 故 김성학 묘역에 합장
尹 대통령 현충일 추념식 앞서 참석…"국가 위한 헌신, 최고로 예우"
북핵 관련, "한미동맹, 핵기반 동맹으로 격상"

 

윤석열 대통령은 6일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독립과 건국에 헌신하신 분들, 공산 전체주의 세력에 맞서 자유를 지켜내신 분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 추념사를 통해 "국가의 품격은 국가가 누구를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달려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분들은 국가의 영웅"이라며 "우리 후대에게 영웅의 이야기를 전하고 가르침으로써 이분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국제사회에서 나라다운 나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제복 입은 공무원들에 대한 예우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어제 국가보훈처가 국가보훈부로 승격됐다"며 "나라의 안위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던진 군인, 경찰, 소방관 등 제복 입은 영웅들을 끝까지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고 말했다.

또 "제복 입은 영웅들과 그 가족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자긍심을 가지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자유민주 국가를 건설하고, 수호하신 분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안전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제대로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은 우리 자유민주주의 헌법의 실천 명령"이라고 덧붙였다.

북핵과 관련, '핵 기반 동맹'을 언급하는 등 업그레이드된 한미동맹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핵무기 사용을 법제화했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지난 4월, 미 핵 자산의 확장 억제 실행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워싱턴 선언'을 공동 발표했다"고 했다.

이어 "한미동맹은 이제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됐다"며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철통같은 안보 태세를 구축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고 역설했다.

이날 추념식에선 국가유공자 증서 수여식도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천안함 생존 장병인 박현민 예비역 하사 등 5명에게 국가유공자 증서를 직접 수여하고, 국가를 위한 헌신에 감사를 전했다.

이날 추념식에 앞서 윤 대통령은 6‧25전쟁에서 전사한 대구 출신 고 김봉학 육군 일병의 유해를 안장하는 '호국의 형제' 안장식에 참석, "두 형제가 조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6․25전쟁에 참전한 지 73년 만에 유해로서 상봉하게 됐다"고 밝혔다.

고 김 일병은 1951년 9월 국군 5사단과 미군 2사단이 함께 북한군 2개 사단을 크게 격퇴한 전투인 강원도 양구군 '피의 능선' 전투에서 전사했다. 지난 2011년 유해가 처음 발굴됐고, 유가족 DNA 검사를 통해 올해 2월 신원이 확인돼 이날 동생인 고 김성학 일병 묘역에 합동 안장됐다.

고 김성학 일병도 1950년 12월 38도선 일대를 방어하는 춘천 부근 전투에서 전사한 6‧25전쟁 전사자로, 두 형제가 한국전쟁에 참전한 지 73년 만에 유해로 상봉하게 됐다. 국립서울현충원에 조성된 세 번째 '호국의 형제' 묘역이다.

특히, 이날 안장식에선 이들 형제의 고향인 대구 서구 비산동에서 유가족이 가져온 흙을 허토하며 조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형제들의 명복을 빌어 의미를 더했다. 이날 안장식에는 고 김 일병 형제의 동생 성환 씨와 부인 하정자 씨, 조카 김미수 씨가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안장식장에 먼저 도착해 유가족들을 기다렸고, 유해와 함께 도착한 유가족들의 손을 잡고 감사와 위로의 말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두 형제의 어머니가 1090년 초에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들 두 분이 전사했으니 40년 생을 어떻게 사셨겠느냐"며 위로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유가족들은 "큰형님이 어두운 곳에 계속 계셨는데, 이제 밝은 곳으로 나왔으니 두 형제가 손 꼭 잡고 깊은 잠을 드실 수 있을 것 같다"며 "대통령께서 직접 축하해 주시니 두 분이 좋은 곳으로 가실 거 같다"며 감사를 표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의 '호국의 형제' 안장식 참석은 2011년 6월 6일 이명박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 고 김 일병 형제의 동생인 성환 씨 등 6‧25전사자와 군인‧경찰‧해경‧소방 등 제복 입은 영웅의 유가족들과 함께 입장, 정부가 국가를 위해 헌신한 영웅들의 유족을 최고로 예우하겠다는 의지의 표명하기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공식행사를 마치고 예정에 없던 베트남전 및 대간첩 작전 전사자 묘역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은 전사하신 분들의 피 묻은 전투복 위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유족들은 격려했다.

베트남전 및 대간첩 작전 전사자 묘역이 있는 제3묘역은 1981년 6월 조성됐는데,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한 것은 42년 만에 처음이라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오늘 행사에서 '121879 태극기 배지'를 패용했다"며 "이는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12만1천879명의 참전용사를 끝까지 잊지 않고 찾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