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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긴급진단] '불연 방음터널' 도입 어디까지 왔나

불타지 않는 터널·벽, 지자체 예산 '발등의 불'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 화재 이후 비슷한 구조의 방음시설을 난연성 소재로 변경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지자체 부담으로 변경 작업이 이뤄지다 보니 예산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곳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2월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해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다. 사고 이후 통행이 금지됐던 해당 구간은 화재 구간 방음시설을 철거한 뒤 지난 4월부터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방음터널을 구성하는 가연성 PMMA(폴리메타크릴산메틸)가 불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부 주도로 도내 방음터널 등을 화재 안전성이 높은 난연성 소재로 교체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전국적으로 PMMA 소재를 사용한 방음터널은 58개로, 이 중 경기도에 19개가 있다. PMMA 소재 방음터널이나 방음벽을 가진 수원, 용인, 고양, 성남, 화성, 남양주, 안산, 평택, 안양, 시흥, 의정부, 군포, 오산, 의왕 등 도내 14개 지자체는 방음 소재 변경을 위한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하반기에 예산에 반영해 올해 말~내년 초 사이 변경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시군 14곳 내년초까지 변경 계획
일부 자체예산 마련 걸림돌 여전

 

이들 지자체를 통해 확인한 결과, PMMA 소재에서 불이 붙지 않는 강화유리 소재로 변경하는 안이 유력하다. 기흥구·수지구에 방음시설을 둔 용인시는 9월 중 교체사업을 발주할 예정이고, 화성 역시 동탄 소재 1곳을 교체할 계획이다. 대체로 실시설계 이후 순조롭게 교체작업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일부 지자체는 여전히 재정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에는 80개 방음터널이 있고, 48개는 시군·32개는 도로공사·민자회사·국토부 등이 관리한다. PMMA 소재인 19개 방음터널 모두 시군이 관리 중인 곳으로 교체 역시 시군 자체 예산으로 진행해야 하는 게 문제다.

수원의 PMMA 소재 방음터널을 교체하려면 최소 40억원 이상이 들어가는데, 화재로 전소된 또 다른 방음터널을 우선 복구해야 하기에 교체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또 다른 시군 역시 실시설계 이후에 정확한 소요 예산이 나오기 때문에 그 후 예산 확보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01개 가연성 방음벽도 시군 관리
"예산 한정… 우선순위 정해 교체"


방음터널이 우선 교체 대상이 됐지만, 더 많은 수의 방음벽도 문제다. 도내 PMMA를 사용한 방음벽은 136개로 그중 101개가 시군 관리 대상이어서, 이 역시도 온전히 지자체 재정으로 교체해야 할 몫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으로 교체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우선 순위를 정해 방음터널부터 교체작업을 추진 중"이라면서 "방음터널은 실시설계가 끝나는대로 교체 작업에 들어가고 나머지 시설은 추후 상황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