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경남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흙비’가 내려 다음날인 14일까지도 창원 시내 세차장이 세차하려는 차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14일 정오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문화동 한 주유소 세차장은 흙비로 인해 더러워진 차를 세차하기 위한 차량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직원들은 바쁘게 세차를 진행했지만, 이곳을 찾는 차들의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대부분 차량에는 노란색 먼지가 묻어져 있었다.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박모(27)씨는 “어제 일하러 갔다가 차가 더러워진 줄 알았는데 다른 차들도 저와 비슷하게 노란 가루가 묻어 있어 놀랐다”며 “잠시 틈을 내 세차하러 왔는데 대기 차들이 많아 한 20분 넘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황성대(33)씨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세차하려고 했지만, 줄이 너무 길어 결국 세차하지 못했다”며 “세차장에 50대 넘는 차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세차를 하러 이렇게 차가 많이 온 모습을 처음 본다”고 했다.
해당 주유소 관계자는 “근처에 세차가 가능한 주유소는 여기가 유일해서 차들이 더 몰리는 거 같다. 하루 종일 앉아 있을 틈도 없다”며 “어제 저녁에도 차들이 너무 몰려 50대 정도는 돌려보냈다. 평소에는 하루 100대 정도 들어오지만, 흙비가 내리고 나서는 150대 넘게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13일 창원지역 미세먼지는 ‘보통’이었고, 황사 또한 관측되지 않아 기상청은 흙비가 내린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지방기상청 관계자는 “13일 관측망에 황사가 관측된 게 없고 미세먼지 농도도 높지 않았다”며 “정확한 원인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간혹 대기 중에 먼지 알갱이가 있으면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