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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꿀알바' 당신도 속을 수 있다…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유인의 비밀

 

'비대면 지시', '큰 사이즈 천 가방과 보조 배터리 필수'.

9일 M사의 보험영업직 상시 채용 공고에 올라온 채용 조건이다. 학력, 연령, 성별, 경험이 없어도 일당 15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국세청 사업자등록번호에도 조회가 되지 않는 이 '유령업체'는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의심된다.

실제 근무환경을 확인하려는 전화를 해보니 반나절 내내 무응답이었다. 이처럼 보험영업·채권추심 업체라고 속여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을 모집하는 조직이 성행하고 있다. 쉬운 업무로 돈을 벌 수 있다는데 혹한 2030세대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범죄에 가담하다보니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라는 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 M사 보험영업직 '무조건 일당 15만원'
전화해보니 반나절 내내 무응답

 

보험·채권추심 업체로 속이는 것에 더해 단순 포장 아르바이트나 식료품점 등 일반 자영업자로 위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보이스피싱 조직에 연루될 뻔한 한 취업 준비생은 휴대폰 케이스 택배 포장 업무에 지원하자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일도 같이 한다. 절세와 관련한 일인데 현금을 받아서 회사로 전달하면 된다"는 식으로 안내를 받았다. 


지난 5일 화성시 팔탄면 한 식당 인근에서 검거된 현금 수거책 (1월6일 인터넷 보도=대환대출 미끼 1천만원 편취하려던 보이스피싱 수거책 20대 검거) 남성 역시 20대였다. 이 남성은 "대부업체에서 대출상환금 1천만원을 받아오라고 해서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포장 아르바이트·식료품점 등 위장
막상 업무하면 "고객 자산 관리도 한다,
절세관련 현금 회사로 전달하라" 업무 지시

 

대체로 보이스피싱 조직은 꼭지점에 위치한 해외 거점 총책(콜센터)을 기점으로 해외 환치기상→국내 송금책→피해자로 구성된다. → 흐름도 참조

 

 

# 범죄자 절반이상 2030 
자기도 모르는 사이 범죄 가담하게 돼
미필적 고의라고 해도 사기방조죄 성립

 

실제 오프라인에서 편취한 대금을 받아오는 일을 2030세대가 주를 이루는 현금 수거책이 맡다 보니 실제 검거 역시 현금 수거책과 국내 송금책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현금 수거책 피의자로 검거된 청년들이 범죄에 연루된지 모르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항변하더라도 법망을 피하기는 어렵다.


미필적 고의라 해도 사기방조죄가 성립돼 5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피해 금액을 기준으로는 4050세대가 가장 많은 절반 이상 피해액을 기록했지만, 피의자는 2030세대가 60% 가량(2021년 4~7월)이나 됐다.

피해자와 피의자 세대가 다른 현상 이면에는 2030세대가 현금 수거책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유추된다. 

 

"취업문턱 높아 비정규직 고수익 현혹"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정규직 취업 문턱이 높다 보니, 비정규직 중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일에 청년들이 빠지기 쉽다"며 "형사미성년자가 아닌 성인은 충분히 해당 행위를 하면서 얻을 실익과 손실을 판단할 수 있다고 보기에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