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용강동에 유골 3만기를 안장할 수 있는 동부공설묘지가 오는 7월말 조기에 문을 열면서 자연장지 포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23일 제주시에 따르면 부지 8만8463㎡의 동부공설묘지에 3만기를 수용할 수 있는 자연장지(4만㎡)와 추모관(400㎡), 주차장(8274㎡)을 조성한다. 총 사업비는 40억원이 투입됐다.
동부공설묘지는 당초 5월말 준공 예정이었으나 레미콘과 화물연대 파업으로 잔디장 내 경계석 설치와 인도 조성에 필요한 시멘트를 한 달 넘게 공급받지 못해 현재 공정률은 50%에 머물렀다.
제주시는 잔디가 식재된 묘지 동쪽 구역에 콘크리트를 타설, 임시로 문을 연 후 오는 10월 공식 개장하기로 했다.
2009년 문을 연 동부공설묘지는 당초 7931기의 무덤(봉분)을 설치할 수 있는 묘역으로 조성됐다. 그런데 장례 문화가 매장에서 화장(火葬)으로 빠르게 변하면서 현재까지 단 1기의 무덤도 들어서지 않았다.
반면 도내 유일의 자연장지인 한울누리공원은 제주시 연동 산 134의 1 일대 3만4117㎡에 43억7000만원을 들여 2012년 4월 개장했다.
제주시는 한울누리공원은 20년 이상 사용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10년 만인 올해 8월 포화에 이르게 됐다.
이곳은 2만371기를 안장할 수 있으나 화장률 증가로 매년 2500기 내외의 유골이 안장되면서 5월 말 현재 남은 묘역은 451기에 불과하다.
제주지역은 조상 대대로 경작해 왔던 밭이나 중산간 일대에 봉분과 산담을 쌓고 유골을 안장했다. 그런데 저출산 고령화로 벌초 등 묘지관리를 할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화장률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장례 문화에 대한 도민들의 의식 변화로 제주지역 화장률은 2001년 16.1%에서 2010년 48.3%, 2020년 77.8%로 급증했다. 지난해는 80%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동부공설묘지 조성 현장을 찾은 안동우 제주시장은 “한울누리공원은 오는 8월 말 포화에 이르는 만큼, 동부공설묘지 일부 구역에 대해 7월 중 공사를 조속히 마무리해 조기에 개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추모객들의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추모관 등 편의시설 설치에도 최선을 다해 달라”고 밝혔다.
한편 자연장지 이용료는 40년 동안 제주도민은 잔디형·수목형 10만원, 정원형은 30만원이다. 이 기간이 만료되면 유골과 묘역에 모든 권한은 제주도로 귀속된다.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