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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칸’ 휩쓴 K무비… 송강호 남우주연상·박찬욱 감독상(종합)

한국영화가 칸영화제를 석권하며 또 한 번 세계영화계의 중심에 우뚝 섰다. 영화 ‘브로커’의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받으며 경쟁 부문에 진출한 작품 두 편이 모두 낭보를 전했다. 본상 후보에 오른 영화가 모두 수상하면서, 한국영화는 2019년 ‘기생충’의 칸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 다시 한번 새 역사를 썼다.

 

28일(현지시간) 저녁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가 최우수남자배우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받았다. 먼저 터져나온 낭보는 송강호의 최우수남자배우상 수상이었다. 한국 남자 배우가 세계 3대 영화제인 칸·베를린·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송강호는 옆자리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강동원과 포옹을 나눈 뒤 시상대에 올랐다. 송강호는 불어로 “메르시 보꾸(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한 뒤 “너무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위대한 예술가 고레에다 감독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이어 “(함께 출연한)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배두나씨에게 깊은 감사와 이 영광 나누고 싶다”며 “같이 온 사랑하는 가족에게 큰 선물이 된 것 같다. 이 트로피의 영광을, 영원한 사랑을 바친다”고 덧붙였다.

 

한국 배우가 칸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건 ‘밀양’(2007)으로 최우수여자배우상을 받은 전도연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 남자 배우 중엔 최초, 아시아 남자 배우로서는 네 번째 수상이다. 그동안 칸 영화제의 남우주연상은 1994년 갈우(중국), 2000년 양조위(홍콩), 2004년 아기라 유야(일본) 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서구권 배우들에게 돌아갔다. 한국영화는 2019년 ‘기생충’이 받은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감독상, 심사위원 대상, 여우주연상, 심사위원상 등 경쟁부문에서 상을 다수 받았지만, 남우주연상은 받지 못했다.

 

송강호는 칸 영화제 초청 7번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됐다. 그는 2006년 ‘괴물’의 칸 영화제 감독주간 초청을 시작으로 ‘밀양’(2007)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박쥐’(2009) ‘기생충’(2019) ‘비상선언’(2021)으로 칸의 레드카펫을 여러 차례 밟아왔다.

 

 

‘헤어질 결심’으로 경쟁 부문에 초청된 박찬욱 감독은 올해 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박 감독은 배우 박해일과 포옹을 나눈 뒤 시상대에 올랐다. 그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온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릴 때도 있었지만,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할 수 있었다”며 “영화와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기가 있었지만, 그만큼 극장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우리 모두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 역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도,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고 믿는다”며 “이 영화를 만드는 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CJ ENM과 이미경 씨제이 부회장, 정서경 각본가를 비롯한 많은 제작진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또 “무엇보다도 박해일 그리고 탕웨이, 두 사람에게 보내는 저의 사랑은 뭐라 말로…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은 유부남 형사 해준이 산정상에서 추락사한 남자의 중국인 아내 서래를 의심하며 잠복수사하다 둘 사이에 미묘한 감정이 싹트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23일 칸영화제 공식 상영 이후 5분간 기립박수와 함께 호평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각국 평론가 10명이 참여하는 ‘스크린데일리’ 평점에서도 총 21편 경쟁작 중 가장 높은 3.2점(4점 만점)을 받았다.

 

박 감독의 칸 영화제 본상 수상은 이번이 세 번째다. 전작인 ‘올드보이’(2004)가 심사위원대상, ‘박쥐’(2009)가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2016년 초청받았던 ‘아가씨’는 경쟁 부문 상을 받는 데에는 실패했다. 이번 수상으로 감독은 칸에 진출한 지 18년 만에 본상 중 주요상으로 꼽히는 감독상까지 거머쥐게 됐다.

 

한국영화계에서 칸의 감독상을 가져온 건 두 번째다. 앞서 2002년 임권택 감독이 영화 ‘취화선’으로 이 상을 받았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