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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광주일보·호남문화재연구원 문화강좌] "광주·전남 마한 유적 삼한시대 대표 유산"

박중환 전 나주박물관장 강의
신창동 나주 반남고분군 등
고대사 원형질 간직한 자산

 

 

“광주 신창동, 나주 반남고분군 등 광주·전남 마한유적은 삼한시대를 대표하는 중심적 위치에 있는 유산입니다.”

박중환 전 국립나주박물관장은 지난 6일 광주일보사가 창사 70주년을 맞아 (재)호남문화재연구원(원장 신흥남)과 공동개최한 ‘한국 역사문화권의 성격과 의미’-마한역사문화권 강좌에서 “신창동과 반남고분군은 우리 고대사의 원형질을 간직하고 있는 자산”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광주 신창동 유적(사적 제375호)은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소개된 마한의 뿌리와 문화를 실증하는 풍부한 실물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유적”라고 강조했다. 2000년전 조성된 신창동 저습지 유적에서 출토된 목기의 수량은 870여 점에 달한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현악기인 슬(瑟)과 최고의 수레바퀴도 발굴됐다. 나주 반남고분군은 백제사에 가려졌던 광주·전남 마한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된 유적이다.

 

박 관장은 “타 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채로운 광주·전남 마한 유적은 한 시대의 중심을 장악할 수 있는 자산”이라며 “꾸준히 발굴하고 연구, 복원함으로써 일본의 요시노가리 유적처럼 관광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한시기와 겹치는 일본 규슈(九州)의 요시노가리(吉野ケ里)는 최대 마을 유적으로, 복원사업의 대표적 사례로 통한다. 박 관장은 “반남고분군을 조성한 마한인들이 살았던 주거지 등도 발굴하고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한사를 재인식하는 학계의 연구 경향도 전했다.

“삼국사기에는 마한이 백제 온조왕 27년(서기 9년)에 멸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병도 박사는 이를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1960년대 백제 근초고왕대(서기 369년)에 병합됐다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가 마한 역사를 서기 9년에서 369년으로 늘렸지만 나주 반남, 복암리 고분과 영산강 일대 옹관고분은 이런 해석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530년까지 마한이 존속했다고 해석하는 연구자들이 다수입니다. 하지만 369년설은 이미 영향력을 크게 상실했음에도 아직도 교과서에 등재돼 있어요.”

박 관장은 “백제가 530년 마한 전역을 장악했고 660년 나당 연합군에 의해 멸망했음을 감안하면 백제가 광주·전남 마한을 직접통치한 기간은 고작 130년”이라면서 “삼국사기의 기술대로 이같은 장구한 시간에 한반도 남부지역에 백제만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역사적 실체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관장은 “삼한시대는 비록 중국측 사서이지만 민족문화의 원형이 처음으로 기록된 시대”라며 “우리 문화의 원형과 정체성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삼한사, 그중에서도 마한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강좌는 지난해말 개정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의 마한(馬韓) 역사문화권에 광주권역이 포함된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광주일보사와 호남문화재연구원은 지역민의 지역 고대사에 대한 인식과 안목을 넓히고 타 문화권과 비교를 통해 마한역사문화권 사업 추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강좌를 열고 있다.

강좌는 오는 6월 24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2시∼5시 전일빌딩245 다목적 강당에서 열린다. 오는 13일에는 김경주 제주문화유산연구원 부원장의 탐라역사문화권 강좌가 진행된다. 지난 강좌는 유튜브(한국 역사문화권의 성격과 의미)에서 시청할 수 있다. 문의 호남문화재연구원 기획사업실(전형민 061-383-3640).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