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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6.25 국가기념행사, 사상 첫 서울 아닌 대구 개최 의미는?

벼랑 끝 전세 뒤집은 '낙동강 방어선'…호국도시 대구 역사 인정
다부동·영천·포항 치열한 전투…오늘날의 대한민국 있게 해줘
尹대통령 "당시 영웅들에 감사"…광역별 순회하며 행사 열기로

사상 처음으로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진행된 올해 6·25 전쟁 기념행사는 25일 대구에서 열렸다.

한국전쟁 당시 벼랑 끝으로 몰린 전세(戰勢)를 뒤집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낙동강 방어선'을 첫 무대로 선택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이구동성으로 한국전쟁을 기리는 곳으로 수도 서울이 아닌 장소를 꼽는다면 단연 대구경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국전쟁 개전 초기 밀리기만 하던 국군이 전열을 정비하고 '인천상륙작전'이라는 대전환점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 곳이 바로 대구경북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6.25 전쟁 74주년 행사 기념사를 통해 "오늘 6.25 전쟁 74주년 정부행사를 여는 이곳 대구는 전쟁 초기 33일 동안 임시수도로서대한민국을 지탱했던 곳"이라며 "당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달려와 준 유엔군과 함께 구축한 낙동강 방어선에 대한민국의 자유와 미래가 달려 있었다"고 절박했던 과거를 회고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포항, 칠곡 다부동, 안강, 영천을 비롯한 대구와 경북 곳곳에서 치열하게 싸워 거둔 승리로 전열을 정비한 국군은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공산군을 몰아낼 수 있었다고 말하며 대구경북에 각별한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그동안 주로 서울에서 6·25 기념행사를 주최해 온 정부는 올해부터 비수도권 지역에서 6·25 기념행사를 개최해 지역의 참전 용사들을 직접 찾아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적을 장소를 물색해 온 정부는 6·25 전쟁의 전환점이 된 다부동·영천·포항 전투 등 대구·경북지역 전투를 조명하고 지방 거주 참전유공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대구에서 이날 행사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6·25전쟁 행사는 지방 거주 6‧25참전유공자의 정부행사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광역별 순회 행사로 추진된다"며 "제74주년 행사는 임시수도로서의 상징성과 6·25격전지가 다수 소재한 점을 고려해 대구광역시에서 처음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다음 개최 장소는 인천상륙작전이 펼쳐졌던 인천광역시 또는 고지전투가 치열했건 강원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북한의 잇따른 오물풍선 도발과 북한-러시아 밀착 행보로 한반도의 안보상황이 위기로 치닫고 있는 상황도 호국의 도시에서 6·25 기념식을 개최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심상치 않은 안보상황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애국심으로 똘똘 뭉치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대구에서 6·25 기념행사에 참석한 후 부산으로 이동해 부산항에 정박한 미국 항공모함 함상에서 한미동맹의 확고함을 자랑하는 발언을 내놨다"며 "대구에서는 우리 국민을 향한, 부산에서는 북한을 겨냥한 메시지를 내놓는 그림이 만들어 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