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북지사 경선이 김관영, 안호영 후보의 양자대결로 압축된 가운데 이번 결선 투표가 전북정치권 역사상 유례없는 격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전북정치권의 경우 당사자의 선거가 아닌 이상 중립을 지키는 게 일반적인 관행처럼 지켜져 왔으나 송하진 지사의 컷오프(경선배제) 이후 기류가 완전히 변했다.
또 복당파인 김관영 후보가 유력주자로 급부상하면서 민주당 복당파와 순혈파간의 계파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역적으로는 이들의 지역구를 중심으로 소지역주의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이번 경선이 예년과 다른 점은 전북 국회의원들은 물론 도내 민주당 권리당원 조직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예전에도 선거 유·불리와 각자의 명분에 따른 합종연횡은 있어 왔지만, 이번 선거에선 반대편의 패배에 모든 것을 건 '사생결단식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송하진 지사 컷오프 이전에는 재선그룹 의원 3명 모두 송 지사 컷오프에 올인했다. 만약 송 지사가 경선에 오르면 이들 입장에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선을 치를 수 있기 때문에 위험요인을 최소화하려는 것이었다.
결국 송 지사는 컷오프 됐고, 송 지사의 용퇴를 희망했던 다른 경선 후보자 모두 송심(송하진 지사의 마음)을 얻고자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송하진 지사의 일부 조직은 김관영 후보에게 다른 일부는 김윤덕 후보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송하진 후보를 물밑으로 지원하려 했던 전북 국회의원들 일부는 김윤덕 의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김윤덕 의원이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고, 김 의원은 복당파인 김관영 후보 대신 안호영 후보를 지지하기로 선언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언론에선 김 의원의 지지세가 그대로 안 의원에게 흡수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더욱 복잡한 관계가 숨어있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또 이원택 의원은 송 지사의 컷오프 결정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적으로 “당신들 절대 용서할 수 없다” 고 밝혔는데 이 ‘당신들’이 누구를 지칭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행보에 제약이 불가피하다. 송 지사 캠프출신 당원들의 '분노의 화살'이 어디를 겨눌지도 이번 경선에 최대 변수로 거론된다. 김성주 전북도당위원장의 경우 송 지사 컷오프 기획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한 상황이다.
표면적으론 민주당 순혈파와 복당파 간 경쟁으로 전북지사 경선이 진행되고 있지만, 송 지사의 컷오프로 형성된 전북정치권 인사 간 갈등이 정의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두 후보 중 누가 현재 상황에서 더 유리할지 판단내리는 게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전북정치권의 갈등 구조는 각 후보 진영 간 결집현상을 불어오고 있다. 각 세력의 결집은 상호비방전으로 번지고 있다. 인적관계가 얽히고설킨 지역사회에서 선후배, 친구, 동료였던 이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또는 현장에서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반목하는 모습도 심화되고 있다.
올해 지방선거 이후 누가 전북도지사가 되더라도 선거 후유증은 지속할 우려도 커졌다. '민선8기 전북도'와 '21대 전북국회의원' 간 원팀 결집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