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공천혁신의 가늠자가 될 전북도당 공천심사 관련 위원회의 본격적인 활동이 본격화된 가운데 각종 위원회의 중립성 확보가 최대과제로 떠올랐다.
민주당 공천이 곧 선출직 임명장으로 인식되는 전북에서 공천심사 관련 위원회 위원들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그 어느 지역보다도 막대하기 때문이다. 지선에 나서는 후보에 대한 검증에 앞서 이들을 평가하는 위원들에 대한 신뢰성 확보 요구가 높아지는 배경도 바로 여기에 있다.
후보자들은 물론 도내 유권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 역시 전북도당 내 각종 위원회가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역 정가에선 위원 개개인이 향후 전북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각각의 위원이 처한 위치나 소속, 위원회의 구성 풀, 위원 중복여부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9일 민주당 전북도당에 따르면 공직자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 첫 회의는 연기됐다. 그러나 시간이 촉박한 만큼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활동이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원 명단은 언론과 단체 대화 채널 등을 통해 사실상 대중에 공개된 상황이다. 특히 인적 관계망이 타 지역보다 좁은 편인 전북에선 입 소문을 통해서도 위원의 윤곽이 이미 밝혀졌다.
민주당 전북도당의 공천 심사는 다층적으로 이뤄진 게 특징이다. 도당의 공천 심사 시스템은 법원의 3심제처럼 각각 위원회가 독립된 판단을 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각 위원회는 현직 국회의원을 위원장으로 내정 한 공직선거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를 필두로 1차 예비후보 심사를 진행한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 심사 내용을 다시 검토해 처리하는 재심위원회 등이 있다.
문제는 전북정치권에서 중립성을 확보할 인력 풀이 매우 부족하다는 데 있다. 여성위원 50% 충족, 청년위원 포함 등으로 정치권에선 위원 추천에 적지 않은 애를 먹기도 했다.
민주당 관련 인사들이 이미 하나의 이너서클을 이루고 있다는 오해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특정 분야의 인력 풀이 좁다보니 정치원리 상 중복되지 않아야 할 도당의 공천 심사위원이 2개 이상의 위원회 위원을 겸직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아울러 사실상 자치단체 산하 기구로 예산을 지원받는 기관 및 조직의 인사가 포함돼 있어 물밑에선 벌써부터 중립성 논란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부분은 일종의 먹이사슬 구조를 보이고 있는데 위원이 소속된 기관이나 조직의 감사권한을 가지고 있는 기초의원을 평가할 때 공정성 시비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많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위원들은 위원으로 선임되기 전 특정 후보 지지의사 밝혔다는 후문까지 나돌고 있다.
도당 위원 중 5명은 공관위와 검증위 위원을 겸하고 있는데, 서로 다른 각도에서 판단해야 할 위원들의 다수가 중복되면서 ‘그들만의 리그’라는 불필요한 오해도 발생하고 있다.
전북최초 첫 여성 선출직으로 민주당 여성공천 확대와 관련 상징적인 인물은 박영자 전 전북도의원의 경우 검증위 부위원장과 재심위 부위원장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검증위원이 재심위원을 겸해 법원의 2심과도 같은 재심사 과정이 ‘셀프재심’이라는 평가를 낳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8일 "공관위원장과 위원 중 만약 결격 사유가 밝혀지면 사퇴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와 함꼐 엄정하고 공정한 심사를 하겠다고 (공관위원 모두가)서약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당 공관위에 요구했다.